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판지시르 주도의 헤드쿼터가 탈레반에게 넘어갔다는 소식이 있어서 저항군의 앞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공에 아직 최신소식이 업데이트 되지 않은듯 하여 이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업데이트 안된 내용이 많아서 글이 좀 길어질 듯 하네요
우선 탈레반이 판지시르 주도를 점령하고 HQ에 깃발을 건 뒤 5시간만에 저항군이 재탈환에 성공합니다
판지시르의 지형은 소고기 부채살처럼 생겼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주 전체를 통과하는 도로는 부채살 정 가운데의 하얀 줄처럼 산맥을 통과하는 좁은 길이 유일합니다. 그리고 그 중앙도로 양 옆으로 험준한 봉우리와 능선들이 존재하고 그 능선사이사이에 도시들이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주도를 점령한 것은 극히 일부 초입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련도 여기까진 왔지만 중앙도로를 통한 진격 과정에서 아버지 마수드가 이끌었던 무자헤딘들에게 뚜까맞고 패퇴했었는데 탈레반이 정확하게 소련처럼 행동했고 소련처럼 쳐맞고 패퇴했습니다.
주도를 점령한 탈레반은 그대로 중앙도로를 타고 북부 판지시르 도시들을 제압하고자 했으나 기다린건 아들 마수드 본인이 이끄는 저항군 정예부대와 아프간 코만도의 매복이었습니다. 중앙도로의 양쪽 능선 사이사이와 봉우리들마다 존재하는 제국의전쟁시절 동굴과 땅굴을 활용하여 매복 후 기습을 통한 포위섬멸전이 진행되었고 탈레반 주력병력이 패퇴했습니다.
아들 마수드가 이끄는 저항군 정예부대는 이를 추격섬멸했고 현재 바그람 공군기지까지 밀어붙이고 바그람 공군기지의 탈환작전을 수행하려합니다. 이게 가능했던게 탈레반도 바그람 공군기지가 핵심 요충지인걸 알아서 상당한 방어병력을 배치했었지만 이번 판지시르 진격전에 올인하면서 수비병력을 다수 끌고나왔고 패퇴한 뒤 그래서 저항군이 탈환을 결정할 정도로 수비가 약해진 상태입니다. 바그람 공군기지가 탈환된다면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피신한 구 아프간 정부군의 공군전력을 복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탈레반을 극혐하는 세속주의 이슬람국가인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지원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판지시르에 인접한 서부의 파르완 주, 북쪽의 바글란 주, 남쪽의 카피사 주에서 대규모 민병대 봉기가 발생해서 민병대에 의해 탈레반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입니다. 저항군은 이들과 연계하고자 안다랍 방면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게 웃긴게 몇일전 판지시르에 공습이 있었고 마수드의 조카와 코만도의 베테랑 장군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모공에도 이게 파키스탄 드론의 공격이었다는 얘기가 올라왔었죠. 그와 동시에 파키스탄 정보국 ISI국장이 카불에서 목격됐고 탈레반 전사자 유품에서 파키스탄 특수부대의 인식표가 발견됐다는 썰이 돌기 시작하면서 반 파키스탄 정서가 강한 아프간 지역 민병대들이 봉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결과 카불에서 ISI국장이 목격된건 사실이지만 공습을 가한건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에게서 노획한 슈퍼투카노와 미그17에 의한 폭격이었고 파키스탄 드론과 파키스탄 특수부대 개입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마 저항군쪽의 언론플레이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외세 개입을 극혐하는 아프간 정서를 자극해서 곳곳에서 반 탈레반 민병대 봉기가 일어나고 있으며 카불에서는 시민들에 의해 시위대가 조직되고 있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판지시르 공격전에서 주력부대의 병력을 다수 소진한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전역 통제가 불가능해지고있습니다. 따라서 병력을 충원하려고 탈레반 동부군사위원회가 추가 징집에 나선 상황인데 이미 성인남성들의 다수가 차출된 지역 부족들이 매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지역 민병대의 추가 봉기 또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철수를 지켜보던 이란이 오늘 탈레반을 향한 강한 비판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워낙 원수지간인 이란과 탈레반이라 이란이 개입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자그람 공방전은 판지시르의 기지국이 공습으로 동작하지 않는 상황이라 정보 업데이트가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항군이 힘든 상황인건 맞지만 회생불가의 대 핀치상태는 아니라는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소련 박살낸 방법 그대로 탈레반에 써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내전 양상이 복잡해지는군요
그부분은 아프간 대통령이 런승만 엔딩 내기 위해 탈레반과 전투금지령 내린게 좀 컸다고 생각합니다
명령으로 싸우지 못하는 정규군들은 도망칠 수 밖에 없었고 강성파 출신인 부통령이 남은 정규군들과 장비물자들을 런승만 엔딩 나기 전에 최대한 모아서 북부동맹쪽으로 집결시킨게 지금 반격의 원동력입니다
탈레반 직할 전투부대는 전력이 상당한데 주력군 대부분은 부족에서 차출한 징집병이다보니 지휘관이 통째로 항복해서 부대단위로 포로가 발생하는게 빈번하다고 합니다
정말 그랬더라면 막 떠벌떠벌 자랑했을 거 같아서요.
폭격도 진짜에요 마수드 딸 SNS에도 공습으로 조카와 장군의 전사소식이 올라왔었습니다
보병 전력으로서는 물론 정예군이 있지만
항공기 운영은 그냥 기존 기술인력/파일럿 뒤통수에 총 겨눠가며 떠밀어야 할 테니까요.
물론 폭격은 있는데 어디까지가 탈레반 자체적인 항공지원 성과였나 의문스럽다는 거죠.
탈레반 애들이 자기네 항공 지원으로 돌파구를 뚫는 데 성공했을 정도였다면
대대적으로 자기네 역량 자랑을 하고 등등 했을 거 같거든요.
미군 블랙호크도 아무런 문제 없이 띄우고 다니는 탈레반이라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총 겨누고 비행기 띄우게 하는 것 까지는 가능해요.
하지만 제대로 항공 근접지원 하려면 잘 훈련된 인원의 적극적 임무수행 의사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흥미로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