'파친코'와의 운명같은 만남
박씨는 자신이 "파친코의 1호 팬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7년 소설이 출간되자마자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는 2007년부터 4년 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파친코'를 집필하기 위해 자이니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박씨는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알고 지내던 잡지 편집장이 작가님을 소개해줬어요. 자이니치에 대한 책을 쓸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비롯해서 제 아버지, 어머니, 부모님의 친구들이 살아온 얘기를 전해드렸어요."
박씨는 이후 '파친코'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소속사에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재일한국인 3세인 박씨는 '파친코' 속 어떤 캐릭터에 가장 공감했을까. 그는 선자보다는 이후 세대인 노아나 모자수, 솔로몬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저는 선자 같은 1세대는 완전 한국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왔고,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주변에는 한국인 지인들이 많죠. 반면 2세대인 노아와 모자수는 언어와 문화, 정체성 위기를 겪는 첫 세대예요. 3세인 솔로몬도 같은 위기를 겪긴 하지만, 일본에서 외국인 학교를 다니는 등 무척 부유하게 자랐다는 점에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이긴 하죠."
"윤여정 연기 보면 할머니 생각에 눈물 흘려"
박씨는 '파친코'에서 함께 연기한 윤여정 배우를 YJ라고 부른다며 그가 촬영 내내 재일한국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가 할머니가 어떤 분이었는지, 재일한국인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등을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윤씨가 "'자이니치'라고 부르는 것이 무례가 아닌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했다.
"YJ, 자이니치라고 부르셔도 돼요. 저희는 자이니치인 게 자랑스러우니까요."
또 그는 윤씨의 '언어 교환' 요청을 거절했다며 웃었다. 윤씨가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대신 일본어를 가르쳐달라는 얘기였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YJ가 극중에서 일본어를 하는 장면을 보면 우리 할머니가 떠올라요. 아마 자이니치라면 그 모습을 보고 눈물 흘릴 거예요. 정말 아름답고 감정을 자극하는 모습이죠. 자이니치에게 할머니는 특별한 존재예요. 자이니치에는 '모국'이 없고, 그 역할을 할머니가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YJ의 연기는 1세대 자이니치 할머니 그 자체예요."
이러한 노력을 한국 국적도 아닌 교포(1.5세대시더군요)가 하신 것도 대단하구요.
그 분의 인터뷰나 강연을 보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이 진심으로 묻어납니다.
그래서 보고나면 괜스레 뭉클하고 고마워집니다.
작가 입장에서보면 세계각지의 한민족 교포들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묘사하는데에 좀 더 촛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작은 재미교포 이야기 였다고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