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슈로 혼란한 클량에 감히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드립니다.
아이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해서 여섯 살때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관심사야 빨리 바뀌니 한 두달 지나면 괜찮아 지려니 했는데 2년 째 고양이 키우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네요...자기 인형 중 일부를 고양이 장난감으로 내놓겠다는 결의도 다지는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님을 알려주고, 한 생명을 기르는데 따르는 책임감을 설명해줬지만 누구 닮아서인지 뜻을 굽히지 않네요ㅜㅜ 그리고 가끔 아파트 길냥이나 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가 우리 딸만 보면 안 피하고 따라오는 경험을 한 후 고양이들도 자기를 좋아하는 거 같다며 자긴 고양이를 키워야'만' 한다고 하네요ㅎㅎ
저도 남편도 동물을 키우는 것에 특별한 거부감은 없지만 저희집 환경이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에게 적합한 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지금이야 재택기간이니 제가 집에 있지만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출근하게 되면 낮에 고양이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도 많아질 텐데 외롭게 하는 건 아닐지, 거실에 전자기기들이 있는데 집에 사람 없을 때 뒀다가 혹시나 다치지나 않을지 이런저런 걱정이 됩니다. 비는 방이 하나 있어서 거기 캣타워 설치하고, 자동 급식, 급수 시스템 갖추면 낮동안 그 방에서 놀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애를 방에 가둬 놓는 건 할 짓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가 저희집 베란다에 햇볕이 좋아서 출입을 자유롭게 해주면 고양이도 좋아할 거 같긴한데, 괜히 열어뒀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가 화분들 엉망으로 만들면 제가 화를 잘 참을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 암튼 별별 생각과 고민이 드는 요즘입니다.
기본적인 냥이님의 생계에 드는 금전적인 지출은 가능하고, 아플 때 치료는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만약 키우게 된다면 고양이별 갈 때까지 함께 한다는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구요. 저와 남편은 알러지는 없고, 아이는 곧 검사해볼 예정이에요. 포인핸드나 동물보호센터 통해서 입양하는 걸 고민 중이구요, 품종묘 여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가족 모두 동의한 상황)
클리앙에 기거하시는 집사님들께서 객관적으로 보실 때 저희 같은 맞벌이 가정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게 과연 현명한 결정일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아이가 있거나(간택)
어미와 떨어져서 꼭 챙겨줘야 하는경우 데려오자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키우는건 자연스럽게 되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낮엔 생각보다 잠을 계속 자는 생활패턴이라 부담은 덜 하실 거에요.
제일 중요한 부분이 고양이를 15년 이상 뒷바라지 할 수 있는가 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게 제일 크다고 생각합니다.
15년 이상을 고양이가 별로 떠나갈때까지 책임을 질 수 있겠는지, 유튜브에 노묘 케어하는 영상들 보여주고 진짜 괜찮겠냐고 물어보셔요.
저는 셋을 떠나보냈고, 이제 16살, 13살, 8살 되는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13살때부터 어쩌다 키우게 되어 지금 서른넷 먹을때까지, 1박 넘는 여행은 제대로 가본적 없습니다
고양이가 생각보다 혼자 있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실 사람 없으면 거의 잠만 자거든요. 먹는것도 강아지처럼 아무거나 안 먹고, 사료도 정해진 양을 조절해서 먹어서 대부분 자율급식합니다.
사람 없을 때는 대부분 고양이들은 잡니다. 물론 사고도 많이 치긴 합니다만 사람 없을땐 대부분 시간동안 자요.
고양이 키우게 되면 집안 가구, 가전들을 다 맞추게 됩니다. 긁어도 상관없는 소파 (혹은 해탈...) tv는 넘어지지 않게 벽걸이... 사고 생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수 밖에는 없어요.
또 화분이 있다고 하시니 고양이들 먹으면 위험한 식물들도 많습니다.
온 집안이 고양이에 맞춰져요. 각오만 되어있으시면 됩니다.
고양이방 만들어준다고 고양이 방이 잘 되진 않습니다. 사람이 잘 안가면 걔네도 잘 안가거든요..
맞벌이가 크게 문제되진 않을거에요. 루틴도 일정하구요. 어린 따님 있으시니 놀아주는것도 잘 해주실듯 싶구요.
/Vollago
진짜 집안분위기가 바뀝니다
순한아이 데려와서 자녀분 정서안정에도 도움되시길 바락니다
/Vollago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점은 더 크게 이야기하지만 좋지 않은 점은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공간이나 비용은 감당하실 여력이 되는 것 같은데,
평생 세살짜리인 하우스메이트를 하나 더 들이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시간과 공간을 내주는 외에도 똥오줌 수발, 냄새, 사건사고, 새벽과 야간의 소음 등 참아야 할 게 많아요.
