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중반 / 와이프는 30대 초반 만1년 되어가는 신혼부부입니다.
저는 10년 전부터 우연찮게 들은 나꼼수 덕분에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와이프는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당 소속이면 모두 국회의원인지 알고 있을정도로..ㅎㅎ
와이프와 연애시절에는 정치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하더라도 잠깐 스쳐가는 정도로만 얘기했습니다.
(TV보다가 김태년 전 원내대표가 나오면, '이름이 정말 신기하다'라는 말에 맞장구 치는정도)
그 이유는 아버지지랑 정치적인 성향이 맞지않아 다툰적도 있기 때문이었죠.
1. 와이프를 설득하게된 계기
작년 이맘때였던것 같은데요.
와이프가 '나경원이라는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인것 같다.' 라는 말을 저에게 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장애인 딸을 저렇게 사랑으로 책임지고 키우는것 보면 책임감도 있고 좋은 사람인것 같다.'라고 와이프가 이유를 말해줬습니다. 당시에 TV조선에서 아내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경원 전 의원이 나와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더군요. 당시 저는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꾹 참고 '너무 방송을 믿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로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 주말에 나들이를 갔다 집으로 가는길에 차량정체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와이프는 네이버앱을 통해서 뉴스를 보다가 백신관련 조선일보 기사를 보며 현재 정부를 말도 안되게 비판하더군요.
이때 결심을 했습니다. '평생을 함께 해야될 동반자인데, 설득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흔히 말하는 밭을 한 번 갈아보자! 생각을 했습니다.
2. 설득의 과정
처음에는 국민의힘의 역사와 얼마나 대한민국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 설득하려 했는데, 너무 어려워하고 반감을 갖는것 같았습니다. 와이프가 저한테 '너무 한 쪽말만 듣지 말라'라며 반문을 하더군요.
작전을 변경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먼저 알려주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생생경제 정보톡톡의 체리박사', '사망여우님의 방송사 뒷광고', '한강 의대생사건때의 가짜뉴스들' 등의 컨텐츠들로 시작했고, 조금더 나아가 '정준희의 해시태그' 등으로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와이프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언론과 검찰, 사법부, 재벌, 국민의힘, 종교가 어떻게 유착을 하는지, 얼마나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지에대해 조금씩 천천히 수위를 높여 설득을 했고, 조금씩 변화하는 와이프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3. 현재
와이프는 저에게 먼저 '삼프로TV'를 보자고 하고, 퇴근하고 만나면 '윤석열이 오늘은 이런 망언을 했다' 라고 먼저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 나오는 TV(백분토론 등)를 보자고 합니다. 그 외에도 정치에 관심없는 베프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너무 관심없이 살았다고 부끄러워하니, 너무 뿌듯하고 한 편으로는 고맙기도 합니다.
지금은 '고개를 들지말라' 에 대해서 설득을 하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김건희씨 녹취록이 터지면 윤석열 끝났다고 좋아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줬습니다.
'반대쪽 지지자들은 큰 영향 없을거고, 중도층 정도에 어필될수 있겠지만, 어차피 그 층은 정치에 관심이 크지 않기때문에 기대했던것만큼 지지율변동이 없을수도 있다.' 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내일 8시를 기다리며 치킨 한마리 뜯으면서 보기로 약속 했습니다 ^^
4. 느낀점
나꼼수로 처음 관심을 갖게 됐을때, 2012년 총선은 당연히 민주당이 압승할것으로 믿었고, 대선에서는 역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고, 동기들에게 박근혜를 뽑으면 절대 안된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오히려 목소리만 서로 높아지고,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만 찍히고 실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사회에서는 정치성향이 다르다고 판단되면, 정치 얘기는 피하거나 관심없는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회사 선후배 지인들을보며, 처음부터 정치적인 내용으로 설득하면 반감만사고 설득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와이프(가족)는 항상 옆에있기때문에 충분한 대화를하고 설득할수 있었지만, 다른 지인들은 그렇지 않죠.
하지만 와이프를 설득하며 희망을 보았고, 거부감 없는 밭갈이 방법이 없을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봐야될것 같습니다. 당장 이번대선은 시간이 남지않아 힘들겠지만, 정말 크고 멀리보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기사의 댓글들과 동기(제 또래)들 단톡방을 보면 정말 암울하지만, 클리앙에서 많은 힐링을 하고 갑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Vollago
저는 아버지를 설득 못시키는 입장이다보니, 다른이들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제 주위가 다 반대편이다보니, 오히려 가만히 더 있게되는 면도 있었구요 ^^;;
좋게 평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부부사이에 다르면 종교처럼 힘들것 같습니다. 듣기에 가벼운 매불쇼 수요난장판이나 사이다 헤드라인도 좋습니다. 차로 이동할때 유쾌해지고 세지 안으나 쉽게 설명되어서 쪼금씩 밭가는데 좋습니다. 저는 매불쇼팬입니다.ㅎ
저도 매불쇼 수요난장판 같이 시청 했습니다.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진행되기에 입문용으로는 좋은것 같습니다.
