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병 문학이 유행을 타죠 아주 안 좋은쪽으로요. 거의 혐오와 비난쪽입니다.
저는 해병대 90년대말 군번이고 지금은 누구나 알만한 IT대기업의 개발 관리직을 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하면 빡센 군기, 기합, 로보캅같은 절도 있는 행동등...인데요.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지면서 진짜 쓸 데 없는 짓 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때도 있었습니다. 간부는 우리의 적이다. 특전사를 보면 패라. 라는 선임병들의 말들, 병사를 개돼지 노예로 보는 간부들, 개인적인 사역을 다 시키고, 뻑하면 빳다질에 잡아 패는 간부들.., 병들간의 구타나, 악습폐습을 당연하다고 은근히 미는 간부들...)
우러 전쟁의 러시아군 전투력, 태평양 전쟁 당시의 일본군과 미군의 전투력, 가깝게는 KOTC에서의 해병대 전투력...
우린 외부에서 보이는 절도 있고, 빡센 군기, 힘든 상하구조가 전투력이다라는 착각을 하는데 그건, 박정희 전두환이 애국보수 정권이고
독재 정권이 전쟁을 잘 할꺼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군대는 별만 보면 아니 대대장만 보면 바짝 얼어서 노예처럼 굽니다.
제가 본 미군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영화에서 처럼 친근하게 구느냐 그 정도는 아니였지만 우리처럼 노예부대 수준은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선후임간의 절대적인 상명하복식의 군기... KOTC최초로 해병대와 붙었던 것이 예전 DC에올라왔던 적이 있죠. 전갈부대원들이 후기를 올렸는데 해병대들은 전투중에 후임 대가리 박아 시키고, 선임이 나가야 하는데 후임한테 나가라고 해서 총알 받이 시켰다고요.
전투중에도 갈구고 지랄났다고요. 결과는 쳐발렸었죠. 그뒤에는 좀더 나아졌다곤 하는데 글쎄요.
해병대에서 저도 빡센 군기로 무장해서 나왔었는데 태평양 전쟁을 보면서 놀랬습니다. 거의 대다수의 것들이 일본군의 잔재더군요.
좀더 찾아보니 신현준 사령관은 간도특설대 출신이고, 다 친일파...
태평양 전쟁당시에 기관총밭을 상대로 칼뽑고 고함치면서 정신력이 총알을 이길 수 있다고 반자이 돌격을 하던것 보셨을 겁니다.
그게 경직화된 구조죠.
작은 경험이지만 IT 개발자를 20년을 넘게 하면서 수직적, 군대식 구조부터 자율형 수평 구조까지 왔습니다.
해보니 수평구조가 가장 업무 효율이 좋습니다. 마이크로 메니징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순간도 있죠.
하지만 365일 매번 그렇게 하면 조직이 경직되면서 사람들의 창의력이나, 스스로 움직이려는 마음을 모두 없애 버리더군요.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방어적이 되면서, 신기술 도입과, 새로운 체계 적용등에 소극적이 됩니다. 어떻게든 안하려고 하게 되더군요.
자율형 점조직화된 수평구조에 그 조직장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했을 때 회사와 직원 모두가 가장 효율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조직에서 각종 의견들과 아이디어도 나오고, 스스로 문제의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하고 진행을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처벌을 먼저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생긴 문제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를 봐서 전자는 적절한 곳으로 재배치나 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쪽으로 조정, 후자는 사람을 더 넣을지, 프로세스가 문제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봐서 매꾸면 되더군요. 그럼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게 됩니다.
러시아 군대하면 강한 군기였습니다. 변기통에 쳐박고, 침상위에서 기합잡고, 학대하고.. 구타하고...
인터넷에 찾아보면 너무나 많죠. 근데 실상은 전투중에 상당수 이탈, 선후임간 총질, 간부들의 수많은 부정축재, 군납비리..
부대장을 향한 돌진... 그렇죠. 억눌린거지 같은 힘을 갖게 되면 받아 버리는게 군기로 감춰진 조직의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경직된 상하구조, 절대 상명하복식 주인/노예식의 관계, 악쓰면서 정신력이 모든 걸 이긴다는 망상, 국군의 날의 행진에서 각잡힌 로보캅 같은 행진 이게 전투력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그렇게 군기가 좋아서 강화도 해병대는 빤쓰런을 했을까요? 들어온지 2주일도 안된 쫄병은 총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막는데 멀쩡한 그 빡세게 굴던 선임들은 쫄아서 담요쓰고 지혈도 안해주고요.
골프를 치면서 힘빼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건 골프뿐만이 아니라. 조직, 운동, 일, 공부 모두에 포함 되는 것 같습니다.
* 힘이 들어가면 관절이 유연하지 않아서 자연스러운 일관성있는 동작이 되지 않는다.
* 그래서 빨리 지치고, 장기간 레이스에 절대 불리하다.
* 따라서 관절(부서, 부품..)이 다치기 쉽다.
* 경직화 되어 있어서, 다양한 기술을 구사 하기가 어렵다.(창의적이거나. 임기웅변에 약하다)
일본문화 '엔카'에서 비롯된 '트롯"을 '전통가요'라고 하고있으니요.
아시시피 문화란게 원조논란이 참 의미없는거거든요. 여전히 아끼고 발전시키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쪽이 주인인거죠.
지금은 ....개
군기 어쩌고 하는 거 보면 쓴웃음만 나옵니다.
입대시에 병들이래봐야 거의 친구들 나이들인데, 사회에선 듣도보도 못한 ㄱ족보 예절 들고와서 사람 괴롭히죠.