고양이는 혼자서도 비교적 잘 놀고, 다치는 건 고양이보다는 기계나 가구가 될 확률이 큽니다.
가구가 망가지거나 기물이 파손되는 건 오히려 별것도 아닌 문제일 거예요.
말씀하신 화분들 중 일부는 고양이한테 치명적이니 손이 안 닫는 곳으로 옮겨야 하고
해롭지 않은 것들도 고양이가 씹어 먹거나 화분을 엎거나 하는 식으로 망친다고 보면 됩니다.
고양이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다고 해도 고양이 화장실에 쓰는 모래 먼지가 문제가 될 수 있고
잘 치운다고 해도 고양이 화장실을 실내에 둔다면 냄새가 안 나게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자제시키기 힘든 밤시간대의 울음이나 폭력성 등 문제행동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 할 수도 있고요.
고양이 행동문제 때문에 몇달에서 몇년을 고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고양이를 부탁해> 같은 프로그램도 아이와 같이 보시고,
오래된 고양이 카페 같은 데서 이런저런 글들 찾아보면서 시간을 두고 장단점을 고려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장기로 집 우는거에 약간 제한을 받는 거 말고는 애기 키우는 것보다 쉽지 않으실까 하네요.
다만, 고양이가 영역동물이라 공간을 분리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고,
의외로 소소하게 제한을 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예를 들면 백합을 집에 두지 못하는 것?
1. 가구 스크레치
2. 문짝, 벽지 다 뜯김
3. 세탁물이나 옷에 털
4. 가끔씩 입안에 털 들어감
5. 돌아다니는 털 뭉치
6. 청소 매일 하게됨
7. 아무때나 울어댐. (특히 새벽 생활 패턴 깨짐)
8. 고약한 똥과 오줌 냄새
9. 가끔씩 물건 부서짐
장점:
1. 귀여움
2. 사람이 부지런해짐
저도 강아지 1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키우지만
아이들 성장 도움을 위해 동물 키우고 싶다하면 뜯어 말립니다.
아이들은 거의 책임감이 없어요.
부모가 반려동물을 커버해야 할 것들이 더 많죠.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잘 생각해야해요.
그것을 감안한다면 키우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유기묘를 키우는 거라 성격이 많이 까칠합니다.
지인집 냥이들 보면 순한 애들은 정말 순해요. 저희집 냥이도 순한애면 얼마나 좋겠어요. ㅠㅠ
애가 순한지 아닌지는 살아봐야 아는거라서요.
전 꼭 외동묘만 기르려다가 어쩌다보니 2묘를 키우고 있는 집사예요. 어릴 때 강아지를 키우다 사고로 죽고 그 강아지의 새끼를 키우다 또 너무 일찍 사고로 죽고 그래서 평생 반려동물 안 키울 줄 알았는데 외국에서 (한참 마음이 외로울 때) 신세지고 있던 할머니 댁의 고양이가 밤마다 절 기다려준 적이 있어서… 그 때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서 고양이 사진을 자주 찾아보고 키우고 싶다 키우고 싶다 노래만 부르다가 에이~ 안되겠지, 너무 어렵겠지 하며 또 고민만 몇년을 하다가 지금의 첫째 고양이와 같이 살게 됐어요.
어제도 둘째 냥이가 침낭에 쉬야해서 키 씌우고 사진 찍어서 클리앙에 올렸지만 ㅋㅋ 이 정도 사고 치는 것 쯤이야 뭐 별 일 아니죠. ㅋㅋ 매트리스에 방수커버는 뭐 당연히 씌우는 거고요.
불편하고 힘든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고양이와 같이 살면서 단 하루도 웃지 않고 넘어간 날이 없어요. 어떻게든 웃게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살면서 20년 정도는 고양이와 같이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기꺼운 마음으로 고양이들 모시고 살아서 스스로 집사라고 하는데 얼마나 좋으면 그러겠어요. ㅋㅋ 안 키워보시면 모르시는데 키워보시면 바로 이해되실 거예요.^^
급히 찍느라 아주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오줌싸개여도 넘 예쁜 저희 둘째 사진을 보여드려요. 유기묘였던 걸로 추정되는데 애정결핍이 좀 있지만 세상 잘 생기고 세상 애교쟁이예요.
고양이를 키울 자격이란 따로 없고 고양이를 사랑해주시고 고양이가 드리는 사랑을 만끽하실 분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경기도 어느 지역이신지 모르겠지만 보호소 잘 운영되는 곳도 있으니 좋은 묘연 만나시길 바라요.^^
저는 4년차 집사이고 첫째를 데려오기 전에 1년여간 글쓴님과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게 생각나 댓글 남깁니다.
정보는 인터넷에 워낙 많고, 케이스는 냥바냥이고, 나머지는 사랑입니다 ㅎㅎ
삶이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힘차게 살아가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