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이 반복되다보니(대체 왜!!) 식사가 줄게 되고, 자연스레 집에서 배달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사먹게 되었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재료가 하나둘씩 없고 제 똥손으로 어떤 쓰레기를 창조할지가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저는 요리치입니다 ㅜㅡㅜ
코시국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사라지니 발길을 끊었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시 손을 대기도 했고요.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길어야 10분 안에 나오는 밥과, 글과 댓글을 쓰면 즉각 피드백이 달리는 인터넷은 참 재밌었어요.
현실에서의 만남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우면서, 항상 누군가와 같이 떠드는 것만 같다는 그 그럴듯한 소속감이 저를 그 곳에 머무르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언제부턴가 점차 내가 우울해지더라고요.
처음엔 원인을 몰랐습니다. 그냥 잠이 많아졌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점차 좋은 생각보다 우울한 생각이 먼저 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밤 잠을 이루질 못 했습니다.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 현생에 대한 현타, 과거에 대한 그리움, 떠나보낸 인연들에 대한 아쉬움... 많고 많았습니다.
해야 할 일은 쌓여만 가는데 생활패턴은 누가 봐도 엉망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고민은 가득한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 식사는 항상 집 근처에서 대충 사먹곤 했죠. 멀리 외출도 안 하는데 잔고가 쭉쭉 줄었습니다.
아는게 많고 일을 잘 한다는게 자랑거리이던 과거의 모습조차 언제부턴가 뒤안길이 되어 자기 세계에 빠져 떠들어대는 꼰대가 되어있더라고요. 더 이상 발전하지도 배우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제게 남은 지식이라고는 과거 독서광 시절에 쌓은 지식에서 멈추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쌓은 것은 결국 커뮤니티에 떠도는 어줍잖은 역사, 시사 밈 뿐이었어요. 각종 거짓 정보가 당연한 진실마냥 유머의 탈을 쓰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단어들이 마치 당연한 일상처럼 그들 사이를 떠돌았을 때. 저는 제 자신이 미칠듯이 혐오스러워졌습니다.
그나마 운동을 거의 매일 하고 있고, 주말에도 등산이나 데이트로 많이 걸어서 체력은 어느 정도 유지했습니다만
나중에는 운동 외에 그 어떤 것도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쌓아놓기만 한 책과 전공서적을 보면 갑갑함과 자괴감만이 닥치고, 할 일은 하루하루 미뤄둔 채 인터넷에만 빠져가고, 그렇게 또 다시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고... 무한한 반복이었습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이제는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우울할 지경이었으니까요.
원인의 근본이 인스턴트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자주 하던 커뮤니티에서 발길을 싹 끊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결국 이런 관계였나봅니다.
그리고 최근에 만만해보이는 책을 하나 꺼내들고 다시 읽고 있습니다.
본래 소설은 좋아하지 않아서 이번에도 인생 가이드북 중 하나를 꺼내들었는데요.
거진 1년만에 스스로 다시 읽는 책인데 참 재밌습니다.
초 단위의 피드백이 도파민을 자극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가벼운 술자리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네요.
눈에 보이는 피드백이나 끝없이 이어지는 심심풀이식 대화는 없지만, 그만큼 생각할 시간과 가르침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내가 이걸 읽으면서 대단히 성장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재밌습니다. 극단적 외향형의 전형으로까지 여겨지던 제가 고독과 홀로 서는 것을 배우는 것만 같습니다.
과거 '연애학'이라는 웹툰을 보면서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이후로 적잖은 나이에 처음으로 여러 사람과 썸을 타고 고백을 받아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은 없지만 그걸 곱씹어 생각하면서 성장했나봐요.
솔직히 지금 바로 공부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지금 공부가 중요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독서를 하나둘 늘려가면서 변해볼까 합니다.
인스턴트같은 커뮤니티 생활을 끊고 책을 읽으면 잠도 조금은 더 자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활습관이 바뀌면, 그때는 제 공부에도 조금은 차도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밥도 좀 바꿔야죠. 자꾸만 사먹는 것에 익숙해지다보니 이제는 집에서 계란말이 외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_-
그냥 시덥잖은 뻘글이나 쓰려 한건데 어쩌다 이리도 길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1장밖에 안 읽었는데, 2장이 1장보다 재밌어보여서 2장 조금 더 읽다 자야겠네요.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라고 항상 인스턴트 식의 관계만이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스스로가 그런 관계만을 찾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죠.
