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이 이야기는 제가 몸이 아프기 전 29살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닐 때의 이야기입니다.
즉, 지금은 몸이 아프니까 결혼을 못하는 게 맞는데
그때는 누구도 2018년 이후 병이 크게 악화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던 시절이었죠. 제가 이렇게 아파서 일상 생활도 겨우 하게 될 줄 알았다면 주변에서 "니가 좋아하는 남자 말고 너 좋아하는 남자랑 그냥 결혼해" 소리를 했겠습니까.... 그 남자랑 (그때는 몸이 안 아팠으니 낳은) 애들은 진짜 큰일이었을 겁니다.
엄마란 사람이 돈도 잘 못 벌어... 집안일 못 해...
가족 입장에선 불운이고 불행이죠.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거여도 미안할 텐데 그냥 "결혼"이 하고 싶어서 눈을 낮춰서 결혼했다면 모두가 힘들었을 겁니다.
2. 결혼을 하지 않으면 노후에 "가족"이 없는 부분에 대하여
이 부분이 미혼, 비혼들에게 결혼해야 하는 이유로 많이 제시가 됩니다. 협박용, 더 나아가 저주용으로 쓰이기도 하고요. 저도 누군가 독신이나 비출산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을 고민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보화 사회입니다. 이런 조언 해주시는 분들은 옆에서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본인이 나이가 들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 없는 사람은 가족이 없다는 걸
"지금은 젊고 잘 나가서 모르니까 내가 알려줘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상식적으로 유아들도 부모님과의 이별을 알고 무서워합니다. 인간은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것. 부모님이 나보다 훨씬 먼저 세상을 떠나신다는 것. 그래서 이 세상에 나혼자 살아갈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이것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슬프게도 알면서도 현실이 버거워서 이미 현실도피에 빠진 아이도 있습니다)
3. 자식은 현 시대의 끈이다
안녕하십니다. 1949년생 *** 할머니와 2021년을 이어드리는 끈 1983년생 즐거운여우입니다.
실제로 저희 부모님은 가정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
두 분이 일시에 은퇴를 하고 두문불출하시면서
사회적 능력이 "급속퇴화"하셨습니다.
저는 부모님을 보면서 알았죠.
나이를 먹어서 신체와 정신이 퇴화해서 은퇴하기도 하지만 은퇴하면 신체와 정신의 급속한 퇴화합니다.
사회적 자극이 없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심지어 아버지가 병으로 몸을 돌보지 못하게 되어
아버지 병간호를 했고요.
이 얘기를 예전에 클리앙에 썼을 때 클리앙 분들도
그런 생각을 30, 31살에 했다는 건 놀랍다고 하셨는데요. ㅋㅋ 부모님이 저를 당시로서는 조금 늦게 낳으시다보니
좀 더 빨리 노쇠하신 편이었는데요. 부모님이 거동이 불편해지고 병원에 모셔야하고 이런 일들을 10년 전에 경험한 거지요.
그래서 저또한 늙으면 신체는 물론, 정신도 온전치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가족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체험을 하고 결혼한 친구도 옆에 있었어요.
근데 저는 "제 마음에 안 드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 vs 노년에 요양원에서 학대받는 것"을 정말 양쪽 다 사면초가
-_- 인 상황에서 고민을 하다가 후자가 맞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노년에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4. 답답해서 내가 뛴다
사실 결혼적령기에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이어서 30대 중반부터 병이 악화된 건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냥 서로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아이 낳고 사는 경우도 많죠.
근데 전 이건 나중에 느낀 건데요.
아이를 낳아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만들기까지
30년의 세월과 많은 노력이 들어가더라고요.
많이들 "돈"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돈도 돈이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이 커 보였습니다.
좀 안 좋은 쪽의 사례, 하지만 꽤나 이미 있는 사례를
이야기해보자면 코로나19로 인해 엄마나 아빠 한쪽의 수입도 위태로운 상황에 자녀는 온라인 줌수업을 집중해 듣지 않고 학력이 미달되는 상황을 말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극단적인 사례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통계적으로 이미 나와있는 상황(기초학력 미달)입니다.
