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젊은 시절엔 멋있는 언론인이었으나 정체되면 꼰대화가 되는 그런 경우일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그런 생각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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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론>
"야. 너희들 솔직히 그거 밥그릇 싸움 하는 거잖아!"
2013년 어느날이었다. 손석희씨가 <한겨레> 기자에게 전화로 항의하듯 쏘아붙였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그걸 옆에서 지켜보았다.
'언론인들이 종편 출범에 반대하며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손석희씨가 JTBC 사장으로 가는 것이 온당하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으로 기억한다.
놀라웠다. '내가 알던 손석희가 저 사람 맞아? 어떻게 종편 출범에 대한 언론계의 우려에 대해 겨우 저정도 천박한 인식을 하고 있나?'
생각해보니, 나는 손석희를 안 적이 없었다. 아니, 언론계에서 그의 성향과 속내를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손석희는 포장되어 있었고, 포장지는 늘 그럴 듯 했고, 또 손석희라는 콘텐츠 자체가 나쁘지도 않았다. 포장지를 함부로 뜯기엔 너무 예뻤다. 그래서 제대로 그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들어본 이도 별로 없고, 딱히 비판적으로 바라볼 이유도 없었다.
그냥 손석희는 언론계에서 이미지 좋은 신화처럼 존재해도 썩 나쁘지 않았기에 언론계가 '내버려둔 채' 그렇게 존재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손석희씨가 <JTBC> 사장으로 옮겨간 뒤 내가 비판적 시선으로 그를 검증하듯 지켜본 것이.
그러나 그는 <JTBC>로 가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앵커였다. 국정농단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등에서 확실히 <JTBC>의 보도는 괜찮았다.
딱히 비판할 건 없어보였다. 다소 오바스러운 알파잠수함 김종인 대표의 인터뷰나, 서해순 검증 인터뷰, 그리고 안희정 비서 인터뷰 등이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다른 종편 뉴스들보다는 훨씬 점잖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손석희라는 포장지가 워낙 예뻐서 뭐라고 나서서 비판할 엄두가 안났다는 게 더 맞는 말일까.
'굳이 뭣하러 손석희를 비판하나. 나도 취재하기 바빠죽겠는데. 내가 집중해서 비판할 적폐 언론인들은 따로 있다.' 그렇게 손석희라는 언론인에 대한 비평을 나도 계속 방기해버렸다.
그러다가 손석희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2019년 그는 이른바 조국 정국 때 혼란스러워했다.
검증 안된 검찰발 뉴스들을 <JTBC>도 무차별적으로 내보냈다. <한겨레>도 똑같은 짓을 했기에 손석희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중은 적잖이 실망했다.
그러다 조국 장관이 사퇴했던 그날 밤 손석희씨는 앵커 브리핑에서 ''피 묻은 셔츠는 이제 그만 넣어두자"는 주장을 했다.
나는 기겁을 했다. '뭐지. 저 허무한 양비론은?' 손석희씨는 '윤석열이 일으킨 검란 사태'를 그냥 '조국 VS 윤석열' 의 대립사건 정도로 보는 듯 했다. '이제 어느 한쪽이 싸움을 멈췄으니 대중들도 촛불을 그만 들라'고 한심한 논평을 하는 듯 보였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손석희여 돌아오라!"고 손팻말을 들었지만 나는 그들에게 '손석희는 변한 게 아니라, 원래 저정도의 언론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나중에 파악한 것이지만 언론단체들 사이에서 손석희에 대한 평가는 대충 나와 비슷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다만, 굳이 겉으로 긁어부스럼 내듯 떠들지 않았을 뿐.)
손석희씨가 지난주 <MBC>(시선집중)에 출연했다. 반가운 마음에 라디오를 귀기울여 듣는데(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손석희를 싫어하지 않는다. 내가 존경하는 부류가 아니라는 것 뿐이다) 그는 조국 정국 때의 소회를 밝혔다.
실망스러웠다. 그는 "당시 굉장히 괴로웠다"고 말은 하면서도, 그냥 조국 장관을 향해 "그 때 그게 꼭 최선이었냐"고 묻고만 마는 것이었다. 여전히 그는 2019년의 검란 사태를 '조국 VS 윤석열'의 대립 사건처럼 바라보는 기계적 양비론에 멈춰 있었다.
