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 요새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답이 잘 나오질 않아 이렇게 모공에 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고견을 주실수 있으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학사, 석사 모두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미국 학교들은 건축공학, 토목공학등 여러 프로그램에 박사과정으로 작년 말(Fall 2022)에 지원했었습니다. 현 여자친구도 같은 기간 건축학 석사과정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고, 최대한 겹칠 수 있는 학교들에 지원을 한 상태입니다. 이와 동시에 여자친구(이후 예비 와이프)와 많은 상의 끝에 올해 6월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고, 혹시나 같은 학교가 합격하지 못한다면 예비 와이프가 저를 따라오는 방식으로 삶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작년에 이미 미국에 있는 대학교들로(A,B,C,D)부터 합격 연락을 받게되었는데요. 그리고 추가로 캐나다에 있는 D 학교로 부터도 합격 레터를 받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비 와이프는 A, B 학교는 지원 자체를 안 했고, C 학교는 그래도 합격 확률이 높다고 추정되며, D 학교는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학교/제 지도교수님들에 대한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A 학교 (US news 기준 6위, 시골에 위치)
장점
- 실험 장비, 실험 환경 등 인프라 구축이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 교수님이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있으셔서, 프레시한 주제를 할 수 있습니다.
- 업무 환경/스케쥴이 자유로워서, 좀 더 와이프가 아프거나, 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경쓸 수 있습니다.
단점
- 교수님의 직접적인 지도력은 0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교수님이 좋은 분이라고는 들었지만, 기분파라 종종 막말/새벽 이메일 송부등을 할 수 있다 들었습니다.
- 지도를 못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할때, 제 성격을 고려하면 불행한 연구생활이 100% 그려집니다.
B 학교 (US news 기준 20위, 시골에 위치)
장점
- 석사 지도교수님이 박사 학위를 받은 모교입니다.
- 지도교수님이 좀 지도에 대한 열망이 큰 편이라, 전반적으로 지도를 잘 받는 느낌입니다.
- 해당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주제가 지금 당장 교수직 수요가 꽤 있는 편인것 같습니다. (5년후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단점
- 중국인 교수님이셔서, 빡센 정도의 리스크가 있습니다. 어드미션 과정에서 연구계획서/교수님인터뷰/학생인터뷰 등의 4단계를 직접 겪었고, 학생들에게도 물어봤을때 종종 주말 출근이 있다라고 답변받았습니다.
- 박사 연구 주제의 친숙도가 높지 않습니다. (20% 정도.)
C 학교 (US news 기준 26위, 도시에 위치)
장점
- 4개의 학교중에서 가장 대가인 교수님이라, 추천서 파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교수님이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있으셔서, 프레시한 주제를 할 수 있습니다.
- 박사과정 학생 중, 교수가 가장 많이 나온 연구실입니다.
단점
- 제가 어떤 주제를 연구할 지 몰라서, 정말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를 할 수도 있습니다.
D 학교 (캐나다에 있어 US news 기준이 없음, B,C학교보다 랭킹이 약간 낮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시에 위치)
장점
- A 학교에서 박사를 최근에 받아 임용된 한국인 교수님에게 지도 받을 예정입니다.
- 교수님이 스마트하시고 선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미팅에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 박사 과정 중에 해보고 싶은 연구와 가장 가까워, 연구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을 것 같습니다.
- 교수님이 젊으셔서, 주제적인 부분+기술적인 부분도 함께 지도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점
-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D 학교 출신 박사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 교수님이 새로 임용되셔서 추천서 파워가 약할 수 있습니다.
- 작년부터 새로 시작되는 랩이라, 실험실, 센서등의 인프라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 전반적으로 받는 stipends가 미국 학교에 비해서 작은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상황인 것 같습니다만, 아마 와이프의 C,D 대학교 석사과정 합격 발표는 3월 말에 이뤄질 것 같아서... 그때는 고민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더라구요. 미리 좀 조언을 들으며, 고민을 미리 해두려고 합니다. ㅠㅠ 제 성격이 원래 이래서... 죄송하네요.
