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중화민국 4개안 전국 국민투표 최종결과
제17안 제4원전 상업 발전 재개 찬반 투표(투표율: 41.09%)
반대한다(중도좌파, 민주진보당): 426만2451표, 52.84%
찬성한다(중도우파, 중국국민당): 380만4755표, 47.16%
반대한다 5.68%p차로 승리
제18안 락토파민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찬반 투표(투표율: 41.09%)
반대한다(중도좌파, 민주진보당): 413만1203표, 51.21%
찬성한다(중도우파, 중국국민당): 393만6554표, 48.79%
반대한다 2.42%p차로 승리
제19안 국민투표 정기선거와 동시 시행 찬반 투표(투표율: 41.08%)
반대한다(중도좌파, 민주진보당): 412만0038표, 51.04%
찬성한다(중도우파, 중국국민당): 395만1882표, 48.96%
반대한다 2.08%p차로 승리
제20안 타오위안 천연가스 수신소 이전 찬반 투표(투표율: 41.09%)
반대한다(중도좌파, 민주진보당): 416만3464표, 51.63%
찬성한다(중도우파, 중국국민당): 390만1171표, 48.37%
반대한다 3.26%p차로 승리
20년 8월 15일 치러진 대만 가오슝 시장 보궐선거 최종 개표 결과, 지난 2018년 전국지방선거에서 한궈위 국민당 후보에게 9.07%p차로 예상 밖 역전패를 당했던 천치마이 민주진보당 후보가 무려 45.13%p차로 초압승하며 설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지난 20년 6월 6일 치러진 주민소환투표에서 지난 대선 후보였던 한궈위 가오슝 시장이 압도적인 파면 찬성에 의해 탄핵을 당한 것의 연장선으로, 중국 국민당의 암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만은 전체 유권자 중 25% 이상이 파면에 찬성할 경우 해당 지자체장을 탄핵할 수 있으며, 해당 투표에서 찬성이 전체 유권자의 40%를 넘김에 따라 파면이 확정)
한궈위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외성인 출신에 국민당 소속으로 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에서 기적적인 역전승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대머리 등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마케팅과 대중주의적 주민친화 공약들이 주효했습니다.
그러나 당선 직후 시정에 집중하지 않고 몇 달 만에 곧장 대만 총통 선거에 뛰어들면서 가오슝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선거운동 기간동안 총통 직무를 가오슝에서 보겠다고 하고 대만의 명산마다 국기를 죄다 달겠다고 하는 등 논란 발언을 지속하면서 한궈위 시장에 대한 불신이 점차 퍼졌습니다.
이러한 집중전략에도 불구하고 총통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나비효과로 친중파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결과적으로 대 중국 강경론을 펼치던 차이잉원 총통에게 20%p차 가까이로 참패하면서 시정 방기 논란이 심화됐습니다.
이에 가오슝 내 반대파 측에선 총통 선거에만 정신 팔려서 시민들은 뒷전이었다며 주민소환운동을 전개, 투표 시행 요건을 채우며 선거가 치러진 것입니다.
탄핵 투표 결과로 한궈위 시장은 대만 역사상 최초로 주민 소환된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그리고 국민당 측은 나쁜 선례가 생김에 따라 이후 선거에서 가오슝 등 민진당 텃밭을 노리는 게 매우 힘들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궐선거 직전 대만 민주화의 일등 공신이자 대만 독립론의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리덩후이 전 총통이 별세함에 따라 민주화에 기여하고 현재 대중 강경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민진당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습니다.
게다가 차이잉원 총통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 대응이 전세계적인 극찬을 받으면서 국민당의 활동여지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마잉주 전 총통이 중국과 전쟁이 터지면 미국이 개입하기도 전에 무조건 진다고 발언하면서 가뜩이나 커진 국민당의 친중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는데다, 국민당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여럿이 중국 간첩혐의로 기소되고 리메이전 국민당 후보의 석사논문 표절 논란이 터지면서 역대급 참패를 당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2년 전국지방선거와 2024년 총통 및 국회의원 선거 역시 국민당에게 극도로 암울해질 전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수를 써서라도 친중 이미지를 떨쳐내는 것만이 살길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20년 초중반만 해도 완벽에 가까운 코로나 사태 대응으로 전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지율이 20년 12월 여론조사에서 갑자기 10%p나 폭락하였습니다.
