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일본 중의원 선거 최종결과(투표율: 55.93%[+2.25]/지난 총선 대비)
자유민주당(중도우파-우익, 개헌파): 34.66%(+1.38), 261석(-23)
입헌민주당(중도-중도좌파, 호헌파): 20.00%(+0.12), 96석(+41)
일본유신회(우익, 지역주의, 개헌파): 14.01%(+7.94), 41석(+30)
공명당(중도우파, 창가학회, 개헌파): 12.38%(-0.13), 32석(+3)
일본공산당(좌익, 사회주의, 호헌파): 7.90%(-0.65), 10석(-2)
국민민주당(중도-중도우파, 개헌파): 4.51%(+4.51), 11석(+11)
레이와신선조(좌익, 진보주의, 호헌파): 3.86%(+3.86), 3석(+3)
사회민주당(중도좌파-좌익, 호헌파): 1.77%(+0.08), 1석(-1)
NHK당(단일 이슈 정당, 반NHK 성향): 1.39%(+1.39), 0석(=)
기타 정당/무소속들: 7.42%(-18.50), 10석(-62)
개헌 여당: 47.04%(+1.25), 293석(-20)
호헌 야당: 25.63%(+3.41), 110석(+41)
개헌 야당: 18.52%(+12.45), 52석(+41)
집권 제1여당 자민당 261석 확보하며 압승
연립 여당 자민-공명 293석 확보하며 압승
호헌 야권 110석에 그치며 대참패
일본유신회 41석 확보하며 대선전
전체 의석: 465석
과반 의석: 233석
안정 다수 의석: 244석(하원 내 모든 상임위원장 독점 및 모든 상임위 위원 절반 확보)
절대 안정 다수 의석: 261석(하원 내 모든 상임위원장 독점 및 모든 상임위 위원 과반 확보)
중의원 개헌안 발의 및 참의원 법률안 거부권 무력화 의석: 310석
2017년 총선 희망의당(-->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 17.36%, 50석
지난해,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필두로 한 자민-공명 일본 내각은 크루즈 장기 격리, 아베노마스크와 같은 여러 논란을 일으킨 정책과 고 투 트래블과 같은 잘못된 캠페인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 폭발 때문에 지지율 폭락이 이어지며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후 총리 교체와 문제되는 캠페인들을 취소하고 대대적인 검사와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지지율 문제가 일부 해소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내적 중도, 대외적 강경 우파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나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 같은 지역 기반 정당 유력 인사들이 떠올랐습니다.
오사카부지사가 소속된 일본유신회는 20년 11월 오사카 주민투표를 통한 오사카도 구상 통과가 무산되고 오사카 내 감염이 확산되면서 책임론이 커지며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획득하는 것엔 실패했지만,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평화헌법 개헌 야권의 거두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7월 치러질 도쿄도의회 선거에선 기존 여당이자 소속정당인 도민퍼스트회와 미묘하게 거리를 두면서 차후 자민당 입당을 통한 총리루트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토사구팽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미 17년 총선에서 야심차게 창당한 희망의 당이 호헌 야권 배제 발언과 고이케 불출마로 인한 시민들의 실망 때문에 사실상 참패하자, 즉각 손절하며 대규모 탈당 사태를 촉발해서 일개 정치단체로 전락해버린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17년 희망의 당 창당으로 인한 전국 노선 충돌과 도정 운영을 두고 벌인 대립으로 인해 공명당과의 지역 단위 연정도 붕괴되며, 여소야대 구도 발생뿐만 아니라 창가학회 고정표도 상실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풀뿌리 지역 정당이던 도쿄생활자네트워크도 연정에서 떠나갔습니다.
한편, 기존 제1야당이었던 민진당에서 탈당한 호헌 야권은 17년 총선에서 에다노 유키오의 입헌민주당을 필두로 기사회생 하는데 성공했으며, 이후 희망의 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국민민주당(대표 등 일부는 분당 후 재창설)과 오자와 이치로, 노다 요시히코 같은 여러 야권 군소정당과 무소속들을 흡수하며 중의원에서만 110석이 넘는 확고부동한 제1야당 위치를 굳혔습니다.
공산당 역시 풀뿌리 고정표를 중심으로 나름의 입지를 굳혀 나갔으며, 야마모토 타로의 레이와 신센구미 또한 19년 참의원 선거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2020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도 상당한 고정표를 보이며 차후에 대한 기대를 올렸습니다.