언젠가 그때의 모임과 같은 곳을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참 어렵네요. 트레바리라도 가입해봐야 할지 원 고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문제가 남들에게 있으면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별로 없죠.
결국 같은 상황에 처하면 지금과 똑같은 결과를 맞게 됩니다.
글쓴님은 지금 처한 상황와 환경을 자세히 들여다본 후 그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글 같은데..
왜 댓글쓰신분은 남탓이라고 이해하신거죠?
인터넷이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세상이 아니거든요.
인터넷을 지금 잠시 멀리 한다고 해서 평생 안 하고 살 수 있을까요.
지금 이 글을 쓰시는 이 공간조차 인터넷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타인과 소통하며 인스턴트 적인 관계 이상을 만들어 가며 생활합니다.
내가 인터넷을 사용했던 경험이 다른 모든 사람들의 각각의 인터넷 사용 경험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건 나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을 소비하며 어떤 태도로 인터넷 공간을 바라보았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나 스스로 변화시켜 볼 수 있는 부분이죠.
내게 문제가 없는데 인터넷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되면,
결국 인터넷을 끊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집니다.
그리고 먹는 게 우리 그 자체가 된다는 게 괜한 말이 아니죠. 먹으면 안좋은 음식을 리스트 나오면, 항상 가장 무지한 댓글들 다시는 분들이, 저렇게 먹는 거 지키면 무슨 재미로 사냐, 아니면 저렇게 하느니 즐기다 가겠다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죠. 잘못되고 안좋은 음식을 먹으면 그게 우리 몸의 장 세균 균형을 깨뜨리고 호르몬 분비 부터 각종 부분에 영향을 미쳐서 우리 기분이나 동기부여 사고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고 싶으면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죠.
설탕, 밀가루,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음식들, 안좋은 기름에 튀긴 음식들 등 피해야 합니다. 사람들 혓바닥 자극에만 올인하고 건강은 개나줘버린 음식들이 시중에 넘처나고 발달했기 떄문에 우리가 그런 음식들을 피하지 못하고 중독되는 거죠. 한국은 이런 부분에서 엄청나게 뒤쳐진 게 사실입니다. 호주 같은 나라 가면 건강하면서도 맛을 살린 과자, 아이스크림, 식품 등이 널렸고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과자 및 아이스크림 또는 빵에 설탕을 안쓰고, 밀가루도 안쓰며, 우유도 대체품으로 만들죠. 스테비아, 글루텐프리 곡물, 아몬드 밀크 등등 수많은 대체품으로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제품들 입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 전에 나온 쓰레기 같은 과자들이 아직도 대부분 밀가루와 설탕을 이용해서 만들어지고 있죠. 기름은 팜유 같은 거나 쓰고 있고요. 초콜릿은 식물성유지라고 표기한 기름이고 카카오가 아니죠.
저도 삶의 패턴을 갈무리 해야겠습니다.
/Vollago
진단과 추진력을 본받고싶네요
스스로 진단하고 실천해나가는 모습이 좋게 느껴집니다
그 환경에 빠져살다보면 자신을 돌아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전 글쓴님의 수면의 질을 좀 더 높였으면 합니다.
좋은 수면읃 하루를 버티는 가장 좋은 에너지더라고요.
글쓴님 화이팅~♡
멋지셔요^^
결국 소화제 먹고 있어요
급 피곤하네요
그동안 해온 운동과 독서가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거네요.
솔직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데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잘 극복하시고 언제나 행복한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인스턴트 음식...글인가 하면서 본 제가 뜨끔
아무쪼록 힘내세요
물론 소모하고 쉽게 버리는 인스턴스 커뮤니티도 많았습니다만... 균형을 맞추고 항상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관계라는게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만나고 하는데 거기에 너무 연연하거나 매몰되는 것도 경계해야 될 듯 하구요.
글을 매우 잘 쓰십니다.
내용 전달도 잘 되고 막힘없이 쑥 읽혀지네요.
부럽습니다.
아무쪼록 식단관리 잘 하셔서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읽고 계신 인생가이드북 책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ㅎ
매일을 위한 루틴을 만들어라.
매일 결과를 만들어라.
매일 남에게 행복을 주는 행위를 해라
한 번 실행해보시길 제안드려 봅니다.
몸에 나쁘지 않은 것을 먹는 것은 최악의 인생을 피하기 위한 가장 소중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먹더라도 좋은 것을 적게 드시기 바랍니다. 건강 문제에서 빈곤과 우울과 사회적 관계의 붕괴등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