집안에 강도가 들었다 치자. 집주인에게 칼을 휘둘렀다. 집주인은 강도를 제압하기 위해 몸을 부대끼며 싸웠다. 상처를 입었다. 강도는 끝내 집을 털었고, 집주인은 피를 흘린 채 병원에 실려갔다. 그때 동네 사람들이 심판자처럼 나타나 "그 때 꼭 그게 최선이었냐"고 피해자에게 물었다 치자.
이게 말이 되는가? 엄연히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는 사건인데, 가해자를 비난하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피해자한테만 질문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손석희씨는 딱 그런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왜 유독 윤석열에게는 2019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질문을 하지 않는가? 왜 늘 우리 사회는 조국에게만 '너 왜그랬어?'라고 묻느냐는 것이다.
조국은 검찰개혁을 하려다 멸문지화를 당했다. 검찰개혁은 국민의 주문이었지, 무슨 조국 가족의 영리활동이 아니었다. 그런데 윤석열은 검찰총장 지위를 남용해 조국 가족을 탈탈탈 털어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조국 가족은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윤석열 가족은 그 일로 무슨 피해를 입었지?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도 조국한테만 '너 왜 그랬어? 그게 최선이었어?' 하고 자빠졌다.
추측하건데, 손석희는 뉴스룸에 앉아 <JTBC> 법조팀이 가져다주는 오염된 검찰발 정보들 속에 파묻혀 있었고, 지금까지도 그런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의 지혜를 깨닳으려면 실천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언론인으로서 나는 이말을 이렇게 이해한다.
'기자가 중용의 지혜를 깨닳으려면 현장 취재 경험이 많아야 한다'고. 책상에 앉아 남이 가져다 주는 정보들만 취합해 심판자처럼 팩트 해석을 하는 데 길들여진 언론인은 기계적 양비론에 빠지기 쉽다.
손석희는 좋은 언론인이지만 현장 취재 경험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살벌한 취재 현장에 떠다니는 혼잡한 정보들을 헤집고 다니며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극복해온 기자들은 확실히 '책상형 기자'들과 차이가 난다.
현장형 탐사보도 기자인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와 손석희를 비교하면 금방 무슨 차이인지 알 것이다. 나는 강진구 기자의 모든 글과 보도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의 취재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았기에 일단 그가 수집한 팩트에 대해 신뢰는 하고 본다. 손석희가 가끔 결정적인 순간에 양비론 따위에 빠지는 게 이런 '취재 경험의 결함' 탓이 크다고 본다.
손석희씨가 뉴욕특파원으로 간다고 들었다. 기왕 취재 경험을 쌓기로 한 것이니 신입기자처럼 돌아가 혹독하게 취재훈련을 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그럼 그는 분명 더 진화한 언론인이 될 거라 믿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가운데 서는 게 중립이 아니라, 어디가 기울어졌는지 살벌하게 들여다보고 기울어짐을 바로잡는 게 중립(중용)이라는 것을 그가 깨닫길 바란다.
건투를 빈다.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선물'같았던 포장지여!
심상정도 젊은시절엔 반짝였으나 지금은 퇴물의 노역만 가득합니다.
자진이 내는 빛이라고 착각한듯합니다.
손석희도 지 밥그릇 찾던 언론인 아녔나요??
저 위치에 있으니 안전한 발판만 찾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패기는 사라진지 오래...
해외에서 놀다오라는 특파원.
손석희 정도면 그나마 좀 나았던 언론인이라는 게 한국언론의 비극이기도 합니다.
유독 검찰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지요.
기득권에 있은지 오래니 충분히 가능한 추론입니다.
허재현도 잃을 게 없으니 더 예리해졌어요.
오히려 부패와 타락하지 않는 이가
매우 드물다고 봅니다.
내가 잘해도
다른 사람이 반드시 타락합니다.
인간이 5명 모이면
그 중 반드시 1명은 쓰레기가 있다는
만화책 대사가 유명한 것 처럼
반드시 나옵니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그 모든 지배 방식은 그래서
글러먹었습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기대할까요?
명성은 지혜를 가립니다.
서울경제에서 경향신문으로 이직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울부짖으며 옷깃을 잡고 다시 앉히며 호소합니다.
그 순간 다시 앉으며 손씨가 지었던 표정은 아직도 기업납니다.
그 싸늘하고 귀찮아 하는 표정을 티비화면으로 보고 생각을 달리했죠.