이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부모님들의 역할입니다.
여기서 그 집은 이제 망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2022년부터 그 집이 어떻게 풀릴지 누가 알겠습니까.
다만 2021년 9월 현재 이 시점에 그 부모님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거죠.
저는 그래서 자식을 낳아서 나중에 사회인으로 만들어서
내가 노년에 사회에서 한참 활동하는 가족이 있는 것보다는 그냥 "그 에너지와 노력을 내가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물론 신체적 한계는 있겠죠. 그것 또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식에게 제발 줌수업 집중해서 봐달라고 읍소하고 감시하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내가 늙어도 늙은 채로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답답해서 내가 뛰는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5. 개인 기질의 차이
저는 이런 이야기를 전에도 몇번 클리앙에 썼고요.
저와 생각이 반대인 분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감명"을 받았습니다.
자동화와 일자리 감소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아이를 낳는 사람이 어디있느냐 지금 당장 하루 살기 바쁘지 "이 아이가 30에 사회인이 되고 안 되고" 이런 걸 지금부터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는 그런 것부터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ㅋㅋㅋ
저와는 사고방식이나 감정의 작동방식이 다른 분들이 계시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해서 인류가 이어지나보다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구 인구 79억 명을 맞이해서 저처럼 불안이 많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 개발도상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_- 분명 있을텐데 주변에 다 낳으니까 낳고 있을 거예요.
반대로 한국에도 정말로 결혼과 출산을 원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이 분들이 출산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많은 부분을 도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6. 이 댓글을 깔려고 캡쳐했는가
아닙니다. 닉네임은 지우기도 했지만 그냥
주제"결혼을 안 하면 노쇠했을 때 자식이 없다"를 언급하고 있기에 퍼온 것이지 이런 말 자체를 입에 담지 말라는 비판이 아닙니다. 특히 그 글은 원글 자체가 결혼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었거든요.
본인이 먼저 결혼에 대한 고민상담을 요청했을 때,
이때는 본인이 먼저 고민상담을 요청했으므로
다양한 조언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먼저 조언을 요청했으니까요.
제가 그동안 분노해서 여러번 글을 올렸던 건
혼자 잘 살고 있고 고민상담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불쑥 나타나서 너 결혼 안하면 노년에 자식 없어서 비참해 하고 "원한적 없는 조언"과 "저주"를 하고 가는 경우를 말한 거였습니다
내가 원한적 없는 조언이어도, 잔소리여도 그냥 한 귀로 듣고 넘기라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저는 일단 누군가에게
"저주"를 하는 건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언은 본인이 고민상담(조언요청)을 할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각 개인의 세세한 것을 모르면서 어떻게 그러나 싶네요
현실에도 온라인에도 많이 있습니다.
캡쳐해서 커뮤니티에도 돌아요.
지금이나 젊어서 행복하지 나이먹으면 어쩌고 하는 글들이요.
결혼한 부부들도 애 낳으라는 말을 그렇게 듣는다고 하죠.
온라인만 보면..다 나쁜놈 되거든요. 결혼하면 용돈 5만원으로 살아야 하는 ㅎㅎ
물론 온라인 상에 더 많긴 합니다.
직접 얼굴을 안 보니까 그런 글을 퍼올 수 있었겠죠.
그런 댓글 쉽게 달고요.
하지만 너는 자식이 없으니까 노후가 비참할 것이다 이런 댓글이나 펌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고
이걸 내가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절대선으로 생각하고 전파" 이 자체가 자신의 우월감 확인이나 자신의 불안 극복에서 나올 때가 많아요.
그걸 제가 당할 때(결혼, 공무원 시험)는 그렇게 봉변을 당하면서도 이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몰랐는데요.
