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저는 대학교 다닐때 예비군을 2번 갔었습니다. 학생 예비군들은 학교에 집결해서 셔틀버스로 예비군 훈련장으로 이동 후 다시 셔틀 버스로 학교로 돌아오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는 중국인, 중동계, 백인계 등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어요. 몇백명은 되었던거 같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했었는데, 전역 후 첫 예비군이라 신나게 내려갔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모두들 같은 시간에 출발하니까 엘리베이터가 엄청 막히는겁니다. 그래서 계단으로 내려갔어요.
당시 기숙사 1층은 상점, 2층은 외국인 전용 층이었습니다. 그래서 계단으로 내려가다보면 필연적으로 외국인층을 경유하게 됩니다. 내려가다보니 계단 입구 근처에서 학생 여럿이 불안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는겁니다. 우리야 아는 사람도 아니니 그냥 무시했지만 그 눈빛은 참 재미있었어요. 경악 + 공포의 눈빛이랄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를 뺴면 이렇게 흔하게 군인(혹은 예비군)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몇 없고, 특히 거기 있던 외국인들은 더더욱 그럴겁니다. 일이년 살다보면 알테지만 처음 온 학생들입장에서는 기숙사에서 눈을 떠보니 계단에서 우르르 소리와 함께 군화 특유의 큰 발소리가 나고, 군복을 입은 남자들 수백명이 갑자기 내려오는 모습일테니까요.
어쨋든 속으로 "왜 저리 처다보지?" 라고 생각하면서 예비군 훈련 받았습니다.
이후 예비군이 끝나고 학교로 복귀헀는데,,, 그날은 엄청 쩅한 날이었고 각개전투를 빡세게 시켜서 다들 몸 이것저곳에 흙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런 차림으로 수백명의 군인들이 학교 정문에서 내리게 된거죠. 그리고 대부분은 학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도 친구랑 같이 들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주오고 있던 외국인 무리가 우리를 보더니 움찔하면서 길을 비켜주는겁니다. 그러면서 약간 무섭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보는데,,, 우리는 얼른 맥주나 한잔 마시고 싶을 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왜 저리 무서워하나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중국인이랑 수업들을때 그 반응에 대해 들었는데 그들 입장에선 전쟁난줄 알았다고 합니다. 자기도 첫해는 그랬다더군요. 하기사,,, 저도 외국에 나갔는데 갑자기 군인 수백명이 내리면 놀라긴 할거 같아요.
군복 입고 본 몇 안되는 재밌는 현상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육군훈련소에서 행군하는 우리를 신기하게 보던 초딩에게 한 훈련병이"왜 신기해? 니도 몇년 뒤면 할거야" 라고 하자 다른 훈련병들이 "야 니는 왜 애에게 어두운 미래를 알려주냐?" 하면서 낄낄댔던 적이 있어요.
아이들 안고 앉은자리에서 덜덜 떨고 계시던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