당시 코로나 대응 평가는 76%로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나, 높은 경제성장률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불황 우려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게다가 유럽, 중국 등에서 사용이 금지된 락토파민(성장촉진제, 지방 감소/단백질 증가 효과) 사용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승인 결정이 중도층의 긍정평가 철회를 이끌어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잉원 정부가 미국의 친-대만 노선 반대급부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태국 일반특혜관세(GSP) 철회 등에 압박을 받은 나머지 시장 개방에 나섰으나, 국민적 반발이 생각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긍정평가가 8%p 앞서고, 여당인 민주진보당 의뢰 긍정/부정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훨씬 높은 60.9% 지지율을 굳건히 지키는 중이지만, 재선 이후 거의 처음으로 약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민당 등 야권에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게다가 대만의 방역을 뚫고 코로나 변이가 확산되면서 백신 국공합작이라도 고려하라는 야권의 맹비난이 쏟아지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 미도착으로 저수지 밑바닥이 드러나며 용수 고갈 사태가 벌어지고, 정전 사태 발생으로 차이잉원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해당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습니다.
그러자 야권에선 탈원전 정책과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 허가를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며, 2018년에 지방선거와 함께 탈원전 반대와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관련 국민투표를 내세우며 정치적으로 재미를 봤던 전략을 다시금 빼 들면서 12월 18일에 핵심 쟁점 4가지를 놓고 국민투표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3자 대결이 치러진 18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시정 초반에 비해 범록연맹 측과 점차 거리를 두게 된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대만민중당이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청년 무당층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민진당의 지지기반을 갉아먹어 갔습니다.
이 와중에 중화민국 국민당은 21년 9월 25일 주석 선거를 치르기로 했으며, 선거 종반에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의 통일을 강력히 주장하고 양안무력 충돌을 결사 반대하는 친중파 장야중 쑨원학교 교장이 대륙시절 국민당과 중화민족에 대한 관념이 강한 퇴역 군인 출신 당원들을 중심으로 대거 지지를 받으며 국민당 경선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었습니다.
그러나 친중파가 당선될 경우 홍콩 탄압 이후 반중 여론이 매우 강해진 대만 여론과의 괴리감이 극대화되어 앞으로 수십년 간 국민당이 집권은 꿈도 못 꾼다는 우려가 강해지자, 2016년에 차이잉원과 맡붙었던 주리룬 전 주석이 막상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13.19%p차로 싱거운 승리를 거두며 끝났습니다.
이후 야권은 4개안 국민투표 전부 가결을 목표로, 민진당 등 여권 범록연맹 측은 4개안 국민투표 전부 부결을 목표로 하며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습니다. 선거 캠페인 초반엔 악화된 차이잉원 정권에 대한 여론을 기반으로 전안 통과도 불가능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 데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락토파민 안건은 뒤집기가 매우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국민당의 귀환에 불안감을 느낀 민진당 지지층 집결과 함께 강경 독립파도, 그렇다고 통일주의자도 아닌 대만의 독립적 민주정 수호 우선주의자 차이잉원 정권의 안정적 현상 유지를 바라는 중도층이 움직이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4개 안건 모두가 초접전 구도가 형성된 것입니다.
마침내 12월 18일 선거일이 되어 국민당 텃밭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던 끝에 투표함 뚜껑을 열어본 결과, 4개안 모두 접전 끝에 부결처리가 나며 민진당과 차이잉원 정부의 실질적인 압승으로 끝나게 됐습니다.
이로써 민진당 측은 내년 지방선거전에 있어서 국민 여론 우세 확인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였습니다. 반대로 국민당은 한궈위 등이 정치 재개를 암시하며 유리해진 인터넷 여론에 힘을 얻어 지방선거 전 정치지형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4개안 전부 패배하면서 오히려 상당한 내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투표 직전 대만의 몇 안 되는 수교국이던 니카라과가 단교하고 온두라스에선 친미 우파 쿠데타 정권 세력이 대선에서 패하며 당선이 확실시된 좌파 후보가 대만 단교 및 중국과의 수교를 천명하며 외교적 돌발 악재가 발생하였지만, 오히려 투표에서 민진당 측이 승리하며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더 이상 92공식 기반 중국 우호 국민당 노선이 차이잉원 외교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됐습니다.
지역들 중에서도 타이베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50% 육박) 속에서 여러 타 대도시에 비해 반-민진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4개안 모두 가결이 우세했지만, 결국 전국의 대세를 뒤집지는 못하며 대만민중당의 영향력 확대전략에 있어서 새로운 과제를 안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제도적으로도 시행되기 쉽게 되어 있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도 이슈들에 대한 전국민 여론을 묻는 투표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의사결정 기득권자들이 양보를 해야하는데 그런일은 없을듯...
여론이나 지지율이 비교적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네요
여기는 나라를 말아먹을뻔해야 겨우 51대 49쯤 나오는데요
대만 힘내! 중국에 먹히지 말라구요
매번 보지만 놀라워요.
한 두 나라도 아니고
너무 쉽게 이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Vollago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소지가 금문도로 되어있으면 진짜 거기로 가서 투표합니다 ㅎㅎ
저는 여기 머문지 거의 만11년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