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투표 결과 이후 첫 소회를 밝혔네요...
읽어 볼만할 내용이라 손혜원 채널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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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이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이 카페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어제 결과에 많이들 실망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실망스럽습니다. 이제는 우리 당을 잘 정리하고 각자 자기 갈 곳으로 떠나는 것만 남았습니다. 떠나기 전에 지난 2년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창당 과정을 알고 그후 당 운영에도 참여헀던 사람으로서 그동안 있었던 과정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2020년 초 저는 손혜원씨에게 열린 공천을 제안했습니다. 위성정당을 만드는 데 괜히 이름을 빌려주지 말고, 만약 그래도 꼭 관여하고 싶으면 당원과 시민이 직접 후보를 투표로 뽑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그나마 명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그가 열린공천을 끝까지 관철할 수 있다면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제가 후보로 제일 먼저 응모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과연 그걸 끝까지 손혜원씨가 해낼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웠습니다. 예상대로 공천과정에서 많은 방해와 공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손혜원씨는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큰 틀을 훼손시키지 않고 열린공천의 원칙을 끝까지 관철시켰습니다. 손혜원씨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저도 약속한대로 후보로 나섰습니다. 최강욱씨를 위시한 여러 분들이 동참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창당한지 한달밖에 안되는 당이 세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정당으로서 열린민주당이 갖는 근본적인 모호성은 여전히 남았습니다. 선거 캠페인 내내 당이 독립적으로 존재할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할지에 대해 열린민주당은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창당에 관여했던 일부 인사들은 처음부터 선거 후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선거 막바지에게 알게 된 저희 후보들은 그들이 자기들을 이렇게 이용할 생각이었다는 사실에 경악했고, 그런 합당 약속을 선거 전에 발표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에 관한 입장은 계속 모호하게 남았습니다.
이렇게 된데에는 열린민주당의 선거 후 지도부 구성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습니다. 열린 공천에 추천되거나 응모한 사람들 중에서 후보자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나중에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 당에 느끼는 주인의식이나 소속감은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열린민주당은 독자적인 정당으로 성장하는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먼저 당을 만들고 나서 그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후보로 나서서 유권자를 모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생정당으로서 뿌리를 내릴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후보에 응모할 사람을 되도록 더 많이 모으기 위해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응모했던 사람도 받겠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이 신생정당을 자신들의 정계 진출이나 복귀를 위한 통로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지도부에서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손혜원씨나 저 같은 사람들은 원래 정당정치 직접 참여에 별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선거 후 당 지도부를 만들 때 후보들은 서로 당 대표로 나서는 것을 고사했습니다. 당 대표직을 기회가 아니라 부담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당 대표 하기를 사양하는 정당이라니 참 이상하지요. 그래서 그 부담을 최강욱씨가 맡아준 것에 대해 지금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설사 열린 공천으로 뽑았다 하더라도 급조된 정당이었기에 당의 지도부는 독자적인 성장에 그리 관심이 없는 사람들과, 당의 독자적인 성장을 원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선거 후에도 계속 정당 정치를 할 생각은 별로 없었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자기가 창당한 당이 아니고 불러서 들어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약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를 포함한 몇분은 당선이 되지 않았지만 우리 당에 표를 주신 분들에 대한 책임감에 당 지도부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역할은 적극적인 정치 참여나 성명서 발표 보다는 당원 수를 늘려 당의 기반을 확충하는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인 정당으로 성장하기를 바랬습니다. 정당 정치에 어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참여하게 된 이유가 열린공천이었기 때문에 이 제도가 유지되어 다음 총선에서도 작동하길 바랬습니다. 그러길 위해선 당원을 늘리고 지역 당 조직을 기르고 이 당을 맡아 키울 중견 간부 당원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런 활동은 활성화 되지 못했습니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유투브 방송도 해보았으나 제 능력 부족으로 별로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8월 박근혜 탄핵의 도화선이 되었던 이재용을 문재인 대통령이 가석방하는 것을 보고 이 정부에 정나미가 떨어졌고, 독자적인 성장에 관심이 없는 지도부의 일원으로 계속 남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이 되던 차에, 당 운영 방식에 이견이 생겨 저는 당직에서 사임했습니다.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인 당으로 지금까지 지속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당원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 지도부가 결성 된 후 작년 가을 당원의식조사를 실시했을 때 전체 당원 약 75%가 응답했습니다. 그때 절대적인 다수가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당원들의 이러한 반응에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던 일부 당 지도부 사람들은 감히 합당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열린민주당의 독자적인 성장에 관심을 더 두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들에게 열린민주당은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제약하지만 당을 뒷받침하는 당원들 때문에 할 수 없이 지고 가는 짐이 되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자 이를 기화로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합당해야 한다는, 뻔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먹혀들어가는 논리가 예상대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지나간 얘기를 지금 와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원한대로 일이 되지 않아 화풀이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께 사과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사명감이 부족하고, 제 책임감이 부족하고, 제 열정이 부족하고,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을 실토합니다. 열린민주당이 그 탄생 과정 때문에 갖는 구조적인 한계는 제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열린 공천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인 정당으로 성장하길 정말 원했다면 성공 여부를 떠나 제가, 저라도, 더 노력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열정도, 의지도, 능력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저는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입니다. 그것을 원하기만 하고, 그것을 위해 자기를 내던질 사명감은 없습니다. 자기는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열린민주당을 지켜내길 제가 바랬다는 것은 염치가 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드립니다.
