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라며 존경했던 형님인데
암판정 받고 3개월도 안되어 코로나로 급격하게 나빠져 갑자기 떠나버렸습니다.
이 세상에 있기에 어울리지 않는 천사같은 형님이었습니다.
첫날엔 하루종일 장례식장에 있으면서 많이 울었는데
그 형님 동료들이나 동창들이,
제가 생각했던것과 비슷한 얘기를 하는 걸 얼핏 들으니
‘내가 사람을 제대로 봤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친형은 아니지만 뭔가 모를 자랑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후배들이나 동네 사람이나 본인이 진료하던 환자들이나 그가 만나는 사람 가리지 않고 고민을 들어주고 따로 만나 밥 사주고 위로해주던 사람이다 보니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끼리 마주쳐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놀라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이틀째 부의금 정산을 도왔는데
맥을 꺼내 스프레드시트로 실시간 협업하며 arrayfomula 수식 등
같이 정산하는 사람들에게 신기한 장면을 보여주며 한다고 했는데
오늘, 끝내 25만원이 모자란 상태로 가족들에게 넘겨드리고 왔습니다.
5만원씩 오차를 5번이나 냈을리가 없고
바닥이나 어딘가에 25만원을 흘렸나?
5만원이라 불렀는데 봉투에 30만원이라고 잘못 적은적이 있었나?
봉투안에 돈을 다시 넣어 버렸나?
오만 생각이 들어 (같이 정산을 돕던 유가족측에서) 괜찮다고 그냥 두시라고 하는데도 도저히 찝찝해서, 봉투에 적힌 금액과 스프레드시트에 적은 내용을 다시 다 대조해보고 봉투하나하나 뒤져보았지만 끝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너무 속상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는데
갑자기 그 형이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 같이…
형 너무 보고싶네요 ㅜㅜ
남은 분들도 그분의 기운으로
마음을 잘 추스릴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좋은 마음 씀씀이가 위대한 유산이 되어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Vollago
유가족, 하늘로 간 형 모두 평안하시길
저도 좋은 분을 먼저 보낸 경험이 있는지라 맘이 아프네요.
하늘에서 편히 쉬시다 좋은 날 만날려구요 ㅠㅠ
/Vollago
유족이 급하게 현금쓸일 있으면 봉투에서 먼저 꺼내서 쓰기도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애써 주신 마음 고인분께도 가족분들께도 전달이 됐을겁니다. 속상하시겠지만 너무 크게 마음 쓰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코로나가 원망스럽습니다
왜 죽어라~하는 사람은 안죽고 착한사람들은 먼저 델구 가시는지...
그 25만원은 형님께서 가신 그 곳에 밥 사주고 챙겨주고 싶은 분들이 계셔서 여비 삼아 챙겨 가셨다고 생각하시면 기분이 좀 나아지실까요?
좋은 사람은 왜 이리 빨리 데려가는지...
부조금 담당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럽고 신경 쓰이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