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GCAS (Ground Collision Avoidance System - 지면 충돌 회피 시스템) 입니다.
제트 전투기 조종사들은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인체의 한계를 넘는 높은 G로 인한 의식상실 (G-LOC) 로 땅으로 곤두박질하는 경우가 잦은데..
최초 F-15K 인도분도 들여오는 중에 한대를 G-LOC에 빠진 조종사의 목숨과 함께 망실하고.. (당시에 X-32가 탈락하기 전에 군용기 사업 잘되서 인심이 후한 보잉이 한대를 추가 비용 없이 얹어줌)
190대밖에 없는 F-22 중에 한대도 훈련중 G-LOC으로 땅으로 돌진하고 조종사가 너무 늦게 탈출해서 낙하산 펴지기 전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고.
미국은 평균적으로 일년에 10번정도 조종사가 G-LOC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그중 한번 정도는 지면 충돌사고로 잃는다고 합니다. 조종사는 당연히 기절한 상태로 아무것도 못하고 사망하는, 무서운 사고죠.
그래서 미국 록히드 마틴은 이런 비극적인 사고를 방지하고자 조종사가 의식을 상실했네(조종을 안하네)? 그런데 비행기가 땅으로 돌진하네? 라는 상황을 센서,레이더와 컴퓨터가 캐치하고 나면 기수를 상승해서 충돌을 회피하는 시스템을 Auto GCAS 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10여년 전부터 F-16에 넣기 시작했습니다.
이 동영상이 F-16에 들어간 GCAS 덕분에 목숨을 구한 조종사의 HUD 와 교신 녹화장면 (2016년 공개)
땅으로 돌진하는 동료의 기체를 보고 '회복해(Recover!)' 라는 윙맨의 외침이 점점 다급해 지고, GCAS 덕분에 서서히 기수가 올라간 이후 수평비행이 지속되서 의식을 되찾자 다급히 스틱을 당겨 기수가 갑자기 상승하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기절 직전에 해야겠다 하던 행동을 정신 차린 이후에야 함)
자동차는 몇년 전부터 자동운전을 하네 마네 하는 와중에.. 이 GCAS는 원리적으로 자동운전보다 구현이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고가 군용기에만 채택하는 관계로, 생각보다 기술개발도 늦고 가격도 높은지라, 이 좋은 GCAS가 들어간 전투기가 의외로 없습니다.
F-16 중에 2010년들어 생산한 기체만 장비하고 있고, 명색이 하이급인 F-15와 F-22에는 아직도 없고(!) 최신기인 F-35도 2019년에야 이 F-16용 GCAS수정해서 넣는 사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9년에 탑재 개발 들어간다면서 일정을 7년 앞당겼다고.. 그럼 원래 2026년에 개발 개시 예정이었나??)
그런데 KF-21은 시작부터 이걸 달고 출시하기로 합니다. 정확히는 레이더 지형추적 및 자동조종 시스템- TA/TF (Terrain Avoidance/Terrain Following) 를 넣는데 이게 지형추적과 자동조종을 하는 시스템이라 처음부터 GCAS 가 포함되어 버리는 거죠.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8664
원래는 이걸 한화시스템이 수주했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다시 그대로 엘빗에 외주를 주는 모양새인 듯 합니다.
현재로서는 GCAS가 내장된 유일한 기체가 록히드마틴 F-16 최신형과, F-35는 곧 들어가거나 들어가는 중인거고..그런 와중에 KF-21은 6년 후 공군 인도 시점부터 GCAS를 내장하고 날아댕기는거죠. KF-21 현행 경쟁기인 라팔도 다음 배치의 개량에 이걸 넣는다 안 넣는다 하는 중인 와중이고..
첨단 레이더와 광학, 열탐지기등등도 물론 중요하고 필수적인 장비지만, 다른 것보다 가장 먼저 탑재해야 하는 기능중 하나가 GCAS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있어서 조종사들이 블랙아웃에 이어 G-LOC에 빠져서 죽을 걱정이 없으면, 과감 하게 높은 G 기동을 펼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KF-21에 이게 탑재된다는 것이 귀중한 조종사 보호와 전투력 증강을 가져오는 가장 반가운 요소 중 하나인 것입니다.
전투기 개발사들이 이거 달아줄테니 개발비좀.. 이러는지라.. (그리고 개발하려면 필수적으로 충돌상황도 목숨과 기체를 걸고 시험해야 하니 사실 개발비가 적을수가 없기 하죠)
어쨋든 최신 전투기 속도면 최고 고도에서도 지면까지 10-20초 안에 도달하므로..G-LOC된 순간에 기수가 지면을 향해 있으면 몇십초 안에 그냥 사망하는거죠.
그래서 전투기 조종사들은 여기에 안 빠지려고 복장도 G-Suite 를 입고 원심분리기같은 high-g 훈련장비 들어가서 훈련하고 비행에서는 조심하고 조심하고 해도.. 앗차하는 순간에 가버리는게 이 G-LOC 인지라..
저런 시스템을 넣을 수 있지만 넣지 않았던게 G-LOC을 각오하고 급기동을 할 때 갑자기 기동을 풀어버릴 우려가 있어서 아니었을까요? 이제 급기동을 요하는 공중전 상황이 줄어들어서 비전투손실:전투손실 값이 1을 넘어서니 넣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좀 더 생각해보니 어차피 G-LOC에 빠지면 기동을 안하겠군요.)
그리고 저런 시스템으로도 비행착각으로 인한 사고는 피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종사 의식 상실시에만 작동할테니...
다만 의도적으로 지면으로 기수를 향해 비행하는 게 폭격상황인지 비행착각 상황인지를 잘 파악해야 하고.. 그러자면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력이 좋아야겠죠.
그리고 '넣을 수 있는 데 안 넣은' 게 아니고 '넣자니 돈드는데 미국 의회가 개발비 안줘서' 못 넣고 있는게 맞습니다. 미국은 운영하는 제트기 기종 종류가 한두개가 아닌데 이걸 모든 기종에 다 넣자면 몇조원은 써야 하거든요..
상당히 전문적인 것을 아시네요...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그리고 숙력된 조종사 한명 양성하는데 필요한 기간과 비용이 전투기 못지 않다고 하니까 더욱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