반면, 한 때 제1야당이기도 했던 사회민주당은 친북논란으로 인한 하락세를 아직도 이겨내지 못하고 존재감을 급속도로 상실한 끝에 소속 정치인들이 입헌민주당 등으로 탈당하며 존폐 위기에 몰렸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4월 25일 양원 재보선이 벌어진 결과, 3곳(중의원: 홋카이도 2구/참의원: 나가노, 히로시마) 모두 호헌 야권 후보들이 전승을 거두며 스가 내각을 위기로 몰아갔습니다. 이 중 두 곳은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비리 및 부정선거 연루 혐의로 인해 벌어진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코로나로 인한 입헌민주당 의원 사망이 원인이었던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선거 책임론을 명분으로 홋카이도 공천을 포기하고 집중했던 텃밭 히로시마 마저도 4.43%p라는 적지 않은 격차로 패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야권 연대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자민-공명을 합쳐도 과반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가 내각은 조기 총선 카드를 함부로 쓰지 못하게 됐으며, 7월 4일에 있을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일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고이케 도정에 대한 공세를 펼치던 자민-공명 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자, 자신감을 얻은 스가 내각은 올림픽 유관중 개최를 강행하며 가을 총선에서의 상승세를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도쿄 도의회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도민퍼스트회가 출구조사에서의 대선전에 기반하여 31석으로 기존 예상치의 더블스코어로 대선방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반면에 단독 60석까지도 내다봤던 자민당은 40석은커녕 고작 33석에 그치며 한 때 제1당마저 실패할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이는 자민당의 도쿄도의회 선거 역사상 둘째가는 참패입니다. 심지어 도쿄의 대표적 부촌인 시나가와에선 무리한 공천으로 자민당이 전멸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엔 고이케 지사의 막판 지원 유세와 정부의 백신 배부가 원활하지 못한 것에 의한 불안감, 올림픽발 확산 우려, 감염 폭발의 최대 책임자인 스가 내각보다는 낫다는 부동층 도쿄도민들의 결론, 폭우와 자민당 연성 지지층 이반으로 인한 낮은 투표율, 그리고 아소 부총리의 고이케 도지사 입원 당시에 자업자득 운운하는 망언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공명당은 출구조사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전원 당선 불가 가능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던 창가학회발 조기 투표가 출구조사에서 크게 반영되지 못한 사전투표에서 쏟아지면서 전 후보 당선이라는 대성과를 거두며 연립 정당인 자민당과는 달리 이번 선거의 확고부동한 승자가 되었습니다.
호헌 야권으로 분류되는 공산당과 입헌민주당은 한 때 여론조사 선전에 기반하여 2, 3위를 노렸으나 도민퍼스트와 공명당의 예상 밖 대선전 때문에 의석수가 크게 늘어난 4, 5위에 그침에 따라, 차후 총선에서의 선거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과제가 생기면서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을 갖고 선거전을 마치게 됐습니다.
반면에 레이와 신선조는 야마모토 타로 당대표의 인기가 떨어지며 전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되어 호헌 야권 내에서의 지분 하락과 표 갈라치기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려워졌습니다. 레이와 신선조와 함께 19년 참의원 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타치바나 타카시의 폭풍의 당(구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역시 이번엔 별다른 성과를 내진 못했습니다.
개헌 야권으로 분류되는 일본유신회 역시 오사카에서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도쿄 중도층의 대안 자리를 두고 도민퍼스트와 경쟁한 끝에 아쉬운 성적표와 확장성 문제라는 고민거리를 안고 가게 됐습니다.
총선의 전초전 격인 재보선과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가 이렇게 됨에 따라 도의회 연립 과반에도 실패한 스가 내각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으며, 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 대한 자민당 내 우려가 높아진 나머지 총리교체론이 대두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각종 선거(16-17 도쿄도 선거 제외)에서만큼은 연전연승을 거두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방면에서 비교하며 스가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의 “올림픽 반대파는 반일주의자” 발언 등이 자민당으로부터 중도층을 멀어지게 했다는 역공세도 나왔습니다.