아직 와이프가 이이제이같은 컨텐츠는 어려워 하더라구요 ^^
아이들 미래를 주제로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밭갈기 포기한 처가가 장인장모(모두 고인) 부터 형님들 그리고 2030 조카들까지 완전 저쪽당 골수 지지자들
그나마 막내였던 와이프는 정치 무관심층에 가까우나 가족의 영향을 받아
생각없이 선거때마다 저쪽당에 투표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우리 아이들 미래를 위해 옳바른 선택의 중요성을 설득
지금의 와이프는 본인 친가족에 대한 표갈기는 포기했지만
맘카페에서 헛소리 작렬 하는 맘들 상대로 열심히 활동중입니다
훌륭하신 사모님이십니다.
아이들의 미래라는 주제도 좋을것 같습니다. 어떻게 발을 갈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네요 ^^
수고 많으셨네요.
본디 밭갈기가 가족을 상대로 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와이프가 정치무관심층이어서 더 쉬웠을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저희 아버지가 조선일보를 30년정도 구동중이신데, 말이 잘 안통하십니다.ㅠㅠ 그래서 어머니의 중재로 가족끼리 있을때는 정치얘기 안하는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ㅎㅎ
젊은 사람들은 사고의 전환이나 확장이 유연합니다.
나이가 들면 일단 입력이 된 것은 수정이 잘 안되죠.
안하는지, 못하는지..
나도 나이든 늙은이지만 친구들과 대화하면 속터집니다.
이리저리 설명하면 납득하는 듯 하다가 갑자기,
“지금 니가 나 가르치니?”
아니 자신이 물어 놓고 팩!! 하는 건 또 뭔지….
저도 친구 밭 가는데 10년 가까이 걸린듯 합니다 20대때 빨갱이 소리까지 들었었는데
아내, 장인, 장모님,,,친구들이 모두 이재명 지지자네요..
그래서 다음, 네이버에서 열심히 댓글이라도 달고 있네요...오늘도 출근해서 댓글 달고 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럴거면 대통령은 뭐하러 세우냐. 아바타 뽑으려고 선거하냐 .. 이 정도의 대화만 오가네요. 어려서부터의 알게모르게 주입된 교육은 참 무섭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 경도된 사고를 갖고 있으면 사실을 알려고도 않네요. 부모님의
의견이 본인의 결론이 되는. 뭐 그렇네요. 흑-
전 주ㅇ순과 같이 하는 단체의 말이 맞다고!! 우기는 사람과 결혼준비 중입니다. 야당이 자기돈처럼 쓰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그 단체들과 함께 해도 맞는소리 하면 문제가 아니레요. 유아? 백신반대 하는게 맞다고. 유독 정치와 관련없다가 코로나사태 뒤부터 핏셋정치질 하네요;;; 짜증나 미치겠어요. 먼 태극기부대 같아요;;;
건강 챙기시구요.
전 정신적으로 못견딜거 같습니다.
농담이고 밭 잘갈고계시네요. 저는 논리가 부족해서 어렵네요.
저는 아예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과 살다보니
밭갈이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아예 가짜뉴스를 듣고 오해하고 있다면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설득할텐데
뉴스는 보지도 않으면서 정서적으로 그냥 우파네요.
아직 윤석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싸울까봐...
경제엔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
대선 전에 삼프로tv로 밭갈이하려고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습니다.ㅎㅎ
그리고 저는 거기서 나아가 스스로도 고이지 않도록
틈틈이 현안들을 살펴보고 스스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카메라앞에서 여아장애인아이 발가벗겨놓고 고무장갑끼고 샤워쇼 했던거.. 전 그게 젤 컸거든요. 자기딸이 장애인이면서 남의자식을 그렇게 했다니..치가 떨립니다진짜
/Vollago
설득하는 능력의 가장 큰 바탕은 인내가 아니까 싶네요.
뉴스에 뜬게 모조리 사실이라고 믿는 후배가 한놈 있는데...
사망여우님 뒷광고 내용이랑, 뉴스타파였나요 가짜 광고 기레기들 실험? 그거 알려줘도 일부라고 안믿네요.
저도 장애인 애미란 인간이..
2012년부터 전남친들??? 의 설득에 넘어가게 된 정치 무관심자였어요 ㅋㅋㅋㅋ
아내분도 경청의 자세가 좋네요.!
하지만 꾸준히 토론하고 듣는 자세로 나간다면 설득은 어느새 되어있습니다.
처음. 이건 지령방송.
이후 세뇌방송.
요즘 선전방송.
이삼십대애 새싹같은 참 언론분석인도 기대해 봅니다.
부자 되시고 늘 재밌고 서로 위해 주면서 행복 하시길요 ^^
나같은 사람은 목소리 부터 커지는데. 잘하셨어요.
거부감 없이 언론의 현주소부터 차근차근 스스로 알게 하신게 정말 현명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