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상을 지내고, 여러 느낀바가 있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시골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막연히 검색한 글들이 제게 도움을 주었듯,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슬픈 것들은 빼고, 덤덤한 것들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멘탈 관리가 중요
장례식장에서 "아 우리집안이 콩가루 집안이구나"를 확실하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멘탈 관리입니다. 장을 치르는 중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데, 정신 바짝차려야 합니다.
멘탈 관리라 함은 내 멘탈보다는, 부모님 멘탈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2. 자리를 지켜주신 친척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할머니를 고모, 이모 등으로 부르시는 분들이셨습니다. 마지막날까지 밤낮으로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실 저와 친하진 않습니다. 제가 아기 때 보고 그 뒤로 처음보시는 분들도 계셨죠. 처음에는 그 '전형적으로 명절 때 잔소리하는 친척' 느낌이라 거리감이 있었는데, 끝날때쯤 생각해보니 제가 좀 잘못했더라구요.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 코로나19 영향으로 확실히 손님은 적게 옵니다.
49명 제한 있다고 안내받았는데, 49명이 가득 찬 적은 없었습니다. 대신 화환은 엄청 왔습니다. 계좌로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먼 지방에서 장례를 지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말 가까우신 분들은 먼 곳에서도 다 오셨습니다.
몇 인분 식사 준비를 할지 등등 예측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만약 직장에서 여럿이서 방문할 예정이면 미리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4. 손자가 혼자면 힘들긴 합니다.
삼촌과 고모가 있긴하지만, 손자는 저 혼자입니다.
장례식장에서 제 역할은 손님맞이, 방명록 작성 안내하기, 부의함 지키기, 향이 꺼지지 않도록 않게 하기 정도였습니다. 첫날에는 경황이 없어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례식장 예절 및 손자 역할은 미리 검색해서 가야 합니다. 헌화의 경우 꽃이 향하는 방향에 대해 집안마다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어른분들께 확인해야 합니다.
어쨌든 손자가 여럿이면 교대하면 좋은데, 혼자서 쭉 하니까 좀 힘들긴하네요. 저만 힘들다는 것은 아니고,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5. 집에서 챙겨가야 할 것
장례식장에 준비는 의외로 다 잘되어있습니다. 상복(정장)은 대여했고, 와이셔츠, 검은양말, 넥타이는 구매했습니다.
뜯는 순간 다 돈이긴 합니다만 칫솔, 치약, 휴지, 수건, (딱딱한)베개, 비누, 등등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체계가 잡혀있음)
집에서 꼭 챙겨갈 것은 속옷과, 여분의 마스크, 스마트폰 충전기이고, 나머지들은 챙겨가면 비용을 절약하는 정도입니다. 샤워용품... 도 챙겨가면 좋을 것도 같지만 아마 가져가도 잘 쓰진 않을 것 같네요. 필요한 것은 필요할 때 사면 됩니다.
일 관련 급하게 처리할 것이 있다면 노트북 등을 가져가서 새벽에 뭔가 작업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심신적으로 가능할까 싶긴합니다.
6. 삼우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장례가 끝난 후, 3일 뒤에 한번 더 치루는 것이 있습니다. 가령 3일장 마지막날(화요일)에 발인을 했다면, 목요일에 삼우제를 진행합니다. 3일장을 치루고, 4일째에 좀 추스리면서 형제들간에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고, 5일째에 삼우제를 진행한다고 보면 됩니다. 조모상은 대부분 3일 휴가를 줄텐데, 삼우제 일정도 염두해둬야 합니다.
3일장의 일정은 인터넷에 잘 나와있습니다. 장손자라면 마지막 날 영정사진과 위패를 든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는 장례지도사분이 잘 알려주십니다.
회사나 학교에 사망진단서를 제출해야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도 회사에 제출할 용도로 발급 받으실 텐데요, 본인 것도 챙겨달라고 미리 부탁하면 좋습니다. 시체검안서라는 이름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7. 팁을 드리는 순간들이 있다.
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전 팁이라 인지하였습니다.