그로 인해 스가도 아베도 아닌 자민당 내 차기 총리 대신 후보군으로 시민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기시다 후미오 등이 주목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반면에 선거 최대 승자 중 하나가 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호헌 야권과 자민당 모두에 불만을 품은 보수파의 대안으로 재부상하며 그 존재감이 확고해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7월 18일 치러진 효고현지사 선거에선 자민당 중앙당과 일본유신회의 지원을 받은 사이토 모토히코 후보가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지원을 받는 부지사와 공산당 지원 후보를 두 자릿수 차 이상으로 여유롭게 누르며 일부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당선자가 유신회 성향이 더 강한 편인 데다, 자민당 지역당 다수파는 오히려 중앙당의 후보 지원 결정에 반기를 들고 부지사 편에 섰으며 현 의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되어버리는 등, 자민당 중앙과 지역 사이의 균열이 드러나버렸습니다.
이러는 사이 올림픽 시즌이 다가오자 스가 총리는 마침내 출구가 보인다며 방역 상황 호전과 유관중 올림픽을 호언장담했으나, 코로나 감염 악화로 올림픽 직전에 갑작스럽게 도쿄에 4차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무관중 올림픽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사태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기대했던 일본 국민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교도통신(35.9%)과 ANN(29.6%), 아사히(31%),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30%)에서 스가 내각 출범 이래 최저 지지율을 찍었으며, 지지통신 여론조사(29.3%)에선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이래 사상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하는 등, 민심이반이 극명히 드러나며 총리 조기 교체론이 떠올랐습니다.
가을엔 반드시 중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올림픽과 같은 거대 행사가 더 이상 지지율 반전의 계기만이 아닌 감염 폭발로 인한 민심 악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야권의 표면상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샤이 야권표 출몰 확률이 높아지면서 자민당 단독 과반을 가리키는 경우의 수는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공명당이 과반 확보 캐스팅 보트를 쥐어 내각에 여러 대신을 배출하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자민-공명 과반도 실패할 경우 유신회가 중의원 과반을 좌지우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회의론자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올림픽 개최에도 불구하고 대회 초반엔 민심의 반향이 나타나지 않아서 오히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개회식 직후인 7월 23-25일 진행된 닛케이 조사에선 내각 지지율이 9%p나 폭락하며 또다시 집권 이래 최저치를 갱신하고 말았습니다.
일본 대표팀이 성과를 거둔 대회 후반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스가 총리는 총선 직전 선수교체를 종용하는 당 내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폐막식 직전까지 일본 출전 선수들의 분투로 메달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올림픽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의견이 호의적으로 바뀌었으나, 스가 내각에 대한 평가는 올림픽 중 감염 확산 등에 의해 오히려 싸늘해지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가속화됐습니다.
그 결과 JNN조사에서는 무려 10.1%p나 폭락하며 30%대 지지율이 붕괴 직전에 몰렸으며, 아사히 조사에서는 20%대로 추락하면서 스가 총리 연임에 대한 지지의사를 재차 밝힌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니카이, 이시바)과 국민여론 간의 괴리감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ANN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3.8%p 하락하며 25.8%까지 떨어지게 됐습니다.
이후 8월 22일 치러진 일본 인구 제2도시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도 스가 총리의 최측근이던 8선 의원 오코노기 하치로(가나가와현 제3구)가 야권 후보에게 무려 두 자릿수 차 이상으로 패하면서, 결과가 일찌감치 정해진 것처럼 보였던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지각변동의 기미가 보이는 중입니다.
야마나카 다케하루 후보는 한 때 이지메 과거사 논란이 일면서 위기를 겪었으나, 지역 시립대 의학부 교수로서 일하며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구에 종사했던 경력을 강조하여 코로나 사태 대응력에 관한 시민들의 믿음을 사는데 성공하고, 야권 지지층(입헌민주당-공산당-사민당+a)의 대대적인 결집을 이끌며 값진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아베와 친하던 하야시 후미코 요코하마 현직 시장이 자민당 일부의 지지를 받아 따로 출마한 것에 이어, 유신회 출신의 우파 시장 후보가 두 명(전직 나가노현지사, 전직 가나가와현지사)이나 따로 나온 것도 표 분산에 결정적이었습니다.
