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에 (비교적) 대형 3웨이 4 스피커의 자작을 끝내고, 얼마 전부터 스캔스픽 유닛으로만 이뤄진 3웨이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통은 레퍼런스 클럽에서 공제했던 생츄어리 통이라 제가 만들진 않았습니다. 통 제작에 시간을 뺏기지 않으니 오롯이 네트워크 설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네요. ^_^
외모 사진만 올리면 허전하니 별 의미는 없지만 네트워크 사진 하나 추가해 봅니다.

좀 특이한 점은 미드에 들어가는 직렬 콘덴서는 용량이 크다 보니(아마 82uF 인 듯.. 하도 수치를 바꿔대서 마지막 확정값이 잘 기억이 안나네요;;) 상용품에서는 비용 때문에 전해 콘덴서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자작이야 부품에 돈 아끼진 않으니 (^^;) 문도르프 evo와 evo oil이 조합되어서 들어갔다는 점 정도고요.. 모두 2차로 구성했는데 미드의 LPF는 1차로 되어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 상으로는 옥타브당 15dB 정도 감쇄로 2차와 3차의 중간 정도 되는데 이건 유닛 자체의 감쇄와 맞물린 음향학적 차수이고, 회로는 코일 1개만 들어간 1차로 되어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25dB/decade 종횡비로 플로팅된 그래프이며 1/3 스무딩 적용되었습니다. 트위터 높이에서 1m 거리에서 측정됐습니다(캘리된 데이톤 UMM6 마이크 사용). 단, 검정색으로 표시된 역상 그래프는 3.7ms windowing 적용되었고 동시에 1/18 FDW 적용된 그래프입니다. 440Hz와 3k 정도의 COP에서 깊은 딥을 보여주어 COP 대역에서의 위상은 잘 정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향실이 아닌 일반 가정의 방이니 당연히 저음역대에 딥이 있습니다. PEQ는 일체 적용되지 않은 상태이구요. 이 정도 응답특성을 보이면 니어필드 합성이나 무향실에서 측정하면 상당히 평탄하게 나오죠.
사실 저역대의 위상 정렬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트위터/미드의 위상정렬을 맞추는데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8530k와 9900의 2웨이는 이미 알려진 회로도 많고 검증된 조합이라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8530 미드 하단에 HPF가 걸리니까 이게 좀 양상이 달라지더군요. 암튼 이런 저런 시행착오 끝에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았습니다.
위상이 애매하게 틀어진 상태에서 음압 그래프 평탄하게 하는거야 어렵지 않은데, 이렇게 해 놓고 한참 청취해 보니 확실히 제게는 음이 평면적으로 들립니다. 앞뒤 깊이가 잘 느껴지지 않아요. 제 청력 문제로 음의 깊이나 폭을 느끼는데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동일 조건이라 그 차이는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스피커 사용 목적이 거실의 TV에 연결해서 사용할 목적이라 주로 라이브 음악 방송 등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위상 안맞추고 음압만 맞춘 상태에서 들어보면 딱히 소리가 나쁘진 않은데, 현장감이 살지 않고 흥이 나질 않았습니다. 음이 납작(..)하게 들려요. 영상과 함께 보는데 음이 입체감 없이 평면적으로 들리는 건 큰 문제라서 고심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적당히 무대감 있게 들립니다.
뭐 소리 경향은 전형적인 스캔스픽의 페이퍼 유닛 소리구요. 저음 풍성하면서 멍청하거나 풀어지지 않고, 적당히 따뜻한 느낌 나고 보컬도 적당히 듣기 좋게 들립니다. 9900 트위터의 살짝 쌉싸름한 느낌도 잘 살고요. 오디오적 쾌감은 크지 않은데 편하게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애초에 설계 의도도 그랬던지라 결과물은 만족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냥이들이 훼방놓은 것만 빼놓고요. ㅎㅎ..

(두 녀석이 정말 쉴 새 없이 훼방을...)
냥이들의 눈빛에서 곧 발톱이 꼽힐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