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은 지속적으로 시행되기 힘든 정책이었습니다. 정권교체가 아니었더라도 현실적인 면(탄가-유가 변동에 따른 부담)과 여론적인 면(에너지 전환에 따른 불가피한 전기료 인상), 환경적인 면(넷제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테고 결국은 계속될 수 없었겠지요.
산업국가인 대한민국은 저렴한 에너지 비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양질의 저렴한 공공서비스가 값비싼 식료품 물가를 상쇄해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26개국 중 준-조세를 포함한 평균 전력가격이 가장 낮습니다.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을 주된 연료로 사용하고, 송배전단가가 저렴한 집중형 전원 모델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전력"소매가"는 독일 전력"원가"의 70%에 불과합니다.
독일처럼 각 가정이나 빌딩에 소규모 발전 및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역내 소비를 유도하는 분산형 전원 모델은 막대한 송전망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어떤 수준인가 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더 긴 송배전망을 갖춰야 합니다. 실제로 독일의 송배전료는 우리나라보다 그만큼 더 비쌉니다.
물론 분산형 전원의 장점도 있습니다. 대규모 발전소 건설에 따른 입지비용(사회적 갈등 포함)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계통의 파급 고장 가능성이 줄어 공급 신뢰도가 향상됩니다. 우리 동네 전기는 우리 동네에서 만들어 쓴다는 것도 지역 자치성향이 강한 유럽 정서에 비교적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한 목소리로 한전의 미진한 송배전망 투자를 질타했습니다. 앞으로 7년 이내의 재생에너지 투자계획은 정부가 제시하는 목표치를 결코 달성할 수 없습니다. 발전기를 설치해도 전기를 실어나를 전력망이 없고, 전력거래를 위한 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도 없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안했던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송배전망 확충에 여유가 부족한 한전 외에 대규모 민간 투자를 유치해 각 지역 내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높이고 판매시장을 개방해 전력거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시 민영화 논란이 있었는데 이재명 후보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민영화 맞습니다. 송전만 한전에 남겨두고 배전, 판매 분야는 민간 영역으로 이양한다는 것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전력시장 모델입니다. 민영화라고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 분산형 전원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사전작업입니다.
한전이 100원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120원에 파는 전기를 가져다 쓸 사람은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는 사람이 없으니 전력설비를 투자할 사람도 없습니다. 분산형 전원 모델의 판매시장에서 한전을 배제해야 하는 건 전국 통일가격으로 시장참여 유인을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입지비용이 비싼 수도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150원, 지방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80원인 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져야 전국 곳곳에서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뤄지고 분산형 전원 모델이 작동합니다. 전국 통일가격 하에서 발전소는 대도시에서 먼 곳에 자리잡고, 지방은 발전소를 떠앉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이나 직장과 같은 일상 속에서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고 높은 자율성과 공급안정성을 가지는 분산형 전원의 장점과 위와 같은 제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역색과 지역 자치성향이 약하고 입지 보상에 대한 수용성 역시 높아 메리트가 떨어집니다. 전력 수요처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분산형 전원 모델이 효과적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선택의 순간에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분산형 전원 모델을 택할 것인지(소규모 재생에너지 침투율과 높은 전력가격), 또는 지속적인 원자력발전과 대규모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해 전통적인 집중형 모델을 택할 것인지(원자력+대규모 재생에너지 믹스와 비교적 낮은 전력가격) 말입니다.
제 생각은 첫 문단에서부터 느끼셨겠지만 후자에 가깝습니다. 윤석열의 당선을 계기로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면서 이미 반쯤은 다가온 현실이지만, 아직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정책의 로드맵을 모른다는 게 문제입니다.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건설한다는 것 외에는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전력시장을 민영화한다면 그것만큼 바보같은 일도 없습니다. 서로의 단점만 모아놓는 꼴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원자력발전소는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입니다. 또한 강대국에 둘러싸인 현실 속에서 잠재적 핵무장에 필요한 원료를 확보할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탈원전 정책의 폐기가 반갑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거 회귀적인 생각만으로는 다가올 미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차기 정권의 행보에 막연한 불안과 걱정이 앞섭니다.
애초에 윤석열의 공약도 탈원전과 똑같았죠
탈원전 폐기보다 무서운거는
새로짓는 원전에 얼마나 많은 비리가 있을까하는 걱정입니다.
윗물이 탁한데 아랫물이 맑을수는 없는법이죠
폐기물보관이 1만년이상 필요하다는건 둘째치고, 사고나면 부울경 버려야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한전 민영화라는 오해에 대해서 아니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민간에 분산되는 건 일반적인 공기업 민영화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기도 하구요.
이렇게 자세히 아시는 분이 전후 관계를 놓치고, 대충 퉁쳐서 민영화 맞다고 하는 건 의도적인 느낌도 드는군요.