우리사회를 경직시키는 문화 중에 하나가 남자들은 군 생활경험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모병제로 가야하는 당위성은 있다고 보는데 주변국 현실을 보면 쉽진 않아보이네요...
신교대. 야수교. 보충대. 자대 등등
가자마자 상황파악하고 바로 적응하면 군기같은게 생길 겨를이 없었습니다.
닥치는 상황에 머리 잘 굴려서 적응하면 될뿐.
과연 군기가 멀까요?
군대도 그냥 회사 생활처럼 일잘하면 될 뿐이었습니다.
선배님시이군요. 저는 00년대 초반에 김포에 있었습니다.
최근의 해병문학이라는 글들을 일부러 피하며 보고 있지는 않은데, 이게 다 악습과 부정적인 인식이 축적된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여전히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조직에게 보내지는 마지막 경고 같은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최근에 이직하여 근무 중인 회사가...말씀하긴 것처럼 경직된 상하구조에 심리적인 위축과 더불어 생각이 굳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글쓴님의 글을 보면서 무척 공감됐습니다.
퇴사가 막연하기는 한데, 그래도 제 자신을 위해서는 그게 맞는거 같습니다.
의도하신 바와 달리 다른 위안을 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경험에서 자율형 구조만이 발전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회가 생길 때 좋은 조직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예전 명박산성때 20,30대 젊은 해병 전우회원과 타군 예비역들이 같이모여 시민들 행사나 도보행진 옆에서 보호하다 경찰에 연행되서 변호사비 같이 모금하고 하던 때가 바로 얼마전였는데 …
할배들 왜그리 우경화되었는지….
본문글과 좀 어긋난 주제의 답변이지만 지니다 갑자기 생각나서요 ㅠㅠ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지만 G7에 들어가는 나라였.....습..
저는 그래서 선후배 문화를 굉장히 싫어 합니다.
난대없이 내가 니 선배인데 하는 학교나, 회사의 사람들은 그냥 무시를 했죠...
제가 가장 놀랐을때가 병 선임들한테 쳐맞는건 그렇다 치고 소대장이 소대원들 오파운드로 빠따치고, 인사장교가 신병이 쪼갠다고 기합쳐빠졌다고 개지랄 했을때, 해군사관학교 출신 중대장이 본인이 냇가에서 잡아온 송사리가 죽었다고 제 멱살 잡고 때리려할때의 충격은 잊을수가 없네요.
우선 해병대 내에서부터 상호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한데... 모르겠네요.
태움이니 뭐니 하는 직종내 악습도 다 비슷하죠. 없애려고 각자 자리에서 노력해야 그나마 약해질겁니다.
단지 학교 일찍 들어왔다고요? 근데 그게 뭐라고요? 그래서 뭘 해줬나요?
먼저 태어났다고요? 그래서요? 뭘 더 했는데요?
어이가 없는거죠.
학교에 선도부부터 없애야 합니다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동네 예비군에서 몇살위 형들이 자기 친구 해병대라고 와서 인사 하라고 해서 갔습니다. 거들먹 거리면서 '마! 일로와바 니 몇기냐?" 하길래.. '필승 XXX기 입니다' 하니까.
급 경례 하더군요. 자기보다 제가 1바퀴가 높았습니다. (제가 일찍 갔었습니다.)
'마 기수 물어 볼때는 먼저 경례 하는게 예의야 훈단에서 안배웠어?... 잘 살어' 해주고 그냥 왔습니다.
해병개인이 문제가 아닌 해병대 조직과 문화가 문제다...
이런 글을 올렸다가 어마어마하게 두들겨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모군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다 뭐 이런 이야기죠.
그러면서 그런 약한 정신 가진 사람들이 해병대를 망치고 있다
제발 힘든 것 이겨낼 강한 정신 아니라면 해병대는 피해달라 이런 글 보면서 좀 우습더군요....
악습 없어져야 하고
지금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9백중반 기수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해병 나쁜 해병 둘다 있습니다.
전 좋은 선임이 되기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더 좋아졌음 좋겠습니다.
부디
후임 해병님들은
자부심은 가슴속 훈장으로 간직하고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
영원한 해병으로 살아주시기 바랍니다.
필승! 수고하십시오.
대선시기에 해병대 1기라는 할아버지 윤석렬 지지 명령 글에 눈깔 뒤집어 졌었습니다.
명박산성 광화문에서 예비군 수비대 해병중대 같이 했던 그 젊은 선후배님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외국 축구선수들보다 피지컬은 뒤쳐져도 정신력이 있네 어쩌네 하던 한국 축구(이것도 딱 일본군…)에 히딩크가 와서 체력 훈련 시키니 확 달라지는 걸 보여준 게 이미 20년 전입니다.
말씀하신 군기들은 세글자로 헛군기라고 하죠.
실제 전투력으로 이어지는 군기는 철저하고 실전적인 훈련과 지휘체계에서 나옵니다.
군인 상호간에 괴롭히고 각잡게 하는건 전투력에 하등 도움되지않죠.
이맛클.
똥군기가 아니라 챙겨주고, 앞장서고, 배려해줘야 따르는거죠. 일본식 똥군기는 전열보병 시대에서나 먹혔던 총알받이 근성이고요.
근데 그게 글에 써주신 강화해병 사건으로 허구임이 입증이 되었죠
그 당시에 했던 침상 위에 수류탄, 관물대에 매미, 치약뚜껑에 머리박기
이런 것들 다 2차대전 시기에 일본군이 하던 짓이더군요. 나중에 책에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