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마흔이 된 안분지족의 삶을 살고자하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추석연휴를 맞아 여자친구와 캠핑을 왔는데 비가 참 많이 오네요.. 일기예보와 다르게…
타프 무너질까 노심초사, 내일 철수인데 또 비가 계속 오지 않을까, 굵어진 빗소리에 천둥번개에 잠도 안오고 안으로 화가 계속 쌓여 속이 쓰리네요.
(제가 화를 좀 안으로 참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를 쓰면서 심신안정도 찾고, 저보다 경험이 많은 분들의 조언과 고견을 듣고자 글을 써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 저는 올해마흔이고 저보다는 어린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희는 4년째 연애중이며 소소하게 오토캠핑을 하는 것도 저희의 취미 중 하나 인데요. 9/19(일)~21(화:퇴실) 캠핑장 예약을 하고 날씨를 보니 마지막날에 비소식이 있었습니다. (사전인지)
그래서 저는 두가지 제안을 했었습니다.
(공통: 마지막날 비가오니 낮~저녁까지 먹고)
1-텐트를 걷어서 근처 숙박업소에서 잔다.
2-텐트를 걷고 바로 서울로 올라온다
처음에는 알겠다고 오빠 편한대로 하라고 했는데요.
캠핑날이 다가오자 일기예보를 디테일하게(강수량,시간대) 보더니, 저녁~새벽에 2-5mm 밖에 안 오는것 같은데 마지막날까지 있자고 하더라구요.
군대에서 혹은 비오는날 텐트 걷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어도 안으로는 땀에 밖으로는 비에 젖어 쾌적한 상태가 될 수 없음을 아는 저는 싫었지만 비도 2mm면 진짜 괜찮을까 싶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동의)
진짜 10시 넘어서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비가 오더라구요. 근데 예상보다 훨씬 많이옵니다..
체감상으로는 시간당 20-30mm가 오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잠도 제대로 못자고, 왜 굳이 비오는게 확실한데 계속있자고 한 여자친구에게 화가 나는 상황입니다. 여자친구는 저보다 덜 예민해서 계속 자고 있네요.
저도 압니다. 분명히 ‘동의’를 했기때문에 제가 여기
비가오는 텐트안에 있고 지금 속이 상하고 잠을 설치고 있다는 것을 그치만 저는 화가나서 내일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화를 잘 할수 있을지, 어떻게 얘기를 하면 좋을지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고 조언을 구해봅니다.
어느 책에서 였는지 웹서핑중에 봤는지 너무 화를 참고만 살다보니 화 내는 법을 잊었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
밤이네요.
화를 내서 상대를 미안하게 하고,
이기고 싶은게 아니라, 제 감정을 솔직히 얘기하고 이렇게 된 상황에 사과를 받고, 다음부터는 이런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안전한방법(위의 1-2안 등)을 택하게 하고 싶은거에요~
쓰다보니 제 생각도 정리가 되고, 아까보다 조금은 더
차분해지네요.
읽어주시는 분들,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모두 명절연휴마지막날까지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고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이건 다름 문제 같은데 싸워봐야 다름은 바꾸기 어렵죠.
이왕 오토캠핑은 서로 좋아하신다 하셨고, 우중 캠핑은 정 싫다면 이번 건은 동의 후 이뤄진 것이니 최대한 내색 없이 즐겁게 마무리 짓고, 다음번 여친님이 우중캠핑을 가자 하면 전에 갔으니 이번엔 한 번 쉬자 라고 하는 정도로 대응하는게 서로 공평하지 않을지요.
조언을 할만한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한마디 남기고 싶어서요.
말씀하신대로 동의를 하셨으면 더 말하거나 사과를 얻어내는건 잘못된 행동으로 생각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참 당황스러울것같아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삶에서 이런 것들은 진짜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는거예요. 같이 텐트를 치고 자는데 진짜 비가 와버려서 급하게 철수를 해야하면 같이 웃고떠들수있는 추억이 하나 만들어져서 좋은거고, 정말 큰일이 벌어질뻔했었다면 여자친구분과 함께 큰 고난을 헤쳐온 훈장이 하나 생긴거예요. 내가 동의를 한 순간부터는 그 이후의 결과는 같이 이겨내거나 즐기셔야합니다.
저만의 생각이라 다르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한번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생각해봐주세요.
예보를 기반으로 보수적인 판단도 할 수 있지만 글쓴님과 자연에 더 있고 싶어서 다른 판단을 하신 것 같습니다.