전기를 누구나 만들고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한다는 게 전력시장 민영화입니다. 그리고 그게 무조건적으로 나쁜 게 아니라 분산형 전원 모델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에 가깝습니다. 여론을 의식해 (한전 자체를 통째로 민영화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을 뿐입니다. 내용 자체가 민영화가 맞는 걸요.
지금은 한전이 송전 배전 판매를 모두 독점하고 있기에 제대로 된 분산형 전원 시장 구축과 전력거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민영화의 일반적 의미부터 확인하고 오세요.
전력 생산을 민간 부분으로 확대하는 것 자체는 일반적인 의미의 민영화는 아닙니다.
민간 부분을 늘리는거니 단어 자체의 의미를 빌려서 충분히 쓰실 수는 있는데, 명확히 구분해서 쓴 지난 공약에 억지로 다른 의미를 집어넣는 왜곡은 그만 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불필요한 왜곡과 의도가 읽혀지면 다른 내용의 신뢰도까지 내려가는 법이죠.
민영화는 사전적으로 정확한 범주를 가지고 있는 용어가 아니며, "한전 민영화"라고 했다면 제가 틀린 것이겠지만 "전력시장 민영화"임을 여러번 언급했습니다. 전력시장 개편, 경쟁체제 도입 같은 말로도 물론 표현할 수 있습니다만 결국 의미하는 바는 종국적으로 한전의 사업범위를 민간에 넘기는 것이므로 민영화라고 해도 무리가 없으며 언론에서도 자주 사용된 용어입니다.
2016년 일본 전력 판매시장 개방 시에도 언론이나 논객들, 누리꾼들은 민영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고, 그 의미가 충분히 통한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민영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기 마련인 겁니다. 분산형 전원 모델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진행하면서 전력시장을 공기업 독점으로 두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긴 하던가요? 심지어 국내기업은 고작 1~2년 전만 해도 RE100 이행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으시네요.
본인도 '민영화라고 다 나쁜게 아닙니다'라고 쓰셔놓고, 자꾸 왜곡을 하시네요.
전기 민영화의 경우, 그냥 민영화로 사용하면 나쁜 형태의 민영화로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우니까 다른 말로 풀어준거죠.
사람들이 오해하건 말건, 꼭 '민영화'란 말로 써야한다고 우기시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재명이 민영화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 같은데 저는 동의 못합니다. 민영화 아니라고 하는 건 피와바람님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거죠. 선거니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고요. 전력시장 민영화는 맞지만, 나쁜 민영화가 아니라는 구구절절한 해명 따위는 번잡하니까요.
저는 대통령 후보가 아니니 그런 번잡함은 충분히 감수하면서 나쁜 게 아니라 필요한 민영화라고 했지요. [민영화라고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 분산형 전원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사전작업입니다.]라고요.
민영화를 진영론적인 용어로 보니까 A가 하면 전력시장 개방이 되고, B가 하면 전기 민영화가 되죠. 실상 본질은 다를 게 없습니다.
인천공항 3터미널을 열면서 그 운영권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아니라 민간기업에 판다면 그건 민영화입니까 공항서비스시장 개방입니까?
전력시장 민영화와 한전 민영화는 분명히 다른 의미의 민영화입니다.
민간으로 뭔가 하는 건 맞는데, 방식이 전혀 달라요.
민영화라는게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잘못 전달될 소지가 많으니,
오해를 없애기 위해 다르게 풀어쓰는 건 그냥 사용하는 사람 마음입니다.
다른 말을 쓰지 말라, 무조건 민영화라고만 해라라고 우길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오해가 자꾸 발생하면 다른 말로 풀어쓰는 건 흔한 소통방식이기도 하구요.
무조건 깔려고 하니 이런 억지가 나오는거죠.
그리고 한전 민영화와 전력시장 민영화는 다르다고 제가 첫댓글에 말했잖아요. 민영화라고만 해라가 아니라 표현의 통일성을 지키는 거고, 그게 더 본질에 맞기 때문에 쓴 겁니다.
지금 우리가 에너지 부족을 겪고 있는 것도 아니고,
원자력 관련 업종이 아니고서야
현 정부의 주력 에너지 정책이 어떻든 뭔 상관이랍니까?
어차피 울나라에 원전을 무한정으로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한정적인데 말이죠.
이런 에너지 정책은 정권내에서도 국제 정세나 국내 정세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거에요.
그냥 문재인이 싫어서 무조건 딴지거는 거에 지나지 않죠.
사실 보수측에서의 원전은 슈킹의 수단일 뿐입니다.
슈킹을 하려면 원가절감을 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언젠가 사고로 이어지겠죠.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에요.
따지고 보면 맞는 게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