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완전자살매뉴얼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28년 전에 출판된 책으로 자살의 방법에 대해 아주 객관적으로 상세히 적혀있어요.
저는 읽을 기회가 없었지만 읽은 사람들은 자살이 생각보다 귀찮고,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자살하는 의욕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실재로 자살하는 분이 계시기는 해요.
이 리뷰를 읽고 저도 부모로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되어 공유합니다.
장문입니다.
(제가 그냥 직역한 거니 맞춤법 포함해서 문장이 이상해도 이해해주세요 ㅠㅠ)
여기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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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아들이 자살하고 한달이 지났습니다.
아들은 이 책에 나온 데로 목을 매달고 죽었습니다.
형사님이 찾아주셔서 책을 읽는 내내 몸이 떨렸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사람, 읽고 자살하는 가족을 위해 "자살 후의 뒤처리 매뉴얼"도 적어주세요.
갑자기 떠나버려도 남겨진 가족은 슬프다든가 괴롭다든가 그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차원의 감정을 평생 지니고 살아야합니다.
발견->구급차->병원->장례업체 즉시섭외->경찰에서 검시->자택에서는 경찰의 현장검증->경찰이 회사사람 조사-> 다음날 장례업체분과 유체수령
거기서 어떤 상태로 죽었는지 그리고 사망시각을 관찰의로부터 설명을 듣습니다.
그 후 장례식을 하냐마냐 한다면 언제하냐.
자살이니 가족상인지, 비용은 얼마 드는지, 절에 따라 종파가 다르니 계명은 어떻게 하는지, 회사 연락처, 친구나 친척방문범위는 어느 정도 할지.
납골함은 어떤게 좋은지, 꽃은 얼마나 내놓을지, 회사에서 돈은 나오는지, 조문답례품은 어떻게 할지, 접수는 누구에게 부탁할지, 회사사람이 오고 싶다고 하는데 자리는 충분히 넓은지, 영정사진 색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가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와주신 친척들 식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코로나니까 도시락을 돌릴까...
가족 입장으로서는 자살은 부끄러운 거니까 감추고 싶지만, 친구들이 아들을 바래다 주었으면 좋겠고.
장례식장 간판은 조금 작게 해달라고 업체에게 부탁하고.
부모도 패닉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갑자기 죽었다고요.
부친은 패닉 상태에서 목에 감겨진 수건을 온힘으로 빼고 그동안 해보지도 않은 심장마사지를 필사적으로 합니다.
아들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면서.
모친도 패닉 상태에서 119로 연락하고
가까운 친척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합니다.
이런 일을 한 그 다음날 위에 열거한 일들을 결정한다고요.
참고로 자택에서 자살하면 경찰이 와서 타살 여부를 현장검증합니다.
아연실색인 상태로 여러가지 질문에 답해야되요.
구급차나 경찰차가 와서 들것으로 드륵드륵 옮기고 10명 이상의 사람이 바쁘게 돌아다닙니다.이웃사람들이 나와 집에 모이기 시작해요.
우리집은 맨션이라 상당히 눈에 띕니다.
그 후 가족은 장례업체에서 유체를 앞에 두고 앉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로 여러가지 할일을 정해야 합니다.
시체가 남는 방법은 반드시 누군가가 뒤처리를 해야되요.
자살 방법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엔딩노트"를 잊지않고 적어주세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뱅킹 패스워도 꼭.
맞다맞다. 마땅한 영정사진이 없어 고생했으니 미리 마련해주세요.
우리집 같은 분양 맨션은 이제 안 팔려요.
사고물건(일본에서 자살이나 사망사건이 일어난 부동산 일컫는 용어)이 되어버렸네요.
그러니 이사도 못 가요.
아들이 자살한 현장에서 일상을 보내고 이웃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몰래 외출합니다.
"어째서 미리 알아주지 못했을까. 같이 살고 있었는데" 라는 소리를 듣고 있어요.
큰 소리로 울고 싶을 때는 이불이나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초를 피우고 싶을 때는 창문을 닫고.
이봐요.
정말로 가족들도 고통에 빠져요.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이렇게 말했다면.
그런 후회를 평생.
타임머신은 없으니까요.
백보 양보해서 부모가 잘 못 키웠으니 어쩔 수 없다 치죠.
형제는 어떤가요?
부모를 더 이상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괴로워 합니다.
결혼하는 상대방의 형제가 자살했다고 들으면 기분이 어떠실까요?
친구는 어떤가요?
아들 친구들도 몇명이나 후회하고 괴로워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죽음만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지게 해요.
그렇게 죽고 싶으면 허락을 받고 죽어주세요.
당신은 우울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냉정하게 진심으로 가족에게 "괴로워. 도와줘"라고 얘기해주세요.
자살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의사에게 가주세요.
아들은 고통의 원인도 모르고 일주일 후에 정신과를 예약해두었는데도 떠나고 말았습니다.
휴대폰 이력에는 몇건이나 정신과에 전화한 기록이 남아있었어요.
자리가 가득차서 예약을 못한 거에요.
저는 아들이 우울증인 줄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그러니 제대로 얘기를 들어주지도 못했어요.
아들에게 죄스럽습니다.
하지만 이제 되돌아가 다시 노력해볼 수도 없어요.
모른다고요.
마음의 병은 자신 밖에.
호적등본에는 제석이라 나와서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요.
아무도 자살하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진심으로 부탁 드립니다.
지리멸렬한 문장이라 죄송합니다.
실제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의 제목은 약간 반어법적이에요. 자살의 종류와 방법을 자세히 적고 있지만, 반대로 단점도 자세히 적어서 다 읽고 나면 이 책에 적힌 방법으로는 자살을 꺼리게 되는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일찍 알아주지 못한 죄책감에 지금도 가끔 눈물을 흘립니다. 무뎌질까 했는데, 자살로 떠난 슬픔은 더 오래가더라고요.
친구조차 이런데 부모의 심정은 상상도 안됩니다...
별로 충격이 없는게, 그들의 삶을 보면서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