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이스코 모레노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
2022년 필리핀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봉봉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대중주의, 보수주의, 친-두테르테): 57%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자유주의, 사회자유주의, 반-두테르테): 15%
이스코 모레노 마닐라 시장(진보주의, 탈중앙화, 친-두테르테): 13%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지방분권, 에너지독립, 반-두테르테): 11%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대중주의, 보수자유주의, 반-두테르테): 5%
봉봉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42%p차 절대적 1위
조사기관: Octa Research
조사기간: 21/12/7-12
표본크기: 1,200명
21년 초,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이 높던 가운데, 다바오 시장직을 물려받은 딸인 사라 두테르테가 대선 지지율 1위에 올랐었습니다.
히틀러처럼 범죄자들을 몰살시키겠다는 망언 논란 속에 초법적 살인을 일삼는 데다 명문 정치인 대가문의 전횡에는 오히려 침묵하며 반미정책과 함께 중국에는 저자세로 나간다는 비판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서 대통령에 대한 열광적인 인기가 계속된 끝에 철거민 권리를 지키겠다며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관을 폭행한 딸에게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치로 악명 높던 독재자 부부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이멜다 마르코스의 장남 봉봉 마르코스(페르디난드 마르코스 2세)가 지지율 공동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두테르테의 대선 경쟁자였던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함께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봉봉 마르코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지원 속에 2016년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나섰으나, 두테르테 측에서도 따로 부통령 후보(앨런 피터 카예타노)를 지명하면서 완전한 단일화(34.47%/14.38%)에는 실패하며 레니 로브레도 자유당 후보(35.11%)가 0.64%p차로 초접전 끝에 승리했습니다.
이에 봉봉 마르코스는 특정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뭉텅이로 젖어 있었다며 부정선거를 주장하였으며, 대법원이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2년 후인 18년 4월에 재검표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낙선 이후에도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호의적인 관계는 변함이 없었으며 2016년에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이장을 확정하는 등, 마르코스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 사이의 정치적 동맹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함께 치러진 대선에서는 당시 여권 표가 마누엘 로하스 2세 전 내무장관(자유당, 23.45%)과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무소속, 21.39%) 둘로 나뉘면서 결선투표가 없는 필리핀 선거제도에 의해 두테르테(필리핀 민주당 – 인민의 힘, 39.01%)가 승리했습니다.
다시 21년 조사로 돌아가서 당시 대선 후보로 조사된 사람 중 사라 두테르테, 봉봉 마르코스, 이스코 모레노, 매니 파퀴아오, 봉 고, 앨런 피터 카예타노, 리처드 J. 고든 등 거의 대부분의 후보들이 상하원 절대 다수(20/24, 271/304)를 차지하는 친-두테르테 집권 연정에 확실하게 속한 가운데, 지지율 합계에서도 72.1%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안토니오 카피오 전 대법관은 과거 두테르테 정부의 중국과의 일대일로 투자계약 독소조항 비판으로 정치적 주가를 올렸었지만, 해당 조사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선거까지 아직 1년 넘게 시간이 남았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그 사이에 돌풍을 일으켰었던 만큼, 그 사이에 새로운 후보군이 두각을 보일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인 권투선수 매니 파퀴아오 의원이 최근 제1여당 필리핀 민주당 대표에 오르면서 국내외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테르테 지지층의 대안적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은 21년 1월 중순 두테르테 대통령이 여자가 대통령이 되기엔 너무 멍청하다는 딸을 겨냥한 듯한 막말을 내놓음에 따라, 지지층 사이에 사라가 두테르테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퍼지면서 한 때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측근인 봉 고 상원의원이 친-두테르테 파벌을 등에 업고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21년 후반, 파퀴아오 의원과 두테르테 대통령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필리핀 정국은 더한 격랑 속으로 말려 들어가게 됐습니다. 집권 필리핀 민주당은 대표인 파퀴아오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노선과 코로나 재난 지원금 탈루 의혹을 거론하며 각을 세우자 양 파벌로 나뉘며 사실상의 대표 공백 상태가 되었으며, 이에 분개하여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해 부통령 출마 가능성까지도 시사하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10월 2일 부로 국제사회의 우려와 국내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불출마 선언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봉 고 의원의 낮은 지지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다바오 시장 재선을 포기한 사라 두테르테가 마침내 아버지의 완전한 정치적 인정을 받고 그 후계자로서 압도적 지지 속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21년 11월 15일, 사라 두테르테 시장이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봉봉 마르코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가 될 것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가문 간의 오랜 친분 관계가 2016년 대선에서의 암묵적 상호 지지에 이어 마침내 공식적 정치 동맹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인권단체 사이에선 독재자 가문들의 연합이라는 우려가 극심하게 번졌으나, 필리핀 내에선 안 그래도 높던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율에 마르코스 독재 정권에 대한 향수가 겹치면서 이에 대한 반감을 누르고 압도적 지지를 자랑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11월 말에 봉 고 의원이 낮은 지지와 정치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친-두테르테 진영은 중도-중도좌파 친-두테르테 정당/파벌들을 중심으로 하는 이스코 모레노 마닐라 시장 정도를 제외하곤 똘똘 뭉쳐서 좌우파를 막론한 압도적 거국 대선연합을 구성하게 됐습니다.
이에 2016년 대선에서 봉봉 마르코스를 간발의 차로 꺾고 부통령이 되었으나 두테르테 정권 하에서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견해 차로 푸대접을 받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중도우파정당과 손을 잡은 파퀴아오와 함께 반-두테르테 진영의 대표 주자로 맞서고 있으나 가능성이 희박한 단일화를 한다 해도 마르코스의 맞수로 자리매김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형편입니다.
필리핀은 6년 단임제로 오는 5월 9일에 대선과 함께 상원 절반과 하원 전체 선거를 치르며, 3년 차에 중간평가 형태로 나머지 상원 절반과 하원 전체 선거가 시행되는 옛 종주국 미국과 흡사한 체계입니다.
다만, 부통령 선거를 따로 치른다는 점에서 한국 제1공화국 선거제도와 일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특정 정당에 이미 속해 있어도 타 정당의 지명을 받아 출마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필리핀이 우리의 정치를 답습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렸을 때 이멜다 구두에 대한 뉴스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 아들이 나와서 지지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게 되는군요.
박정희 독재정치를 기억하는 외국인이 503 당선 뉴스를 봤을 때 느꼈을 감정과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려나요? :(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매를 꼭 다시 맞아봐야 아픈줄 알죠. 맞은지 몇일됐다고 말입니다
필리핀은 정치가문+지역토호세력이 지배하고 있죠.. 일본의 형태와 매우 유사한..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 소득이 낮기 때문에 먹고 사니즘으로 정치에 무관심한게 국짐이 원하는 거랑 똑같죠
필리핀 정치는 필리핀 국민이 관심 없길 바라기 때문에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도 별로 바라지 않는 모양새죠 안정적 소득과 직장을 가지면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