결정타로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 리조트 요코하마 유치에 자민당이 지속적으로 찬성해온 것이 역풍을 일으켜, 54%에 달하는 카지노 반대측이 야권연합 후보에게 대대적으로 결집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코하마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이번 시장 후보의 아버지였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의 후원을 받아 시의원으로 정계 입문했으며, 한 때 시장과 함께 시정을 사실상 지휘했을 정도로 텃밭이었던 곳인 만큼, 패배로 인한 정치적 타격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총리 지역구(가나가와현 제2구) 사수 가능성에도 조금씩 의문이 제기되고 스가 총리가 수 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던 가운데, 기존에 스가 총리를 지지하며 경선에서 뒤로 물러나려 했던 자민당 내 차기 주자들과 파벌들 사이에서 크나큰 동요와 함께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입니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의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당 내외에서 들려오고 있으며, 손꼽히는 차기 유력 주자인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는 등, 스가 총리가 지리멸렬한 상대 후보군과 겨룬 끝에 압승이라는 손쉬운 결과를 더 이상 얻어내기 힘들게 됐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주간문춘 등에서 나오는 루머들이 만에 하나 현실화 될 경우, 스가 총리는 총재 선거는 고사하고 9월 안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가 총리는 자민당 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차기 총재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됐습니다. 이에 각종 행정개혁을 주도하며 인기를 얻은 자민당 개혁파의 대표 주자 고노 다로가 주목을 받았으나, 급진적 개혁을 염려하는 자민당 중진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온건파 파벌 수장인 기시다 후미오가 확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9월 29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의원/당원 비율이 반반인 본선에 비해 의원 표 비율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는 결선(90%!)에서 기시다가 아베 및 극우파의 지지를 받는 다카이치 사나에와 정조회장직으로 타협하며 고노 다로+이시바 시게루+고이즈미 신지로+스가 요시히데 개혁파 연합을 의원 몰표로 꺾게 됐습니다.
하지만 경선 효과로 초반에 반짝했던 내각 지지율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에 더해 중도층의 실망이 재보선에서 반영될 거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일본 중의원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10월 24일 치러진 시즈오카, 야마구치현 참의원 선거 및 야마구치 시장 선거 결과, 자민당 추천 후보들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되었던 야마구치 선거(참의원 보궐, 시장 선거)들에서는 예측대로 자민당 추천 후보 우위의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접전 여론조사가 나오며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시즈오카에서는 야마자키 신노스케 후보가 리니어 신칸센 통과로 인한 수자원 파괴 논란에 기반한 지속적인 추격 끝에 여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면서, 총재 선거 승리의 기세를 몰아 총선에서도 자민당 단독 과반을 다시금 확보하려 했던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의 시름을 깊게 만들었습니다.
야마자키 후보의 국민민주당과 흡사한 성향(사회적 이슈 진보적이나 개헌, 방위비 확대 찬성)과 계속된 양보에 불만을 품은 공산당이 독자 출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완승을 거둠에 따라, 자민당의 압도적 우세로 나오는 여론조사들에 기반한 선거구 세부 분석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일본 야권 지지층이 늘어났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시절에 치러졌던 야마가타, 치바, 시즈오카현지사 선거들과 4월 재보선(홋카이도 2구 중의원, 나가노 참의원, 히로시마 참의원) 전패, 그리고 도쿄도의회 선거 자민-공명 과반 실패(고이케 유리코 도지사의 도민퍼스트회에게 사실상 패배), 스가의 정치적 텃밭인 요코하마 시장 선거 패배에 이어, 기시다 총재 체제의 첫 대형 선거이자 가장 중요한 중의원 선거를 앞둔 10월 재보선마저 판정패하고 만 것입니다.