비올때 철수 하는 거 저도 정말 싫어 합니다 ㅠㅠ
이왕 타이밍 놓치신 거 캠핑 잘 마무리 하신 후에 두 분이 모두 편안한 상태에서 얘기하심이 어떨 런지요? 상대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여야 대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캠핑왓으니 맘 편히 잡수시고 철수하셔요
/Vollago
만인의 욕을 얻어 먹어 주시는 구라청이 계시니.. 아침에 여친님과 함께 구라청 욕 시원하게 하면서 스트래스 좀 푸시고요. 비와 함께하는 철수가 쉽지는 않지만.. 여친님과 함께 비맞으며 힘 합쳐 철수 하시고 마지막에 개운하게 샤워 한번 하시는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네요.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함께 했던 시간은 추억이 되고.. 조금이라도 날카로웠던 감정은 악몽이 됩니다.
쉽지 않으시겠지만.. 기왕 놀러가신거 즐겁게 마무리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Vollago
일기예보가 틀렸고, 틀릴 일기예보를 믿고
글쓴이분을 설득하였다.
라고 화내시기엔 좀.. 이상하지않을까요?
엄청나게 내리는 비에 텐트걷을 생각하니 걱정되서
성질난게 아니신가요?
행복한 고민이에요 이런 재밌는걸 같이 할수있게 해줘 고맙다고 해주세요
합리적이진 않지만 화낼 수 없는데 화나는 상황,… 충분히 이해됩니다. 사람 마음이란게 그리 합리적이지 않짆아요
그래도 비합리적인 분노를 차분하게 풀어보려는 폴님의 태도가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자란 부분 많이 배워갑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안빈낙도요
물아일체로
혼연일체하라
그러네요. 제가 화가나는게 합리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나봐요. 댓글 읽고 반성했습니다. 댓글 감사해여~
김장비닐 가져왔는데 후다닥 때려박고 잘 철수하고 올라갈때 뜨끈한 국물있는거 먹고 올라가야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ㅎㅎㅎ 댓글보고 웃었습니다! ㅎㅎ 역시 유머가 중요하네요 ㅎㅎ
여친분도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을텐데
왜 일어나서 여친분께 뭐라하실 예정인가요..??
제가 잘못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언과 질타를 부드럽게 해주셔서 정말로 배우고 갑니다. 제가 걱정되고 잠못자서 예민해져서는 내 화가 합리적이다’ 나는 화를 내야겠다 라고 아주 많이 잘못생각하고 있었네요. 내일 일어나면 꼭 안아주고 텐트 철수 잘하고 올라가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이런것도 하나의 추억으로 회자 될일이니 그냥 즐기시죠.
네, 그리 하겠습니다.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싶었던 저의 바람과 욕심이 불러낸 화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생각하고있었네요.
화를 속으로 참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 속으로 화를 내는 사람이었네요.. 반성하고 고치려고 해봐야겠습니다. 좀 더 크게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겠습니다~ 시간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캠핑하면서 비오면 참 좋은데말이죠
뭐 사람마다 다르니 ^^
철수하실때 김장비닐에 타프 텐트 때려넣고 와서 집 화장실서 말리시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거든요
네, 마침 김장비닐 가져왔으니 말씀주신대로 다 때려놓고 날씨 맑을 때 정리잘해야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ㅎㅎ 넵! 남은 오전시간 잘 보내고 마무리 잘하고 기분 좋게 올라가려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클리앙에서 많이 배우고, 반성하고 갑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한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보니 그 다음부터는 별거 아닌거에 화내는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행을 갈때 화내는거 정말 못할 짓 입니다.
상대방도 분명 눈치 보고 있을꺼고 당사자 분도 인지하고 있을 거에요.
잃기 전에 잘 해주셔야 하는게 맞습니다.
네, 제가 잘못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려주셔서 깨닫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조언 남겨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별거 아닌 일에 화내지 않도록 더욱 반성하고 노력해볼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한가위 잘 보내세요~
'캠핑은 불편을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캠핑을 하면서 기분 좋고 즐거운 순간도 많지만
힘들고 귀찮은 일도 많더라구요.
그 불편함을 즐기는 것이 캠핑이라 생각하고 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자기만의 그 기준점이 있거든요.
제가 볼 때 이런 똑같은 상황에서 대부분 여자들이 난리치는 경우가 많아요.
왜 일기예보를 못 맞춰서 꿉꿉하게 이거 뭐니 그러면서요.
반대인 경우라 좀 신기합니다.
여자 경험이 많으셨다면 여자친구분이 대인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 와이프는 캠핑자체를 안 갑니다.
왜 사서 고생이냐고요.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화가 나셨던 부분에 대해서 조심스레 표정관리 잘 하시고 서운했던 부분도 넌지시 이야기 해보세요.
꼭 하셔야 합니다.
만약 여자친구분의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뭔가 공감하지 못하시면
결혼하고 나서는 평생 참고 사셔야 합니다.
