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에 저도 참 많은 글을 찾아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워낙 취향도 음악을 듣는 성향도 다르다 보니 어떤 의견을 참고해야 할지 애매하더군요.
그냥 인기 순위 위주로 듣는 이부터 음악 좀 안다고 하는 일반인, 장르 마니아(?), 음악 평론가까지 온갖 의견을 내놓은 데다가
정작 애플뮤직에 카카오 음원이 흡수된 이후 나온 글은 별로 없어서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비교 글 같은 경우 스포티파이 한국 출시에 즈음해서 쓰인 글이 많았어요)
혹여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 즉 타인과 음악 취향 접점이 별로 없어서 혼자 생각 중이신 분,
무료 체험 기간을 이미 옛날에 다 써버리셨거나 덜컥 시도하기 꺼려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어봅니다.
그러자면 제 음악 듣는 경향을 설명해 드려야 할 거 같은데요…
먼저 저는 음악 ‘취향’이랄 것도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음악을 안 듣던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때 유달리 조숙했던 절친(나이 차이가 커서 팝을 줄줄 꿰던)의 영향으로
상당히 일찍 음악을, 그것도 팝으로 시작해 엄청 많이 들었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한국 노래, 학부 시절에는 일본 노래(…), 이후에는 브릿팝에 몇 년 정신 못 차리다가
갱스터랩→ 모던국악(<공명>의 데뷔 앨범을 계기로…) 크리를 탔습니다.
이후 그토록 인정하기 싫던? “다들 나중엔 클래식 듣더라고~” 단계까지 오면서 가사 있는 노래를 듣지 않게 됐어요.
그마저도 유학+업무와 관련된 큰 시험공부를 시작하면서 다 끊어졌습니다.
네, 유일한 음악 플레이어였던 폰에서 음악 파일과 앱을 다 삭제했어요…공부하려고…
결국 한국노래, 일본노래, 갱스터랩은 업데이트가 끊긴 순간부터 장르에 흥미를 완전히 잃었고 (가끔 검색으로 찾아서 듣는 수준)
브릿팝은 다시 듣고 싶지만, 뭐부터 들어야 할지 모르겠고…차트를 들어봐도 뭔가 아니고…
공부가 끝난 후 다시 듣는 음악은 유학 시절 친구들이 공유해준 프랑스노래와 클래식, 그레고리안 성가(???)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음알못에 취향은 뒤죽박죽, ‘뭔가 음악을 듣고 싶은데 듣던 거만 듣긴 싫고 새로 찾긴 귀찮아’였네요.
공부도 끝나고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아이폰을 사면 기본 음악 앱을 지워버릴 정도였습니다;;;
라디오스위스클래식 앱만 깔아놓고 음악이 필요하면 그거만 틀었어요.
아, 그리고 막귀인 듯해요. 이어폰, 스피커 등 좋은 걸 들으면 알긴 하는데 음질이 좀 떨어진다고 못 참아 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다 동영상 중간 광고를 못 참아야 하는 성향 탓에 유튜브프리미엄 3개월 체험 후 못 돌아가고
부록이었던(?) 유튜브뮤직 앱을 깔면서 다시 노래를 듣게 됩니다.
사설이 진짜 길었네요…이제부터 (지극히 개인적인) 본격 비교 들어갑니다. 요금은 공유 않는 1인 개인 요금 기준이에요.
1. 유튜브 뮤직
가격: LG유플러스 요금제 쓰던 시절 3개월 무료체험 후, 현재 부가세 포함해서 한 달에 8,690원 결제 중.
유튜브 동영상 무광고와 오프라인 다운로드는 덤.
음원 다양성: 노래를 검색하면 음원은 없더라도 관련 동영상도 결과에 뜨기 때문에 실제적 음원은 가장 많게 느껴짐. 진짜 별 게 다 있음…. 하지만 개인적으로 커버와 각 방송사 쇼 프로 영상까지 같이 떠서 정신없음.
음질: 한 번도 좋다고 느껴진 적 없음. 이 역시 음원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인 듯…
큐레이션: 큐레이션이 있다고???? 하는 수준…그래도 서비스 3사 중 가장 오래 들었는데 이렇게 취향을 모를 수 있나 섭섭할 정도예요. 그냥 “몇 년도 노래 좋아하시죠?” 정도 맞추는 듯해요. 메인 화면에 온갖 믹스가 뜨긴 하는데 중구난방으로 섞여 있는 아티스트 이름만 봐도 클릭하기가 싫어요…
UI: 딱히 좋지도 거슬리지도 않는 수준이지만 뭔가 잡다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 추가 방법을 아직도 모르겠… 가사는 제공 않는 곡이 너무 많아서 이제 아예 클릭을 않음. 워치용 UI는 마음에 들어요. (곡 밑에 앨범 사진 깔림)
결론: 유튜브 동영상 혜택까지 딸려 오니 가성비는 최고. 희귀한 음원도 여기선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장점은 그것뿐…? (*뮤직비디오도 제일 충실한 거 같은데 제가 평소에 뮤직비디오를 안 보는 터라 판단 보류)
2. 애플뮤직
가격: 4개월 무료체험 진행 중.(원래 3개월인데 샤잠 통해 들어가시면 4개월) 이후 부가세 포함 8,900원.
음원 다양성: 유튜브뮤직만큼은 아니지만 웬만한 노래는 검색하면 거의 다 나옴. 프랑스 노래나 국악 쪽으로 들어가면 마이너한 것들은 안 나오기 시작함.
