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촛불집회를 참여했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해지기 전에 이미 자리를 채우기 시작해서 해질 무렵이면 이미 거리를 가득 매웠던 광화문.
후발대(?)를 자처하며 밤 9시쯤에야 집회 장소에 가서 많은 인파속에 자리잡으려 두리번 거릴때였네요.
마침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시던 할머니 한 분과 그분의 가족으로 보이던 한 분이 일어나시기에
암묵적인 눈빛교환(유엔미 체인지)를 하고 일행 한 명과 함께 그 자리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날이 추워서(11월 쯤엔 이미 추웠지요) 이제는 일어나야겠다며 여기 앉으시라며 말씀주시며
촛불을 준비해오지 못한 저희에게 당신께서 가져오신 양초를 건내 주시면서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참 대단해요. 우리때는 이런건 꿈도 못꿨는데..."
자리를 내어주심에 고마워서, 또 자리잡기에 급급해서, 생각없이 네네 대답하며
양초까지 받아들고 자리에 앉는 순간 아차.... 했습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우리때'를 뒤늦게 깨달으며
멀리 인파속으로 사라지시던 두 분의 뒷모습만 멍하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네요.
그 분들의 때는 최류탄과 군화발과 몽둥이가 가득한 시대였으니까요.
절망적인 하루를 보내면서 다시 그때 그 분의 말씀을 되새기어 봅니다.
절망적인 시대를 살아내면서도 절망하지 않으신 분들 덕분에
더 나은 오늘을 살고있다는 것을요.
언젠가는 상식적인게 너무 당연하고,
어느 당이, 어느 정치인이 국민을 더 생각하는지로 싸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정도의 판결 시리즈가지고 이렇게 참담함을 느끼는데, 당시에 바른 소리 한다고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잘못했다고 용서비는 모습을 봤던 운동권들은 마음이 참 어떠했을까 싶네요.
진짜 목숨걸고 투쟁하는데 앞은 깜깜하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또 빨갱이라고 싸잡아서 욕했을테고..
검찰들이 공작을 만들어 내려는 게 눈에 보이고
우리 진영 인사들을 무너뜨리고 있네요
힘내야죠
정경심 교수님께 그나마 위안 드릴 수 있는 건 대선승리 이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