여러분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똑똑히 보고 계십니다. 2004년 노무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 권력을 잡고 국회의 다수당이 되었을 때 보여준 그 무능과 무소신을 다시 한번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무능에 비겁함과 오만과 교활함까지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버릴 당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쓸 수 있는 당도 아닙니다. 고쳐 써야 할 당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적대적인 양당 구도 하에선 그들이 자기를 고칠 유인이 없습니다. 이 적대적 공생관계는 지금과 같은 비민주적인 선거제도와 당내 내부자들이 전횡하는 당 운영방식을 고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그 변화의 계기를 비례대표제를 이용한 다당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하여 열린민주당에 오셨습니다. 저희들은 여러분에게 꿈을 팔아 표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또 다시 실망시켜드렸습니다. 비록 지금은 평당원이지만 한때 당지도부 일원이었던 저라도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만날 수 있어서 잠시나마 좋았습니다. 지금은 실망과 환멸을 느끼시더라도 우리가 같이 나누었던 희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희망의 불씨를 누군가 다시 키우길 감히 바래봅니다.
여러분, 모무들 뜻과 마음을 잘 갈무리하시고 보중(保重)하세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길 희망하면서 이만 글을 마무리 합니다.
[출처] 주진형이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열린 민주주의 Cafe) | 작성자 주진형
큰틀에서는 저와 다른 생각이지만, 이런 견해도 나름 충분히 타당함이 있어 보입니다.
2004년 노무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 권력을 잡고 국회의 다수당이 되었을 때 보여준 그 무능과 무소신을 다시 한번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무능에 비겁함과 오만과 교활함까지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버릴 당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쓸 수 있는 당도 아닙니다. 고쳐 써야 할 당입니다.]
이 부분이 특히 가슴에 와 닿습니다.
고쳐 써야죠... 그럴러면 비판해야 합니다. (비난말고요..)
그래야 민주당 개혁파에게 힘이 실립니다!!
"2004년 노무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 권력을 잡고 국회의 다수당이 되었을 때 보여준"
진즉 당원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이뤄진 합당이면 민주당에 들어가서 행동으로 바꿔 볼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여러모로 아쉽네요.
"정치란 때로는 짐승이 되는 비천함을 감수하면서, 야수의 턈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일이다"
주진형 씨를 비난하고 싶지 않고 여전히 그의 발언과 생각들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결국 구정물에 발을 담그지 않고서 쓰레기를 줍고 물을 깨끗하게 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도 걷어올렸지만, 끝내 발을 담그진 않았던 것이죠.
저 분이 발을 담그리란 기대는 할 필요도 없고, 할 일도 없겠지만,
열린민주당의 시도는 의미가 있었으므로, 그 의미만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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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공감되지 않는 문장도 있지만 글 전체에 흐르는 선망에는 공감하지 않을수 없는것같아요.
포기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칠게 땅에 뒹굴어도 포기하지 않았던 분들 덕에 우리 정치가 여기까지 온것같습니다.
정치는 이상만을 고집할 수 없는 세계죠.
제 생각으로는 정치공학적으로
열린당이 계속 남아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정치인들의 입장에서는 달리 보이는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당연히 주진형씨의 입장도 있겠지요.
하나의 의견으로 보고 배울 것은 배우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정치를 주장해서 열린민주당의 민주당합당을 합리화한다면 이낙연. 박범계.같은 사람들이 현실에 아주 부합하는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봐야겠네요.
