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아내한테 사이즈 큰 아이패드 사주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10쩜 몇인치짜리 작은 아이패드를 받았는데요.
제꺼로 전환하려고 이것저것 지우고 깔고 하다가 와이프가 저장해놓은 웹사이트랑 접속 아이디, 패스워드를 봤는데요. (물론 이러면 안 되지만 보이는 걸 어떻게 합니까... 그 놈의 호기심)
가장 큰 충격은 호빠 어쩌고 하는 어디에 가입했더군요. 로그인해보니 뭐 별건 안 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만. 또 10년 이상 같이 산 경험으로 그런데 용감하게 갈 타입도 아닌 것도 알고요. 호기심으로 가입했나 했습니다.
다른 충격은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알려드릴 것은 아내가 웹툰을 굉장히 좋아하고 저는 광수생각 이후로는 웹툰을 본 적이 없습니다.
평소에 TV앞 소파에 앉아있을때에 아내가 핸드폰 만지작 거리면 제가 "xx아 뭐해?" 이러면 인스타 보고 있거나 웹툰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웹툰 보고 있구나 했는데...
오늘 아이패드에 보니 레×코믹스 가입이 되어있더군요. 자연스레 로그인해보니 거의 8할이상은 BL물을 봤더군요. 10년 가까이 BL물이란 BL물은 다 본 듯 합니다.
처음에는 뭐랄까 알 수 없는 배신감? 실망감이 느껴져서 손이 좀 차가워지더군요.
내가 아내를 몰라도 진짜 몰랐구나 이런 생각과 동시에 호빠까지 찾아본거면 이미 현실에까지 침투한건 아닌가 하면서 걱정이 되더군요.
물어보기도 뭐하고 몰래 로그인한거가 들키면 난리가 날텐데 그래서 일단 가만히 있습니다. 뭐 저도 몰래 야동보는데, 일종의 판타지겠지 하면서요. 하 근데 이게 계속 머리 속을 맴도네요.
연차가 있는지라 겨우 의무방어를 하며 살아가는데 좀 귀찮아하면 예전에 한 번 저보고 혹시 게이 냐고, 본인은 잘 모를 수도 있다고 검사 받아보라고 까지 하고, 또 게이여도 버리지 않을꺼고 존중해줄 수 있다고 몰아가서 제가 똥같은 소리하지 말라고 화냈는데... 내가 게이이길 바라는거였던건가? 라는 망상까지 떠오르네요.
여자들이 BL물 좋아한다 좋아한다 여러번 그런 글 봤지만 저희집에 당사자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왠지 배나온 아저씨라서 아내가 더 판타지를 찾는 것일 수도. 피차 마찬가지이지만요.
이 나이 먹고도 이런거에 충격받고 아직도 충격에 가시지 않아 차가운 손으로 뻘글 남기고 갑니다.
모두가 행복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이제 함께 판타지를 즐기실 시간입니다. 읭?
열심히 운동하시고 부부생활을 즐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같은 결로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BL은 BL, 야동은 야동이죠.
동성연애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건가요.
환타지는 환타지일뿐이죠 ㅎㅎ
네 배려도 배려고 시간이 지나니 서로 너무 침해하지 않고 또 대충 눈치봐도 뭐가 불만인지 알고 그러니까 이런것도 괜히 제가 말꺼내면 본전도 못찾게 될걸 알아서요. 오히려 저에 대한 배려랄까요.ㅎㅎ..
비엘이든 뭐든 충분히 보실 수 있어요.
사람 마다 판타지라는 게 있잖아요.
남자분들도 야동 볼 때, 자기 취향에 맞는 거 찾아서 보잖아요.
아주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됩니다.
대신 빠이팅하셔야 할 듯 합니다 ㅋㅋㅋㅋ
그냥 평가하지 마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