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서 떠돌던 짤인데, 엄흥섭 님의 <언어교육론>에 나오는 한 대목이라고 합니다(짤은 다른 책 같아요). 해방 직후에 사용한 한본어 끝판왕이네요.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지금보다 언어 파괴가 더 심한 느낌이 듭니다. 한본어로 검색해 보니 나무위키에 해당 내용이 있어서 번역본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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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서로 주고받을 때 보면 한국말, 일본말, 영어가 한데 섞여 뒤범벅이 되어 나온다. 그 심한 예시를 몇 가지 참고하여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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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이가 곰보인데도 신랑이 OK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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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반한 게 아니라 정숙이가 반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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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새로운 뉴스인데"
이것은 어떤 여학생들이 가두에 서서 주고받았던 회화의 한마디를 사생[주2]한 것이다. 또 한가지 예시를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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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너 너 가케우동[주3] 한턱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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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아 '해브 노(Have 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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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졘기 녜트(деньги нет)'[주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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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너 콘사이스 영일사전 헌책방에다 팔아서 단팥죽(ぜんざい) 사먹자!"
이것은 17, 8세의 중학생들이 하숙방에서 하는 대화의 한마디를 따온것이다.
(주1) 원문에 '스바라시이 헌옷감'이라고 적혀있어 괜찮은 헌옷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띄어쓰기가 정립이 안되어 있던 시기인지라 잘못 띄어쓰기된 것이다. '스바라시이한 옷감'이란 뜻이다.
(주2) 들은대로 적었다는 뜻이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생소한 단어인데 '사생화'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주3) 일본의 우동에서 파생된 한국의 면요리.
(주4) 러시아어로 졘기(деньги)는 '돈'을 뜻하고, 녜트(нет)는 'not'의 뜻이다. 쉽게 말해 '노 머니'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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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을 보고 있자니 여러 생각이 드는데....
1. 식민지 시절 말기, 일본이 그렇게 우리말을 죽이려고 용을 썼는데 우리말이 참 용케도 살아 남았구나
2.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나누는 주제는 별 차이 없구나
3. 저 시절에는 미국보다 러시아의 영향이 좀 컷겠구나.
4. 자연적으로 사라진 말도 많겠지만, 우리말 순화운동이 아예 소용없던 것은 아니겠구나.
대략 이 정도네요. 흔히 국어 시간에 언어의 역사성(맞겠지?)에 대해서 배우는데 그에 대한 실제 예 같기는 하네요. 이해되는 듯도 하고 안되는 듯도 해서 위화감이 꽤 들었습니다. '1980년대 서울사투리' 같은 건 별 차이를 못 느껴서 위화감이 크게 안들었는데 말이죠, 짤의 내용은 참 위화감이 크게 들어서 '야, 저런 것도 우리말이 맞긴 하구나' 싶네요. 앞으로 몇 십 년이 흐른 뒤의 우리말은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하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어법을 아무리 바로 잡아본들 어떻게든 변하긴 하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옛날 한글로 쓰여진 조선시대 한글 고전문학을 보면 지금이랑 발음도 많이 달랐을 법도 하니(보통은 우리가 쓰는 말에 맞추어 글을 쓰지요), 미래에는 우리말을 어떻게 발음할런지도 괜시리 궁금해 지네요 ㅎㅎㅎ
2. 킹정.
3. 띵곡.
제멋대로 이런 말도 만들어서 쓰더군요.
왜 합리적 의심과 인정, 명곡을 놔두고 비슷해 보인다고 그렇게 쓰는 걸까 생각하게 되요.
벌레 천국인 디씨에서 나온 말인지 몰라도 완래 있던 말을 놔두고.쓰는 거 별로에요.
街頭가 맞습니다.
위에 아바다(あばた아바타)는 불교에서 따온 말인데, 8한지옥八寒地獄의 첫번째 지옥으로 Arbuda지옥에서 온 말입니다. Arbuda에서는 추워서 천연두가 생기고 몸이 붓는다고 합니다.
젱기 네트는 제대로 말하자면 у меня нет денег 쯤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