이후에도 한국인들이 왜 너 아파트 안 사냐, 너 왜 주식 안 사냐
근로소득으로만 살면 거지된다 등
저는 경험한 적 없는데 다른 분들이 당하는 거 보면서
이건 본인의 길이 맞는지 틀린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나온
자신의 생각을 전도하는 행위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인생은 다 각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딩 공부도 화이팅이요
논술 선생님이시니까 글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듯이 스크래치의 명령어를 논리적으로 파악만 하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은 안 하고
커뮤니티에 글 쓰고 놀고 있는데
딱 걸렸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 좀 깨려고 썼습니다ㅠㅠ 커피 마시는 중이에요. 격려 고맙습니다.
"생각없이 인생에 뛰어들며 살아야 한다" 이 주제의 책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도 모든 사람이 다 나같을 순 없고, 나 같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그리고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멸망까지 7년 남았다는 지구 가열 등 걱정을 취미로 싸짊어다니고 사는 사람이라서요.
개인적으로는 저처럼 걱정, 근심, 불안에 휩싸여 미래 예측에 매달리는 사람과 미래를 누가 아냐며 현재(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사회 공동체에 골고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hy go on? Why keep trying?
검색해봤는데요. 영화 속에서 "무엇을 위해서?" 라는 뜻인가요???
뭔가 카페인 삘을 막 느끼기 시작하긴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금요일이네요.
글 읽어 주시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어려서 엄마가 자주 아프셨고 고2때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 결혼하고 내가 아플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그 때문에 결혼에 크게 뜻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연애는 하고 있지만 결혼은 생각이 없구요
올해 갑자기 희귀질환이 발병해서 응급실에 실려간 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 운좋게 치료가 잘 돼서 지금은 병가내고 집에서 요양중에 있어요
주변에서는 제가 아프고 나서 결혼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지 않았나 궁금해 하지만 저는 오히려 더 결혼과 멀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ㅎㅎ
대신 제가 아프고 힘들때 돈으로라도 도움 받을 수 있도록 노후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습니다
응원하고 있으니 건강도 좋아지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랄께요!
노쇠했을 때 필요한 건 자식이 아니라 국가입니다. 개인이 효를 행하는 것은 칭송받을 일이나 그것이 그만큼 순탄치 않아서이지 의무여서가 아닙니다. 노후보장용 보험 수단으로 태어나고 길러진 아이는 불행해지기도 쉽고 어버이와의 관계도 좋기 어렵습니다. 저는 국가가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고 믿고, 다른 말로 하면 보편적 복지를 지지합니다.
다 개개인의 자유가 있고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법을 지키는 ...) 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어진 선택지에서 결과를 생각 해 보고 선택을 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입장에 있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틀렸다라고 하는건 옳지 못하죠. 더군다나 여우님처럼 편찮으신 분에겐 위로를 드려도 모자랄판에 분별없이 원치 않은 조언은 그냥 인터넷에서 똥배설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술이죠.
저는 그냥 태어나길 긍정모드라, 아이에겐 그들의 몫이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21세기 종말론이 있다 해도 사는 과정에 즐거움과 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가정을 이루고 코로나 시국에 아이 키우는거 부모의 희생으로 시간으로 돈으로 서포트 하지만 힘들진 않아요. 다만, 많은 사람들이 긍정 아니고, 제 집에서도 짜증 많은 배우자도 있고 코로나 시국에 가정적으로 다들 싸움도 잦고 힘들고 그러다 뭐 기대도 덜하면서 평화를 찾았으리라 생각도 됩니다.
코로나는 누구에게나 어려우니, 언젠가 종식되고 우리는 그 미래에 또 잘 적응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마지막 문구들은 좀 아플것 같네요.
40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하던데 몸 아플때 부터 죽기 직전까지 살 방법이 있는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긴 하죠
걔들이 제 똥 치우다가 빡쳐서 스카이넷을 만들어 인류를 멸망시키는 상상도 가끔은 해보고 있지만요 ㅋㅋ
문제가 있다면 개개인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 문제인데...
그치만 자녀가 없는 저를 칭찬하는 일이 더 많아요. 너무 사랑하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었대요 ㅎㅎㅎ
우리, 소신껏,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아요 ^^
누가 뭐래도 나는 내 인생 산다! 하고 살면 되지않을까용^^ 공감하면 지금처럼 반갑고 마음속으로 응원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