입관식할 때 노잣돈 넣는 것은 장례지도사분이 가져가고, 산소에 모실 때 마지막 흙 덮으면서 끼워넣는 노잣돈은 산소 작업하시는 분들이 가져가더라구요. 이것이 올바른 것인지 여부와는 떠나서, 일단 저도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8. 시골, 선산, 그리고 마을발전기금
법이 바뀌어서, 이제 매장하는 것은 불법이라나... 화장, 수목장을 하라하고... 또 사람사는 집 300m이내에 묘를 만들면 안된다나 뭐라나...
(수정 및 추가: 장사법 검색해서 보니 위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모시는 당일에 마을과 갈등상황이 발생하면 결국 장례치르는 집안이 손해라, 위 이야기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듯 합니다.)
위 내용은 선산을 올라가는 길에 있는 마을로부터 들은 내용입니다. 사전에 마을 이장과 접촉을 한 이유는 할머니를 모시는 날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죠.... 제가 아기였을 때 할아버지를 모실 때도 마을 입구에서 트럭으로 막고 어쨌다나 저랬다나...
결과적으로는 마을발전기금을 내고 당일은 아무런 사고 없이 원만히 잘 진행했습니다. 이런게 있구나 싶네요.
9. 부조금 봉투는 풀칠하지 말기
왜 봉투 접지 않는것이 장례식장 예절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봉투 뜯는게 일입니다.
직장에서 단체로 걷을 때 혹시나 돈이 빠질 수도 있으니 스카치테이프 붙이는 것은 이해하겠는데요, 아니 속봉투까지 꼼꼼하게 풀칠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ㅠㅠ
10. 부조금 분배기준
부조금 분배기준을 미리 정해둬야 합니다. 가령 찾아온 사람 기준으로 봉투를 뜯지 않고 나눠가질지, 혹은 다 뜯고 합계 낸 다음 장례비용 지불하고 남은 것은 비율대로 나눌지 등등 말이죠...
혹시 내가 가는 장례식장의 집안이 콩가루 집안임을 알고 있다면, 설령 장례식장에 가더라도 부조금을 함에 넣지말고 직접 지인의 계좌로 이체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픈 것들 빼고 덤덤한 것들만 적어보긴했는데,
쓰면서도 뭐라 마무리할지를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애매한 문장으로 글은 마무리해봅니다.
저도 돈 벌기 시작한뒤로 장례는 처음이라... 지금봐도 제가 어리버리하긴 했습니다.
인터넷 글들이 최저한의 지식을 쌓는 선에서는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다른 어른들 얘기 들어보면... 그 정도로 잘 진행된거면 선방한거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마을입구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되돌아간 사례도 있다고... (듣던 제가 ㅎㄷㄷ 했습니다.)
돈도 돈이고, 특히 이번에 할머니가 가신 뒤 이제 아버지의 형제분만 남은 상황이라, 뭔가 억제기가 사라진 느낌...? 더 위태위태한 것 같습니다.
마을분들이 매장은 안된다, 300m이내에 묘 못만든다... 말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조사할 시간은 없어서 일단은 그런줄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접촉했을 때는 수목장하라 -- 이런식으로 얘기 했다고 들었네요.
갔다오신 어른분들 말로는 이 사람들이 말하는 레파토리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어쨌든 마을과 갈등이 일어나면 결국 장례치르는 쪽이 손해라서, 마을분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노잣돈을 장례사분이 가져가신다는거 첨들었는데 좀 당황스러웠을거같습니다...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실때는 할머니가 아직 계시니 그렇게 큰 문제가 안되는데 ( 남은돈을 전부 할머니 생활비로 지원등 ) 홀로남으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이게 문제가 크죠,
남은 금액을 배분하다가 그동안 쌓여있던 부모님 ,삼촌, 고모,이모등 형제간의 감정이 상하게 되는 경우
중재해줄 할머니는 이제 안계시죠.
돈의 액수, 금액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더군요. 논리가 아닌 감정의 문제니까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싸움인거죠.
검색해보니 이런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돈 많이 넣는다고 더 편안히 가시는건가… 좀 의문이 들긴 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