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집들은 남편이 IoT라던가 각종 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반면 저희 집은 부인인 제가 기기또라이에 이것저것 자동화 시키는 걸 좋아합니다.
전 게을러서 앉은 자리에서 모든 걸 할 수 있길 바라는 사람이라 안방, 거실, 아이들방 전동커튼도 직구해서 직접 설치하고 조명 제어, 각 방 공기측정 및 가습기, 공기청정기 자동화, AI 스피커 연동해서 각종 기기 제어 등 이것저것 일을 벌이곤 하는데요. 가끔 아내분의 허락을 득하지 못하여 기기들을 사지 못한 남편들의 하소연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제 남편은 딱히 반대를 하진 않습니다. 다만 모태 부지런이들은 "왜 굳이 자동화? 그냥 움직여서 하면 되는거 아닌가?' 주의라 제가 이렇게 해놓는 것들을 이해를 못하곤 했어요.
그러다 제 쓸모를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이 왔습니다.
남편이 마흔 넘어가며 일도 좋지만 취미생활도 해야한다며(게임으로도 충분한거 같아 보였지만...) 일렉기타를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했는데 본격 연습하기 3년차가 되며 어느새 일렉기타가 4대로 늘어나더라구요. 제 기준 꽤 고가의 기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가 문제더라구요. 개복치 같은 기타는 온습도가 중요한데 특히 습도에 민감해서 45~55%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한해동안 습도가 20~90% 넘나드는 다이나믹코리아 환경에서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남편이 기타 하드케이스안에 제습제를 넣고 관리한다곤 하는데 그걸로 장마기간 90%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남편이여..
후후. 그래서 제가 나섰습니다.

직사광선만 안들어오게하면 온도는 크게 안올라가고 유지되는 집이라 암막 콤비 블라인드를 제가 직접(!) 주문, 설치까지 해줬고

(보이는 건 일렉기타 하드케이스 2개지만 코너 꺾으면 소프트케이스에 담긴 일렉기타가 또 2대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 1개 또 있는게 함정.)
평소 습도 관리를 위해 바닥에 샤오미 공기측정기를 비치, 그 방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화학물질, 미세먼지까지 다 살펴줍니다.

이건 남편 친구가 선물해줬다는 온습도계인데 악기방 윗공기 담당입니다. 늘 제가 측정하는 값보다 습도를 높게 표시해서 남편을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주범이죠. 후.

가습기는 샤오미 기화식 가습기이며 제습기는 LG 20리터 제습기입니다.

(미홈앱 자동화 페이지)
공기측정기와 가습기가 둘 다 미홈 앱으로 제어 가능해서 습도가 40% 아래로 떨어지면 가습기를 켜고, 습도가 50% 넘어가면 가습기를 꺼주는 자동화를 해줘서 겨울철 습도관리를 해줬습니다. (현재는 가습기를 쓸 정도로 습도가 안떨어져서 자동화 해제해놓은 상태)

제습기도 사실 샤오미 생태계로 살 수 있었지만 소음 이슈도 있고 요즘 샤오미 생태계 제품들의 신뢰도가 하락중이라;;
LG 제습기로 샀습니다. 원래 이 악기방 용도가 아니라 안방과 거실 왔다갔다하며 썼던 건데 지난 주말 갑자기 습도가 높아졌을 때 악기방에 들어간 이후 다시 나오지 못하고 있... 흑흑흑.
지금 쓰는 공기측정기랑 연동이 안되서 가습기처럼 자동화는 힘들지만 씽큐앱으로 상태 확인이 가능해서 적절하게 조절해가며 사용중입니다.
그동안 반대는 안했으나 이해는 못했던 남편이 기타방 습도 관리 이후 적극 지지자가 되어 저는 기기 만지는 욕구를 충족하고 남편은 부인이 알아서 관리해주는 악기방을 가질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
여러분. 공대 부인이 이렇게 좋은겁니다.(라고 자화자찬!!!)
이 기세를 몰아 전 거실 발코니에 홈바 공간 만들러 고고고. ㅎㅎ
그만 말해야징..남편분 비밀을..ㅎㅎㅎ 그냥 다 싼거에요..20만원쯤하는..ㅎㅎㅎ
공대 출신이신가요!!!?.... 멋지십니다.
글도 잘쓰는 공대 아름이를 쟁취하신 남편이라니...
윗분 말씀대로 거북선 포수임에 틀림없습니다.
뭘 해도 금방 터져 죽는 개복치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있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면 깊은 바다 속 수압을 버텨 주던 체내 압력이 기압보다 높아서 부풀어오르다 터져 죽는 개복치...
게임이 흥한 이후로 만지면 터지는 예민한 것들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수정) 아...케이스에 뮤직맨이라고 각인되어 있네요...
각설하고, 남편 분 정말 부럽네요. 전생에 나라를 여러번 구하셨나.
이상은 Fake고~
바닥 포설린 타일이 눈에 들어오네요. 정보 알 수 있을까요?
저는 도저히 온습도 관리할 자신 없어서 어지간해서는 변형되지 않는 넥이 굵은 기타로 보유중입니다. ^^;;
장마철엔 주력기타 하나만 빼서 하케에 넣고 쓰고 문을 종이테잎으로 밀봉시킵니다. 아래쪽 서랍 및 바스켓에는 각종 음악용 케이블 및 잡템들이 들어가서 부인의 심기가 약간 너그러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타 댓수가 늘어도 전면이 블랙미러 같은거라 상당 기간 눈치를 못채는 클로킹 기능도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저라면 완전 땡큐일 것 같은데요. ㅎㅎ 전 기타가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아이인줄은 몰랐는데 우리집만 기타들이 번식하는게 아니었네요(…)
언젠가 더 큰 집으로 가게되면 기타들을 하드케이스에 가둬놓지 말고 멋지게 벽에 전시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과연 그런 날이 올런지..)
공대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관심 없는 것만큼 여기에 관심이 없어서…. 하지말라고 안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이 화면 밑으로도 더 있…) ㅋㅋ
부부 둘 다 문과는 요즈음 세상에 핏하질 않네유 ㅠ
제 베이스는 그냥 스탠드에 걸려있어요.
배나오면 트러스로드 좀 돌려주면 됩니다 ㅎㅎ
기왕 환경을 구축하셨으니 거치대에 보관하시는게 더 나을듯 합니다.
저는 그냥 모든 악기를 케이스에 넣어서 보관하는...
이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니요..
전생에 조금만 더 노력할 것을..
부럽습네다~~~
농담이고 이번 생에도 가능하시게 될겁니다. 얍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