음질: 3사 중 제일 좋음. 에어팟 프로로 듣는데 볼륨도 상대적으로 크고 막귀임에도 군계일학임이 느껴짐. 무손실 아닌 음원도 마찬가지.
큐레이션: “애는 쓰고 있구나…. 근데 그거 아니야” 하는 느낌. 추천곡 믹스를 보여주는 <지금 듣기> 코너에 들어가도 클릭하고 싶은 게 별로 없어요.
UI: 뭔가 잡다하고 정신없는 느낌. 노래를 들으며 즉시 ‘좋아요’를 누를 수가 없어서 큐레이션이 더 안드로메다로 가는 거 같음. 워치용 UI도 제일 복잡하고, 느리고, 자주 다운됨(…). 가사 기능은 제일 좋음!
결론: 음질과 애플 생태계에서의 편의성, 합리적인 가격 등은 좋지만 이 정도 큐레이션이면 굳이 공짜인 유튜브뮤직을 버리고 돈 더 낼 생각 없음.
3. 스포티파이
가격: 3개월 무료체험 진행 중. 이후 부가세포함 11,990원.
음원 다양성: 한국 노래는 3사 중 가장 적은 듯. 그 외에는 제일 많음. 다양한 언어로 된 노래까지 듣는다면 최고.
음질: 유튜브뮤직보단 낫지만 애플뮤직보단 못함. 최고 음질로 설정해도 마찬가지…
큐레이션: 정말 충격이 느껴질 정도로 최고. 그냥 다른 서비스랑 비교 자체가 안 됨. 지상과 천계의 차이?
너무 놀래서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서 봤을 정도. 좋아하는 음악 파형을 분석해서 비슷한 걸 추천해준다는 얘기도 있던데 100% 믿길 정도. 다른 서비스는 데일리 믹스가 아무리 여럿 생성되어도 클릭해보면 막 뒤섞여 있는데 스포티파이는 칼같이 장르 나눠서 믹스가 만들어짐.
(저 같은 경우는 믹스1 프랑스 노래 믹스2 그레고리안 성가 믹스3 국악 믹스4 소프트재즈 믹스5 브릿팝 믹스6 Taizé 등등) 그리고 그 믹스의 흐름이 안정적이라서 중간에 튀는 노래가 없음. 잘 짜인 앨범 하나를 듣는 느낌…라디오스테이션도 마찬가지. 메인 화면부터 여기저기 클릭 욕구를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인생곡을 만나게 됨…
UI: 다크모드를 싫어해서 시커먼 게 맘에 좀 안 들고 한글화가 되다 만 느낌? 한국노래 제목이 간혹 영어로 떠서 생뚱맞음. 그래도 '좋아요'를 누르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 장르, 플레이리스트 추가하기는 제일 편함.
‘디바이스’ 메뉴가 있어서 폰에서 듣다가 메뉴에 뜨는 아이패드 클릭하면 패드에서 플레이, 집에 들어가면 “TV에서 트시겠습니까?” 뜨고 Ok 누르면 또 TV에서 듣던 노래 그대로 재생!! 그 상태에서 워치 앱을 켜면 컨트롤 가능! 진짜 좋아요….
결론: 애플뮤직 대비 2,090원이나 비싼데 음질은 떨어지는 게 아쉬움. 그러나 큐레이션을 보면 돈이 문제가 아니란 느낌(?)
그래서 저의 선택은? 스포티파이입니다. :)
네…저도 당황스러워요…2개월 전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펄펄 뛰겠죠.
“너 음악 그렇게 좋아해??? 아니잖아!!”
저 역시 처음에는 가격 때문에라도 무료 체험 이상 쓸 계획이 전무했는데,
그동안 발견한 주옥같은 음악들을 생각하니 정말 최저가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어차피 동영상 광고 제거용으로 프리미엄 구독한 터라) 공짜로 들을 수 있는 유튜브뮤직을 놔두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한다는 자체가 거부감이 있었을 정도인데 말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애플뮤직 같은 경우 제가 자신을 계속 설득하고(?) 있더라고요.
“너 앱등이잖아. 이게 더 편해.” “땅 파면 2천원 나오니…싸잖아.”
그런데 스포티파이는 홀딱 반해버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정착 예정입니다.
정말 음악이라고는 수동적으로 검색해서 아는 곡만 듣거나
클래식이나 국악처럼 아무 지식도 없이 흘려듣기 좋은 배경으로만 여겼는데
요즘은 매일 ‘와…’ 소리 나는 노래들을 발견하고 있어요.
그게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이상입니다 :)
애플뮤직은 올려둔 음원때문에 유지해야 하는데 ㅠ
간간히 아무 때나 듣고 싶은거 들을 수 있는게 정말 좋죠~~ ^^
평소 화이트노이즈를 자주 틀어놓는 편인데
페이보릿 믹스 틀어놓으면 가요 나오다가 화이트 노이즈 틀어줘요 ㅋㅋㅋㅋㅋ
사용했을때부터 딱맞는 큐레이션을 제공하나요?
첫날에 좋아하는곡 백곡정도 좋아요를 누르고 시작했는데도 일주일 넘게 큐레이션 절반은 좋아요 누른곡, 절반은 그곡들의 앨범 수록곡으로 채우는거 보고 해지했어요 ㅠ
전 애플뮤직에 정착하려 하는데, 이유는 가족요금제로 4인가족이 저렴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애플뮤직의 보관함, 플레이리스트 적응하면 자기가 듣고싶은 음악은 잘 추천해주는 것 같아요(물론 스포티파이가 이 부분은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