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병원에서
부모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고
아이 유전자만 돌연변이가 있는걸로 봐서 "피루브산 탈수소 효소 결핍증"이 확실하다고 확진 받았습니다.
혹시나 하고 갔었는데 역시나였네요.
의사 선생님은 너무 담담하게
마치 감기 환자에게 "약먹고 푹자면 아무 문제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처럼
치료식 계속 하면 된다고 이야기 하고 끝내시려고 하길래
제가 구체적으로
"이 병이 치료는 불가능하고 치료식이란게 결국 죽음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연명치료의 역할이냐"
"그렇다면 이 상태(연령은 6개월이나 발달 상태는 14일 이하)에서 더이상 발달은 없고 몸만 커지는 것이냐"
라고 물어보니 다 맞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진료실에서 나오는데 울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수많은 대기 환자들 앞에서 아이를 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집에 오는 동안 기차 안에서 계속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눈물이 너무 나서 참기가 힘들더군요.
아이를 돌봐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진정이 안되서 아내한테 일단 아이하고 처가에 가있으라고 하고 밤에 원래는 모유수유가 끝나고 아이가 이유식 먹으면 축하 할 생각으로 아내하고 마시려고 사뒀던 와인을 꺼내서 혼자 다 마셔버렸습니다.
술을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참 잘넘어 가더군요.
왜 사람들이 괴로울 때 술마시는지 이해가 됩디다. 그전에는 괴로움을 술로 푸는 사람들을 정말 혐오했는데... 방법이 없으면 정신적 도피라도 해야겠죠.
아이가 몇달을 살지 몇년을 살지는 모르지만 그 사는 동안에도 먹고 싸고 자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건데 그게 과연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그리고 제 글에 가까운 교회 나가서 기도하고 어쩌고 하는 댓글 쓴 사람이 있었는데
진짜 신이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겐 큰 병원 어린이 병동에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온몸이 마비되거나 제대로 안움직여져서 기묘한 모양으로 비틀린채 휠체어 타고 있는 아이
12살이 되도록 한쪽 눈커플 밖에 못움직이는 아이
나이가 열살이 안되었는데 수술을 열번도 넘게 한 아이 등등... 엄청나게 많습니다.
신이 진짜 있다면 저딴 짓을 하면 하면 안되죠. 그 애들이 뭔 죄가 있다고
이재명 후보 지지율도 잘 나오고 분위기도 좋아서 좀 더 좋은 미래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미래는 그냥 암흑이네요...
힘내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린이 병동 가보면 부모들의 절망이 느껴지죠.
기적이 일어 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힘내세요 ㅠㅠ
제가 뭐라 말씀드릴순 없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기다리시다보면 혹시 치료법 또는 약이 개발될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지나가는길에 공감이 되서 끄적여봅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부가 함께 버텨내시길 기원합니다.
그래도 아이러니입니다만은 그럴때 의지할게 종교밖에 없는것 같아요. 저는 부처님과 불교에 의지하고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도 기적을 빕니다.
/Vollago
윗 분들 말씀대로 결국 두 부부만이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될겁니다.
말도 안되는것 같지만... 담담하게 할 수 있는 모든것을 걸고 하는 수밖에 없어요. 강한마음을 가지고 계시다면 내 슬픔은 아내에게도 보이지 않는편이 나을것이고, 어렵다면 함께 나누세요.
신을 믿지 않으시지만, 그것이 없다면 어느희망조차 남지 않더라구요....
두분과 아이를 위해 제 작은기도를 바치겠습니다.
인류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고는 하지만 이런 얘기 들을 때 마다 안타깝네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기운내세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래봅니다.
힘내세요!
그렇지만,
그 마음 나눠가져가고 싶어서 주제넘게 댓글 남깁니다.
10년전 제아이가 희귀병으로 아파서 치료를 할때 세상이무너져내리는 것 같았고 내가 살아 뭐하나 하는 마음에 나쁜 생각도 했었어요. 저애게 어떻게라도 위로해 줄 도움의 말이라도 붙잡고 싶어 여기저기 전화통화를 하며 울고불고 넋두리를 했었어요. 그러다 정신차리고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버티다 보니 10년이 흘렀네요. 마음 단단히 가다듬으시고 억지로라도, 가족이 더 행복해 지셔야 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혹시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희귀난치병은 산정특례로 인정되면 병원비가 감면됩니다.
저도 혜택을 받고 있어서 알아보니 병명 상으로는 해당이 되는 것으로 나오네요.
진단 받은 병원에 등록하셔서 도움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제 아이도 7살때부터 아파서 서울대병원을 11년째 다녔어요
아이 병 진단받고 그 누구의 말도 위뢰가 되지 않았었죠ㅜㅜ
정말 힘내시란 말밖에는 해드릴수 없네요ㅜㅜ
저도 15개월 아기 키우는 아빠의 입장이라
글쓴이분 입장에서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할거 같습니다
모든.....함께하는 날이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전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1급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지금은 부모가 되어보니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하셨는지 조금은 가늠이 되더라구요.
힘든 마음과 생각을 떨치실순 없겠지만 아이의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그런 생각 뒤로하고 아이에게 집중하며 순간순간을 깊이 새겨두시면 좋겠습니다. 부디 아이가 고통, 슬픔 이런 감정은 몰랐으면 좋겠네요.
/Vollago
무슨 말이 위로가 되겠습니까?
제 맘이 다 아프네요. ㅠㅠ
댓글에도 아픈 아이 보살피는분들 많으신데
정말 대단하시고 꼭 기적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