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알쓰입니다.
취하면 끙끙 앓아서 뒤척이거나 뻗어서 잠드는 것 말고는 술주정이랄 것도 없구요.
그런데 지금까지 만났던 분들은 술을 정말 사랑하셨던 것 같아요.
집이 홍대였던 분은 이미 집 근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학교에서 이제 출발해!" 라며 시간을 벌어놓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 벌어놓은 시간을 다 까먹고도 술을 멈 추지 못해서
집앞에 나와있던 엄마에게 머리끄댕이 붙잡혀 끌려들어간 일도 있을정도였어요.
덤으로 저는 등짝맞고 "무슨 남자애가 이 시간까지 여자애를 붙들고 있냐"며
모욕을 당한 일도 있구요 ㅎ
여행지에서 만났던 분은 제가 모는 스쿠터 뒤에 앉아 댓도리 맥주를 병나발 불며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바람에 마음 속으로 쌍욕을 하며 십자가 그린 일도 있구요.
소개팅했던 분은 제가 일하는 곳 근처에서 회식했다고 해서 퇴근길에 집에 바래다 주는데,
"오빠 듣는 음악 구려" 라며 급 반말 + 투정 아닌 투정을 하더라구요.
(우리 두번째 보는거야.....)
한 낮에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 먹을까?" 들어간 편의점에서
술이 세일한다며 아이스크림 대신 술을 몇 병 골랐던 분도 계시네요. (위스키 류)
누군가는 술도 커피처럼 기호인데, 본인이 제어가능한 선에서는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어떤 이는 술은 많은 문제들의 잠재적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이성적으로는 전자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경험으로 후자의 마음을 체득 중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꼰대가 되어가는건가
혹은 내가 안마신다고 상대방에게도 너무 협소한 마음을 가지고 있나
여러 생각이 드는 중에 어제는 썸 타는 분께서 술에 취해 전화하셔서는 열변을 토....
이런 일은 극복해야 하는걸까요? 아님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걸까요?
또 다른 어떤 마음의 태도가 필요한 걸까요? ㅎ
밑 분들과 비슷하게, 비슷한 분끼리 만나는 것을 저도 추천드립니다...
사람 만남이 마음 같이 되지는 않지만,
술과 관련해서는 비슷한 분끼리 만나는 게 좋을 것 같긴 합니다.
그걸로 다투게 되는 일이 많더라고요..
술을 잘 안하는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겪게 되고요..ㅜㅜ 이해해주는 데도 한계가 있는 듯..
술 마시면 생물학적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는건 불가능하죠.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게 최선입니다.
비슷한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놀게 됩니다.
전 술 마시고 변신(?)하는 사람과는 다시 술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상처만 받게 됩니다.
전 술을 좋아하는데 제 와이프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걸 조절 못하는 사람이 ...
저는 술 못하고(연중행사), 짝궁은 술 즐기지만.. 조절 못하는 거 못봤습니다
술을 매우 즐겨도 단 한번도 실망 시킨적 없고요
또 가족 중 술 조절 못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 사람이 문제에요
강요나 불편함을 주면 싫었겠지만, 그런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술 못해도 저도 가끔 한잔씩은 같이 마셔도 좋구나 싶어졌습니다
이제는 좀 듣고싶지 않은 말 중에 하나가 "아, 술 끊어야 되는데..."에요.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실수는 있지만 진심으로 끊을 생각이 없는 분들이 주로 하는 말이죠.
지금은 이사 간 옆의 옆에 집...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아침마다 맥주 피쳐 두개, 소주 여러병... 그 집 여자가 주로 마신다고;;;
전 직장 동료한테 들은건데 밤 10시에 애 맡기고 술 마시러 나간다더군요. 누구한테 애 맡기냐니까 자기 퇴근하고 바톤 터치하고 그 시간에 술마시러 나간다고ㄷㄷㄷㄷ
그 친구도 술 좋아하는데 자기가 퇴근할 때 집에 사들고 간 술값을 계산해보니 한달에 70만원 쓴다네요.
그래도 옆의 옆의 집은 같은 아파트로 이사가서 종종 보는데 하여간에 두 집 다 잘 살긴해요.
그거 보면 어쨌거나 성향이 잘 맞아야 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저도 술 좋아하지만 그 정도는 못마시고 배우자가 그 정도면 저는 못참을거 같고요...
아, 저희 와이프는 술을 맥주 반잔도 못마십니다. 저는 기껏해야 한달에 한두번 동료들과 술자리가 있을까 말까이고 집에서 일주일에 맥주 한캔인데 자기가 술을 못마시니 저를 주정뱅이 취급...ㅠㅠ
점점 줄이더니 나중에는 술을 안드시는 착한(?) 생활을 하다가 다른 놈에게 시집갔다죠 ㅡ.ㅡ;;;
죽쒀서 개줬다는...
지금은 술 안 마시는 게 더 편한데, 가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할 때 자작하다 보면 상대방이 술의 묘미를 몰라서 좀 아쉽긴 합니다. 어디 갔더니 좋은 술이 진짜 싼 데 혼자만 즐기다 보니 감흥이 식을 때도 있고. 근데 딱 그 정도예요.
반려자가 싫어하는 건 더 이상 혼자만의 기호가 될 수가 없습니다. 박수도 한 손으로는 칠 수 없고.
그러니까 얼른 결혼하세요. 이 좋은 결혼을 왜 안하는지들...
결국 사달이 납니다...
저 역시 무리해서 먹거나, 권하거나, 쓸데없는 소리 하거나 등등 주사 없이
혼자 잘먹고 혼자 잘 치우고 하다보니
(사실 가끔 술먹고 똑같은소리 또하고 또하고 또하긴 하는데 가끔이라 봐줍니다)
(새벽2시까지 마셔도 청소, 설거지 다 하고 샤워하고 잡니다 물론 기억은 없지만)
와이프가 술사주기도하고, 술먹는 시간을 배려해주기도 합니다 :)
생일선물로 소주 사주기도 하고 하하 :)
기본적으로 상호이해와 배려가 바탕이 되는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맥주, 소주, 와인, 양주, 고량주, 담금주, 증류주, 전통주 등등 다양한 술을 보유하고 마시고 있습니다 :)
와이프도 신기해해요 ㅋㅋㅋㅋ 니가 사람이냐고 신기해합니다............
같이 술 쇼핑하는것도 재밌어하고
담금주 담그는거 보면 신기해하고
막걸리 거르는거 보면 얼씨구하고.........
행복합니다 하하하
글 쓴지 하루가 다 지나서 몇 페이지는 뒤에 있었을텐데,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저도 농장가서 오디 따서 술도 담궈보고 맛이나 향을 즐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조금은 느껴본 일이 있는데요.
(물론 애호가 만큼은 아니겠지만요)
어느 선까지 이해할 수 있느냐 라고 하면 애주가와 알쓰 사이에 시각차가 넘 커서
너무 제 기준에서만 생각하는게 아닐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굳이 편견을 갖고싶지 않지만 사람은 과거를 교훈삼아 배우기도 하니까요.
그 밸런스를 찾는게 쉽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