해당 선택지 중에, 저 스스로 가슴이 뛰는 선택지는 D 학교입니다. 제가 석사과정동안 행복했던 순간은 똑똑한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더 좋은 지도를 받을때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주제도... 지금으로선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하지만, 위처럼 캐나다에 있는 학교이고, 해당 학교에서 한국인 박사가 나온적이 없다는게... 또 신임 교수님이라는게 제 미래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선택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한 것 같습니다.
가슴이 뛰는 것과 반대로, 우선적인 제 목표는 북미지역에서 교수직이 되는 것 입니다. 최근에 만난 박사님께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에서 자랐으면 80-90%는 한국으로 거진 돌아온다고 말도 듣긴 했지만... 지금은 북미쪽 연구 분위기가 더 활발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 목표도 함께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만약 위에 나온 것처럼 저는 A,B,C,D 학교에 대해서 어떤 학교를 가는게 저희 가정의 행복, 제 박사과정 생활과 미래에 대해서 최선의 선택지일 수 있을지 다양한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현재로는 와이프가 할게 없어서 우울해하는 것도 제가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우선적으로는 와이프와 함께 합격하는 학교(C,D)를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다만 이런 생각은 보통 부부 모두 박사과정을 지원할 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은데, 저희처럼 박사/석사인 경우에도 함께 합격하는 학교를 가는것이 좋은 선택지인지도 여쭙고 싶네요.
제가 와이프와의 삶, 랭킹, 교수님의 지도방식, 주제, 미래 등... 너무 많은 것들을 고려하려다 보니 이런 고민에 빠져있나 싶네요. 너무 애매모호한 글이 된 것 같아서 죄송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축은 멀라유ㅜㅜ
(제가 영국 시골에서 학위를 해 봐서...)
건공도 포닥하는 추세인지 모르겠으나, 학위 취득 후 독립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는 요즘 추세로는 학위 취득까지 쌓은 실적이 임용에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포닥까지 하면 실적 연한 넘어가니) 실적 잘 쌓는게 포닥 잡 구하는데 좋고, 또 논문 쓰는게 훈련이 잘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포닥가면 또 포닥 지도교수 흥미에 따라 연구 주제가 잡히기 때문에 학위 과정 중 주제가 평생을 좌우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원생들이 실적 잘 나오는 곳에 가는게 제일 중요한 겁니다. 그리고 그 랩 출신에게 메일로 분위기 어떤지 물어보는 것 좋습니다.
학위는 이제 라이선스 정도라 생각한다면, 논문 및 사업 잘 훈련받고 빠르게 취득하는게 긴 인생, 험난한 독립의 길, 그리고 잡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코스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으나, 전 똑같은 이야기 제 아들에게도 해줄겁니다.
학위를 함께 취득해도 포닥에서 또 임용에서 어쩔 수 없이 주말부부 생활하다 둘이 이 악물고 타겟을 잡고 옮겨서 합친 경우 등은 봤습니다. 이건 미국애들 조차 그렇습니다.
다만 주말부부란게 쉬운게 아니니, 선생님이 먼저 학교 정하고 들어갔는데 아내분이 해당 학교에 억셉되지 않았다면, 관심있는 랩들에 인턴이든 볼룬티어든 돌아보다 지원하면 PI 입장에서도 겪어봐서 더 쉽게 판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도 랩 생활이 맞는지 아닌지 판단도 될테고, 아니다 싶으면 J2도 워크퍼밋 가능해서 그걸로 인턴등을 돌며 업계 경력 시작도 가능할 겁니다.
어쨌든 좋은 선택과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학교 순위야 어느 이상만 되면 다 좋은 것이고, 개인의 연구실적과 우수함을 보기에 저 정도 순위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교수님이 명망있으신 분이니 더 좋기도 하고요. 시골과 도시라고 하면 그래도 도시가 낫긴 한데, 시골도 시골 나름인지라 확 체감은 안 되네요.
가장 걸리는 것이 전 예비배우자 분입니다. 미국 유학하시는 형님들도 F2증후군이라고 와이프가 집에만 있고 활동적이지 않아서 우울함을 느끼는 것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외국에서 할 일이 있고없고 차이가 많이 크겠죠.