검찰개혁실패.언론개혁 실패 또한 현실정치가 그런거니 당연하게 받아들여야겠네요. 검찰개혁반대 언론개혁 반대하는 국민들이 30 프로가 넘으니 현실정치상 개혁은 불가능한게 맞았네요.
결국 세상을 정치를 바꾸는 건 뒤에서 이게옳다 저게옳다 하는 고귀한 선비들이 아니라 앞에서 욕먹고 흙탕물 뒤집어쓰면서 하나라도 조금씩 관철시키는 투사들입니다.
민주당이 다 잘한거 아니고 아직도 득세하고 있는 정치로 밥벌어먹는 꾼들이 많긴 합니다만 주진형씨가 이런 말을 하려면 정치에서 완전히 빠지셔서 평론가역할을 제대로 하시던가, 아니면 팔 걷어붙이고 제대로 싸우면서 하시던가 해야 본인 말씀이 납득이 갈겁니다.
이제 합당하면 무능도 비겁함도 교활과 오만도 조금썩 버리는 정당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매운맛 보고 각성해서 거듭나주길 바래봅니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에 주진형씨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공간이 없다고 말입니다.
민평련 / 친노출신 친문 + 친문(문통 픽업) / 비엘리트 운동권 / 이낙연계 / 정세균계 / 친이재명계 / 비문
이 중 주진형씨가 들어갈만한 공간이란게 있을까요? 양향자(현재 탈당) 의원 정도가 그나마 주진형씨랑 스탠스가 비슷할텐데… 주진형씨는 양향자 의원이 가진 문통픽업인재+호남출신이라는 백그라운드조차 없으니 딱히 속할만한 공간이 없다고 봅니다.
더민주를 고쳐쓰자 =) 주진형도 받아들일 공간을 만들자.
민주당은 이미 탈당의원들 다시 다 받고 문재인대표 이전의 똥탕시절로 돌아가고 있네요.
희망합니다 고마웠습니다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다만, 전 이번 합당에 찬성했습니다.
이상만을 바라보고 있다가 현실을 놓칠까 두려워서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100% 마음에 안든다고 아예 아니라고 해버리기엔,
이번 대선은 너무 많은 것들이 걸려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열린공천이 언젠가는 확립되기를 희망합니다.
매운맛으로 계속 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혜원의원도 뒤에서 디자인 가지고 욕만 하다 그럼 직접 좀 해보지 그러냐 소리 듣고 뜨끔했는지 뭔가 직접 하시더군요. 그런데 초기 작품하나 말고는 커뮤니티에서 전혀 유통이 안 되는 걸 보면... 그뒤로 만들지 않고 있거나 만들어도 사람들이 막 퍼다나를 만큼 감동이 없는 거겠죠.
욕하는 건 쉽습니다. 포기하는 건 더 쉽고요.
욕먹는 게 더 어렵고, 욕먹어 가면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포기하지 않고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포기한 사람에게 지적 받을 필요 없습니다.
민주당이 180석이면 180명이 다 최강욱일순 없는 겁니다.
열린민주당이 지금 180석이면 그안에 김홍걸 같은 사람 없을 거 같나요? 제가 장담하는데 열린 공천 100%로 뽑으면 사꾸라들은 더 많이 뽑힐걸요?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면 욕만 할게 아니라 직접 뭘 좀 해보시죠. 열린민주당이 창당 초기부터 합당을 생각하고 있었던 걸 잘못됐다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열린공천하는 당을 만들어서 키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떠들기만 하는 사람을 '입진보' 라고 하셨죠. 이건 노회찬급 촌철살인 이었습니다. 본인의 그 명언을 항상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합당을 결정한 건 당원들입니다.
당원들의 결정이 누구를 실망시켰다는 건가요?
: 정의당을 품고 열린당 학살용으로 만든 전략.
: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희대의 똥볼. 삽질.
서로 나누먹으면 되는데 구지 판을 뒤집을 필요 없기때문 입니다
정답은 민주연합 다당제 . 총선 경선 단일화.
이거밖에었고, 몰빵론 아니였으면 열린당 최소 10%이상 지지율로 의미있는 의석수확보
민주주의를 진보시켰을 겁니다.
반개혁행보의 민주당은 200석을 가진들,
국힘당과 나눠먹기하고 개혁은 절대 안할겁니다.
법사위 헌납 날치기때 얼마나 빨리 추진했는가를 생각해보십시요.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뜻입니다.
양당 독점 구도
탈법을 유도하는 법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도한 지키지 못할 액션들이 모여서 민주당이 비판받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도진보가 지키지 못할 이상적인 약속을 하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