화를 참는 것보다 중요한 건 왜 화가 났는지 상대에게 잘 전달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합의른 보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합의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단점도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있어야 하고요
비온뒤 다음날 해만 쨍하면 뭐 크게 걱정안합니다
화는 내지마시고 맛있는거 사드리면서 부탁조로 말씀 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화내기 전에 심사숙고 하여 타인의 의견을 들어보신 거잖아요~
이건 좋은 행동이죠~
앞으로 또 이런일이 있으실겁니다.
그때마다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늘을 기억하면서 한번 더 생각하시고 말을 한다면
아마도 연애 중 많은 다툼을 피하실 수 있을거에요~^^
합리적인 연애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손해보는 연애만 할 필요는 없죠.
그러기 위해서는 말을 하는 타이밍과 말투가 중요합니다.
다음 캠핑 준비하실때 오늘 일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그 때 비오는날 캠핑할 때 있잖아
텐트나 타프가 무너져서 oo가 젖어서 감기걸리거나 아플까봐
사실 좀 불안해서 잠도 잘 못자고 힘들었어.
그래서 이번에는 만약 비가 오는 확률이 있다면 이렇게 하고 싶어'
라는 형태로 전달하면
조금씩 서로가 원하는 방향을 찾을 수 있을실겁니다.
즐거운 연애 하세요~^^
"여자친구요???"
농담이구요.... 나중에 지금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겁니다.
저도 11월초 연천에 캠핑을 갔는데 텐트를 안챙긴 적이 있습니다.
어쩐지 그날 짐싸는데 테트리스가 너무 잘되고 심지어 공간이 남더라니... ㅠㅠ
그날 그냥 자기로 하고 네면이 모기장인 그늘막 안에서 자다가 입 돌아갈 뻔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기온이 영상 2도에 성에까지 끼어서 너무너무너무 추웠던 그 날 기억을 가끔 아내와 얘기 하면서 추억으로 꺼내 안주로 삼기도 합니다.
이왕 가신 캠핑 좋은 추억 만들고 오세요.
나는 밤새 비옷입고 야전삽으로 배수로 파고 흙탕물 범벅이된 장비 치우는데,
비온다고 계속 찡찡대다 차안에 기어들어가 "어차피 비맞았은데 버너 꺼내러 커피나 좀 끓이지" 하는 여자때문에 살인충동 든경험이 있어 글쓴분 빡침 공감합니다.
같이 판초우의 입고 정리하는 여자라면 이쁜 사랑하시고, 왜 아직 텐트가 정리되지 않았나 핫산! 이라면 음...
화내봤자 기분만 상하지 않을까요?
ㅎㅎㅎ 부럽습니다
아이고 배아파
의견을 조율하고 때로는 책임을 나누거나 화낼 대상이 있는, 그런 둘이 되는 거죠
연애기간이 짧지 않고 둘이라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어도,
가끔은 "동의"가 진심으로 동의가 아닐 때도 있더라고요
누구나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서 사는 것 같아요
다만 그 상황에 직면한 "사람"이 매번 다를 뿐이죠
상황마다 결과나 미래라 달라지는 것 중 가장 큰 요인은, "사람"이에요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선택도 결과도 .... 달라지는 것 같아요
연인과 자신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래요
라지만 그때가 좋은겁니다. 20년 동안 그런 상태인 유부가 여깄습니다 ㅠㅠ
인생도 혼자가면 편하고 좋습니다.
둘이가면 맞춰가는게 불편하거든요.
외롭다구요? 뭐 그렇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죠.
저도 남편이 몇달을 설득하고 갔던 첫 캠핑에 비가 억수같이 왔는데 장비가 부족해서 바닥도 젖고 난민꼴로 철수한적이 있는데요.. 그래도 화는 안났어요. 이왕 즐거우려고 떠난길이잖아요. 즐캠하세요~~
그리고 그 때에 "전에도 비와서 개고생했다" 라는 말꼬리만 안잡으시면 완벽합니다 ^^
그리고 여친이 우중캠핑 좋아하면 맞춰추는 것도 추천 해봐요.
장마기간에도 와이프와 아들하고 캠핑하는 캠퍼가
그래서 캠핑을 안가요.
군대에서 10년동안 전투근무지원만 해보고 천막에서 1년에 1달이상 자보니,
캠핑에 낭만도 없고 그리움도 없습니다.
그거 이해 못해주면 좋게 말해서 알려주세요.
아니면 본인이 직접 준비해보라고 해서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댓글이 핀트가 많이 엇나갔나요?
갠적으로 우중캠핑 좋아합니다. 은근 캠퍼중에 그 특유의 빗소리와 분위기 때문에 우중캠핑 좋아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더운날 보다 시원해서 좋기도 하구요. 요즘도 햇살 뜨겁던데 어떻게 보면... 운이 좋으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