저라면 위의 조건 차이 정도라면 예비배우자와 맞출 수 있는 곳을 최우선으로 고를 것 같습니다.
사실 연구주제를 가리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남들보다는 넓게 가져가는 편인 것 같은데, 그래도 좀 더 open mind를 기본적으로 세팅해야할 것 같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그런 이유로 도시에 있는 학교를 추천합니다. 요즘 미국 웬만한 도시에는 한국 마트나 식당이 다 있고 한인 유학생도 꽤 계시니까요. 와이프와 기분전환할 문화시설이나 쇼핑몰 등도 많을거고요. 여기에 그 학교 교수님이 대가이시고 와이프와 겹칠 수 있는 학교라면 더더욱 그 쪽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우려하시는 주제부분은 앞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석사, 박사, 그리고 이후 수십년간 연구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박사를 원자력으로 받았더라도 연구 트렌드, 프로젝트를 따기위해 신재생 등의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크게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다양한 연구를 해 본 것이 강점이고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와이프 될 분이 C학교 석사가 안되더라도 윗분들 말씀대로 외국인 석사는 대부분 자기 돈 내고 다니기 때문에 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들어가기가 더 쉬울 것으로 보여 얼마든지 도전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와잎 될 분도 합격하시길 빕니다.
교수님도 이름있으신 것 같기도 하고요...
결혼 이야기 하셔서 생각해보니 임신 및 출산을 생각하면 그래도 도시가 낫지 싶어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저는 컴퓨터전공이라 다를수도있지만, 생각보다 박사과정동안에 지도교수가 바뀌고, 연구주제가 바뀌는 일이 흔합니다. 10-20%정도는 지도교수가 바뀌고 50%정도는 연구주제를 한번쯤 바꾸는 거 같아요. 그래서 연구주제에 대해서는 좀 더 큰 그림 위주로 생각하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연구 주제가 바뀌는 것은 좀 유동적으로 생각을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지도교수가 엄청난 대가이면 그것도 좋은데, 그걸 알아주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학교 네임밸류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라면 c 선택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 있는 동양인 교수들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와이프와 함께 합격하는 학교를 가야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전공에서 6위와 26위가 차이를 나타낼지 아닐지 모르겠네요 ㅠㅠ
+1 저도 c선택했습니다.
동기후배들 임용보면, 둘다 국내박사였습니다..랭킹이 큰 의미는 없지요.
저는 비슷한 환경에 유럽에서 C로 갔습니다.
스위스로잔이나 펀드가 좀 더 좋은 세계랭킹 20위권으로 갔구요.
그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도시여서 간 거였습니다.
물론 집랩집랩의 삶을 살았는데 원할때 도심에가서 관광객 들을 보면서 기분전환 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클리앙에서 비슷한 느낌의 글을 보니 괜히 반갑네요.
쪽지드리겠습니다.
학교 랭킹은 그 정도 레벨에서는 큰 차이 없습니다.
지도교수가 어떤 사람이냐는 것이 더 중요해요. 돈으로 장난치지 않는지, 지도는 열심히 하는지, 그 연구실 출신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런 것들을 알아보는데 다 교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거라서요.
1. 미국에 있을때 아시아교수 밑에서 수학하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유별나게 동향출신 학생 위해 불합리를 감수하게 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2. 신생랩은 필연적으로 장비 도입검토, 설비세팅, 장비최적화 및 검수과정를 해야하고, 이 과정은 시간을 상당히 녹여내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페이퍼상으로는 성과에 티가 나지 않는 과정입니다.
3. 랩의 최근 퍼블 상황, 졸업 후 현황, TA 고려해 정하는게 도움이 됩니다.
학교보다는 성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까가 중요합니다. 내 전공에서 등재자체가 의미를 갖는 네임드 저널에 올리는 것 아니라면 꾸준한 논문 수가 더 도움이 됩니다.
4. 개인적으로 C-A-D-B 순서로 고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