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8년에 입학해서 3년 정도 일본 관서지방에서 유학하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운이 좋게 한일공동이공계학부유학이라는 제도로 일본으로 넘어왔고,
2017년 10월에 일본에 넘어와서 반년정도 일본어 교육을 받고, 2018년에 입학했습니다.
저희학교는 유학생을 워낙 잘 안받아서 (특히, 공학부는 올해도 유학생을 한 명도 안 받았습니다 ㅎㅎ)
반강제적으로 일본인 친구들이 많이 생긴 편입니다. ㅎㅎ
공감게 보고 저도 몇가지 적어봅니다.
1. 저는 유급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해서, 컴퓨터 공학과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프로그래밍은 거의 안합니다.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같은 과목은 대부분 A아니면 A+ 를 받았지만, 물리학실험을 F받아서 유급이 확정됐습니다.
물리학실험 때문에 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열받아서, 방황을 좀 했습니다.
학교, 학과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학교 저희 과는 대략 110명 중에서 10-20명은 유급합니다.
옆 대학교 수학과는 많을 때는 거의 절반이 유급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희 학교는 양반인가 싶기는 합니다.
2. 커리큘럼에 대해서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3학년 2학기의 선택과목 몇 가지를 제외하면, 전부(약 80학점) 필수입니다. (즉, 하나라도 F가 있으면 졸업을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과목은 아무리 해도 안된다 하더라도, 다른 과목으로 학점을 대신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유급한 제일 큰 이유입니다.(+ 저의 게으름))
4학년 때는 연구실에 들어가서 졸업논문을 씁니다. 연구실마다 다르지만 정해진 테마 안에서 교수 지도를 받아서 논문을 씁니다. 수준은 그렇게 높은걸 원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연구실마다 다를 수 있음)
졸업을 하면 80퍼센트 이상은 대학원에 갑니다.
3. 일본대학만의 특징
의대가 갑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사립 의대는 한국만큼 높지는 않습니다. 학비가 진짜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 의대는 진짜 갑이 맞습니다.
사립대의 경우에는 추천입학이나 내부진학이 정말로 많습니다. 그래서, 학력에 대한 동경이 한국보다는 적은 것 같습니다. 명문 사립대를 나왔다 해도, 일반입시로 들어온건지, 내부진학, 추천입학으로 들어온건지 직접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내부진학이나 추천입학이 일반입시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4. 취직은 한국보다는 쉽습니다.
구직활동을 하는 일본인 친구들의 스펙을 보면 한국에 왔으면 중소기업행인데, 나름 좋은 기업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제 친구들이 막 놀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하는건 아닙니다.(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건 저입니다ㅠㅠ)
5. 와세다, 게이오 같은 대학은 학생수가 어마어마합니다.
흔히 말하는 구제국대학 (일본에서 명문으로 불리는 국립대학) 문과 학생수를 전부 더해도 와세다 학생수보다 적습니다.
와세다나 게이오 입학생 중에는 동경대를 떨어지고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학생수가 워낙 많아서, 상위권과 하위권의 수준차이가 많이 난다는 말을 일본인들도 합니다.
6. 국립과 사립의 학비차이는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국립대는 1년에 600도 안됩니다. 그리고, 학비감면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제 주변 일본인 친구들은 대부분 학비감면을 한번은 받아봤습니다. 사립은 기본 1년 1000을 넘깁니다. 그렇다고 학교 시설이 엄청 좋냐고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대학 학비가 비싸면 다들 내리라고 여론이 생기지만, 일본에서는 돈 없으면 국립가야지 돈이 없는데 주제넘게 왜 사립을 가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고, 순응하는 국민성이 여기서도...)
7. 저희 학교 기준으로는 휴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휴학을 하고 이뤄놓은게 아무것도 없으면(이력서에 채울 무언가가 없으면)기업에 따라서는 취직할 때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8. 연애
저처럼 진짜 오징어여도 적당히만 꾸미면 연애는 생각보다 쉽습니다. 한국인이라는것 하나로 연애에서는 득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남자들의 평범한 매너가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9. 한국에 대한 편견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국문화에 익숙한 10-20대도 "한국은 싫지만 ㅇㅇ는 좋아." 이런 말을 한국인 면전에서 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있습니다. 이런 발언의 문제 자체를 인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역으로 "나도 일본정부 하는거 보면 마음에 안들어 ㅎㅎ" 라고 하면 대부분 표정 구겨집니다 ㅋㅋ)
전여친, 전전여친 다 부모님이 한국인은 안된다고 반대당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여친 어머니는 "사람이 좋으면 국적이 뭐가 문제냐, 예를 들어서 오키나와 사람이라고 차별하거나 하는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하는 입장이시라 다행입니다. (저 이거 듣고 울었습니다 ㅋㅋ)
10. 생활비
생존하기위한 비용은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취미생활이나 한국에서 말하는 인간답게 살기위한 비용으로 가면 다릅니다.
전기료, 가스, 수도, 인터넷, 핸드폰요금 그리고 대망의 교통비는 진짜 비쌉니다.
전기료는 2배 이상은 되는거 같고, 교통비는 3배는 되는거 같습니다. 월세도 조금만 괜찮은 집으로 가면 어마어마하게 뜁니다.
물론 술 같은건 일본이 저렴하기는 합니다. 샤또 딸보를 최근에 3000엔(약 30000원) 정도에 마셨습니다.
총평. 저는 고등 수학은 나름 1등급 유지했고 영어가 가끔 2등급으로 떨어지던거 제외하면 사실 거의 대부분 1등급 이었기 때문에, 대학 공부도 쉬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수학에 재능이 정말로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일본대학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다녔어도 솔직히 유급했을거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3년동안 모의고사 국어에서 틀린 문제수가 10개 안쪽이었던거 생각하면, 저는 문과체질이었던거 같습니다.ㅎㅎ
지금은 사이드프로젝트로 몇가지 하고 있는데, 군대 갔다와서 졸업을 할지말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유학생들 성적이 저를 빼면 나름 높은 편입니다. 제가 평균을 다 깎아먹어서 그렇지...
일단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ㅎㅎ
생활비 월 120씩 주는걸로 기억하는데, 부족하진 않으신가요?
또 일공으로 졸업하신 분들은 보통 한국에 돌아오시나요?
졸업 후에는 굉장히 케바케인것 같습니다. 연구를 쭉 하는 선배님도 계시고, 라인 들어가셔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국 리턴하는 경우도 있네요
일본에서 쓰인 논문들 거의 교과서급인 것들도 많구요.
가서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정말 내재적 가치를 위해 연구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