그나마 올해에 승리했던 효고현지사 선거는 오사카 인근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유신회와 공동 추천인데다, 야마구치는 조슈번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본 보수 우파의 성지나 다름없는 자민당의 철옹성과 마찬가지이므로 주요 접전 지역에선 자민당 단독으론 지속적으로 완패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자민당 단독 과반은 당시로선 불확실했으며, 공명당과 합쳐서 전체 상임위원장 확보를 위한 절대 안정 의석인 261석을 넘길 수 있을지도 관건이었습니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약진할 가능성이 돋보이나 단독 개헌 저지선(1/3)까진 무리이고 호헌파 야당(일본공산당, 레이와신센구미, 사회민주당)과 합쳐서 1/3 돌파는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가 많으며, 일본유신회가 우파 자유지상주의자와 경제적 자유주의자, 오사카 주변 지역 거주민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호응을 얻으며 전국 선거에서 갈 곳을 잃은 친-고이케 지지층까지 흡수하여 50석까지 목표(전문가 예측으론 30석 안팎)로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민주당은 개헌 우파와 호헌 좌파 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도층을 흡수하며 나름의 지분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미래를 결정할 중의원 선거는 대규모 소선거구 접전 승부 속에서 역대급 투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10월 31일 치러질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치러진 중의원 선거 결과, 대부분의 언론 예상을 뒤엎고 자민당이 단독으로 절대 안정 다수 의석(중의원 내 모든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원 과반 이상 확보)을 확보하는 자민당 내 기대치(단독 과반, 안정 다수)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거두게 됐습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 방역 성과 홍보가 막판에 먹혀 들어가고 자민당의 민주당 정권 복귀 가능성 공세에 민심이 동요한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3석을 늘리며 선전한 연립 여당 공명당과 합치면 무려 293석으로 야권 분열이 극에 달했던 2017년엔 못 미쳐도, 입당 의사를 표명한 무소속들까지 고려하면 개헌 동력을 확보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시다 총리는 공석이 된 간사장 직에 측근을 올릴 것을 검토하는 등, 아베, 스가 등 전임자의 그림자를 벗어나 자기 정치를 펼칠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반면에 호헌 야권은 일주일 전만 해도 요코하마 참의원 재보선 등으로 좋았던 기세를 자민당-유신회의 입헌-공산 연정 가능성 흑색선전에 휘말리며 잃어버리는 것도 모자라, 반-자민 청장년층과 중도층을 유신회와 국민민주당에 뺏기고 60%대 투표율 달성에도 실패하면서 상상 밖의 대참패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입헌민주당은 100석도 넘기지 못하여 간사장의 사퇴 선언과 에다노 유키오 대표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중이며, 공산당은 혁신 세력이 괴멸될 뻔했던 2012년 총선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민주당에도 의석수가 밀리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원외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레이와 신센구미와 사민당이 생환했다는 것이 위안거리입니다.
이에 반해 개헌 야권은 반-자민, 반-입헌으로 돌아선 중도층을 대거 흡수하는데 성공하고, 지역정책과 온건 개혁적 대안으로의 면모를 강조함에 따라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대체로 우파 자유지상주의적 사회 정책 속에서 기본소득, 부부별성, 지방 자치 강화, 교육무상화, 헤이트 스피치 억제를 주장하던 일본유신회는 과거의 강경 우파적이고 오사카 지역 이슈에만 몰두하는 고립된 면모를 떨쳐내고, 간토 유신회를 중심으로 오사카를 넘어 다른 현에서도 중도 친화적 정당으로 다가서는데 성공하여 무려 30석이나 늘리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국민민주당도 입헌민주당과의 합당 후 재탈당 사태가 벌어졌을 적에 있었던 원내 재입성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누르고 두 자릿수 의석을 얻으면서, 개헌안 논의 과정에서 중도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나름의 기반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한편, NHK당은 2019년 참의원 선거에서의 깜짝 돌풍과는 달리 잦은 당명 교체와 줄기찬 대표 출마에 피로감이 퍼졌는지, 입당한 의원 한 명의 자리마저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언론 자체 성향과는 달리 일본 내에서 진보적이기로 손꼽히는 아사히가 자민당 및 보수정당들의 대선전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으며, 반대로 가장 극우적이며 여론조작 논란까지 터진 산케이가 호헌 야권의 성적을 매우 후하게 평가하여 자민당 단독 과반 실패를 점쳐 출구조사 예측에 완벽히 실패하는 망신을 당하면서 일본 시민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과 이시하라 자민당 의원 형제, 그리고 오자와 이치로/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전 대표 등 여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중진 의원들이 패배(이시하라 노부테루를 제외하면 석패율제로 구제)하면서 선거를 전후로 오르내렸던 세대 교체론의 영향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11월 15일 부터 개헌파 정당 간의 논의가 시작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치러질 2022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여권은 이 기세를 몰아 참의원 개헌선까지 노릴 수 있도록, 호헌 야권은 패배의 충격을 추스르고 참의원 개헌 저지선만큼은 확보하기 위해, 개헌 야권은 참의원에서도 선전하여 일본 정치의 한 축이자 개헌 캐스팅 보트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치열한 격전을 벌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를 앞두고 각 정당 간의 이합집산이 실질적인 제1야당 위치도 흔들리게 된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넘겨집는 혼네니 뭐니 그런 국민성 때문일까요
아니면 교육일ㄲㅏ요??@@
그러고 보면….. 김대중 정부 가 들어설수 있던 것도
어쩌면 imf 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김영삼이 금융실명제 총독부해체 이런건 잘했는데..