MBC나와서 손석희급이 뉴스타파에 가는 걸 상상해봤습니다만 최승호는 그럴것 같았지만 멀끔한 그는 안그럴 것 같더군요.
그런 자리가서 혜택받으면
몇이나 변절하지 않을까요
그냥 변절을 기본으로 생각하면
인간사 생각하기 편합니다
5년전에 역할을 충분히 했습니다.
지금 역할을 하지못하고 있다고..
질책할것까지는 없지 않을까요?
아뇨. 언론인은 그래서는 안됩니다. 까방권은 연애인들에게만 적용합시다.
손석희는 원래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변했다고 해도 그쪽으로는 쳐다 보지 않겠습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공과는 다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꼰대 1인 추가요!ㅜ.ㅜ
https://n.news.naver.com/article/006/0000103955
기레기들이 다 거기서 거기죠. 팩트 왜곡의 달인들yo.
일제때나 지금이나 어려운가봅니다.
말그대로 포장지만 그럴싸 하게 살아왔던것 맞습니다.
소싯적의 영웅적 행동들은 과거 민주화운동으로 경력쌓고 저쪽 보수쪽으로 돌아앉은
야비한 족속들과 별반 차이없는거겠지요.
국정농단 정국에서 결정적인 아이템이었던 태블릿이 너무나 부자연스럽게 튀어나왔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잘도 이용됐습니다.
최순실을 축출하고 박근혜를 제압하여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일종의 쿠데타가 모의되었고 윤석열도 손석희도 그 팀을 돕는 자들 중에 하나이지 않았을까?
박근혜의 반응이 너무나 늦었고 엉뚱했기에 정권 교체까지 되버리는 재앙을 맞이했지만
그렇기에 차기 정권은 당연히 그들이 차지해야 하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에 어떤 식으로든 치명상을 입혀야 했던 것이지 않을까? 검찰 개혁이란 것 경우에 따라서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대놓고 일을 벌려야 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망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공이 아직 더 큽니다.
MBC 노조 파업 주동자로
일신이 구속수감되었던 젊은이
MB바그네정권에서
정권 찬양에 바쁘던 메이저 언론에서는
유일하게 국정원 댓글과 세월호 참사를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던 언론인
그리고 뉴스룸에서 동년배 노회찬 의원을
기억하고 슬퍼하던 사람
모두 손석희의 선택이자 모습들이고
여태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한결같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죄의 종류가 다릅니다.
살인과 성범죄는 남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거고... 마약은 자기자신에게 해를 끼치는거라서..
궁색한 사과라도 한마디 듣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려.
공감가는 부분들이 있네요.
새누리당과 정치인 홍준표가 대놓고 jtbc 비난하는 것 과 일반인이 게시판글에 jtbc 비난하는걸 같은 레벨인양 비교하며
jtbc가 양쪽에서 비난받는 언론사 인양 방송하는것을 보고.. 이건 아닌데 생각이 들더군요..
고 이영희 선생의 말씀처럼 '언론은 애국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찾고 보도해야 하는 거야'..
욕은 안할겁니다.
그리고 세월호때 진실을 전하려 했던건 정말 칭찬합니다.
특히 특정 문제에 관해서 기울어지다 못해 아주 편형된 보도를 했죠....
손석희는 말할것도 없고
당시 김어준한테도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걸 쓴 허재현부터가 더 문제일텐데. 게다가 평소 손석희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나 싶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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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부분때문에 이 글이 마뜩잖습니다.
손석희에 대한 실망감과 미움에 가까운 배신감은 저 역시 가지고 있지만
허재현 기자의 개인적인 범법사실은 둘째치더라도
당시 한겨레 소속이었던 허기자가 조국 문제로 손을 까는 건 웃기는 일이예요.
대중이 손석희에 대해 실망했다면 한겨레에 대한 실망감도 그에 못지 않다는 걸 인정을 못하나봅니다.
손석희를 딱히 믿었던 건 아니라 그리 섭섭한 마음도 없어요.
나이 65에 특파원 간다고 새로 뭘 배워서 다른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 드네요.
물론 아직도 종교로 마냥 믿는 분들도 보이지만...이게 대문에 걸리다니..ㄷㄷ
허재현이 한겨레에 대한 통렬한 비판, 자신의 과거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있기 전에는요.
다른사람 비판하기는 쉽죠..
그냥 행동을 지지하거나 비판하거나 하면될 뿐이죠.
우리에게 기자들역시 도구 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