결국 사람들이 기억하는건 imf 더라구요
/Vollago
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하는지 모르겠네요..ㅎㅎ
저런거 연구하는 학자들이야 말로 더 잘 알텐데.
내각제의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총선 직전 재보궐에서 야권연대의 효과를 보고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도 야당에게 유리함을 점쳤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까 여당 압승인 안습한 상황;;
호헌야권도 맘 추스르고 지방선거부터 차근차근 이기는게 중요할듯요. 우리도 정권교체의 초석을 확보한게 지방선거에서 세력을 회복한 후니까요…
우리가 퇴행할까봐 걱정입니다...
흥미롭군요. 좀 더 듣고 싶네요.
대통령 선거 또는 국회의원 선거 한번 삐끗하면 상상하던 그이상이 벌어지겠지요.
아.. 일본자금 토착왜구.. 심오한 뜻이 있었네요..
일본은 잘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꺼리 입니다...
우리나라도 남 얘기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언론 사법 카르텔을 깨부시지 않는 한 저 모습이 우리나라에서 반복되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그럴거라 점점 확신이 듭니다.
슬프네요..ㅜ
당신들도 침묵속에 동의했음을 알아야 할겁니다.
이 영상을 보면 일본 정치상황이 조금 이해가 되더군요..
그냥 자민당 안에 여당 야당이 다 있는 느낌적인 느낌
결국 경제전쟁을 꽤나 오래해야할듯 하네요
이 정도 지지율이면 나라가 망해도 자민당 영구 집권 분위기인데
정치를 한다 = 자민당에 들어간다
대권을 노린다 = 자민당 총수가 된다...
쯤이니 이건 중국 공산당과 거의 별다를바 없네요..
국회의원(중의원)해산도 분위기 좋을때 맞춰서 그냥 지내 맘대로 하고
선거일도 할로윈 일요일에 맞춰서하니 투표율도 안나오고 그냥 되는 사람만 쭉 당선되는 악순환에
일본 정치판은 국민들이 전혀 정치에 관심없는 정치인들에게는 이상향의 낙원 그대로네요..
진짜 뭐든 그냥 다 지네맘대로 가능하니 우리나라도 국힘당이 내각제에 눈에 불을 켜는 이유가
이런 정치 초EASY모드를 노리는구나 싶습니다.
일당독재 계속 하길 바랍니다.
언론도 대단하던데..
국민들이 만족한다는데 멀 어쩌겄습니까..
조만간 진짜 개헌추진 될것같네요
어떤면으로는 일본인들이 대단하네요.
이쯤되면 정말 이상하다라는 걸 느껴야할텐데….
아. 매번 감사하게 잘 읽고있습니다. ^____^
그나마 야마모토 타로 보는 재미는 다시 생긴듯
민주주의를 가장한 공산주의나 다름없습니다.
지기들끼맆해쳐먹고 나눠먹고
돈있는 잘난 사람은 우리에게 오고
못가진자는 우리밑에서 세금을 내라... shxx
제주위친구들은 공산당과 연계해서 안뽑았다는말이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알고자 하는 욕구가 없기에 (무엇이 맞고 올바른지알려고 들지 않기에) 회생불가한 상태라고 들었었습니다. 마이클 샌덜 강의가 NHK에서 방영되고 인기를 얻을 때 기회다 생각하고 교수들이 엄청 홍보하고 관련 없는데도 강의에 차용하고 그랬는데, 효용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한테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걸 알고선 포기했었던 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한국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 들더라고요…
민주주의는 깨어있는 국민들에게 필요하고, 잠들어 있는 국민들에게는 의미가 없는거 같아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질의응답한 카즈히로 츠지같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런 사람들은 일본의 자체적인 변화, 개혁은 어렵다고 판단해서 포기를 한 경우인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일본 출신 외국인, 일본인, 재일 외국인을 상당히 많이 봤습니다. 그분들 입장에선 가족 친구가 있는 고국, 살던 곳 혹은 사는 곳이라 작게나마 애정도 있겠지만서도 큰 틀에서 살기 글러먹었다 판단하는 경우였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