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8x년생) 남자입니다.
사실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무감했는데, 제가 활동하는 배드민턴 동호회 (지금은 코로나로 거의 못 만납니다. 한달 혹은 두달에 한 번... 그마저도 운동할 때는 마스크 쓰고 해야하는 터라 힘들죠.) 20대 친구들 이야기가 너무 극단적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클리앙에 글을 읽고, 언론의 분석을 보고, 2년 전, 20대 후반의 띠동갑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형님은 그래도 취업할 때 이력서 100개 넣으셨지만, 저희는 400개 넣어도 될까 말까에요.'
'형님은 그래도, 대출 영끌해 한달에 원리금 100만원 넘는 돈으로 집은 사시지만, 저희는 사지도 못해요.'
'형님 친구분은 군대 다녀와서, 가산점 혜택 받으신 분들 계시지만, 저희는 그러지도 못해요.'
저는 2006년 취업을 했어요.
진짜 이력서 100개 넘게 넣었습니다. 근데, 그러고 보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작은 계열사에 4군대에 취업이 왔었습니다.
물론, 제 전공이 SW, IT였던 것도 그 때 분위기랑 좀 맞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정말로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와, 이력서 100개 넣었는데, 4대 합격했네. 나 공부 못했나보다. 서울 중하위권 대학은 진짜 어렵구나.'
그래도 나름, 학과에서 공부잘하고 장학금 받고 다녔습니다. 4.5 만점에 4점... 토익도 800점대.
사랑하는 사람과 7년 연애하고 결혼해서 이사를 7번 넘게 전세로 다녔죠.
'서울에 이렇게 많은 아파트 집 중에 내 집 하나 없구나.'
전세의 서러움 있었지만, 7번 이사 다녔지만, 영끌해서 집은 살 수 있었어요. 서울의 변두리에 작은 집으로도요. 흔히 말하는 노도강이요~
제 친구 중에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군대 주특기와 가산점으로 공사에 취업이 된 친구, 그리고 보험사 (ROTC) 취업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뭐 보험사의 ROTC 또는 장교/부사관 우선 채용은 지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약 20년 남짓 지나지도 않았는데, 사람이 준비하고, 이해하고 도전하는 시간에 비해, 세상이 엄청나게 빨리 변했습니다.
그 사이에 세상이 요구하는 바운더리와 Threshold는 너무 높아졌고, 이로 인해서 사회적인 취약점이 어쩔 수 없이 노출된 것 같아요.
지금 20대 남자라고 특정되는 세대의 외침은, 비단 이 그 사람들만의 외침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는 지금 보다 더 기회가 주어졌고,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회사 나와서 경제활동을 하고 약 10년이 지났습니다. 저랑 비슷한 세대분들이 여기 많으실 것 같아요.
근데, 갑자기 선거 결과를 보고 다들 20대 철이 없다, 잘 모른다, 너네 해봤냐?
너네 2MB겪어봤냐? 모르면 말을 말아라.
이런 말을 하는 우리가 바라보는 50대, 60대 부장님들 그리고 임원들하고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돈과 시장이 기본이 되어 세상이 돌아가는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고, 자유경쟁 속에 내던져 지게 됩니다.
헌데, 돈, 즉 출발선이 다른 사람은 다른 시작점을 일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를 완화해주고 중화해주고, 많은 사람, 다양한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치와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0,30대 남자들의 투표 결과를 보고, 그 들이 잘못 생각했다 하면서 비난하고 갈라치기하며 부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정말로 기회가 공정했고, 약 1년동안 진행된 사회적인 모습과 분위기가 민주당이 이야기 했던 균등의 기회, 평가의 공정성을 논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한 시대, 한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죠.
우리가 이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히 민주주의 국가 이기 때문이구요.
우리는 투표권이 있고,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의 권리를 행사새하는 것 입니다.
나와 다른 세대, 나와 다른 위치에서 나와 다른 표를 행사했다는 것을 비난하기 보다는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고찰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건 진짜 아닌데...... 왜 저쪽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생각해요.
조금 더 올바른 선택과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할 때이죠. 그러기 위해선 공감, 소통해야하고, 이런 움직임의 첫번째 단추는 바로 경청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고치고, 다시 만들어 가야하는 결단을 새우기도 해야하구요.
너무 한쪽에서 쏠려 나오는 목소리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에 대한 생각.
서로 비난하고 헐뜯고, 그러다가 시간도 훌쩍 가버릴 수 있습니다.
그건 저쪽 사람들이 더 원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넘어가는 행동을 지금이라도 멈추는 게 좋지 않을까요?
서로의 목소리에 공감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이야기가 두서 없이 길어졌네요.
제 이야기에도 공감해주셔서 (여기가 까지 읽으셨다면 공감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지금 대학전공을 뒤로하고 바리스타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잘 된건지, 요즘은 잘 살고 있네요. 여친도 새로 생긴듯...
아, 저보다 형님, 저는 닭띠~ 파이팅~
비교가 될려면 동일한 사람이 다른 시대를 취업을 해봐야 알 수 있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40~50대도 20대에 이력서 500개 넣어도 안되는 사람은 안됩니다.
단순비교를 할 수가 없는데, 사회의변화 흐름도 생각해야하고... 좀 어렵더라구요.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하는 자꾸 바라봐 줘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좀 더 얄밉기도 합니다. 소통의 시간과 장소, 하루에 2~3시간 아주 짧은 술자리 혹은 식사자리.
혹은 동호회 활동등이 더 없어지마, 서로의 사정을 나누는 순간들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40대도 40대 성공한 사람들 보면 힘들어요.
저 조차도 아직 삶에 바둥 바둥 거리고 살고 있거든요.성공한 삶이 아니죠. 아직 원리금 따박 따박...
지금은 성공한 삶이라기 보다, 보통 혹은 정상에 가까워 살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세대와 함께 공감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직장인으로 소소하게 주식투자 5년 넘게 해오다가, 작년에 그래도 좋은 수익 얻었지만, 지금 20대 중에서는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없었던 친구들이 더 많았으니까요.
올바른 정치는 늘 힘든 사람들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등한시 또는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 이번 선거의 결과같구요.
큰 트리거링이 된 것은 맞습니다.
선거결과에 대한 생각도 동의하게 되네요.
뭐 저도 힘들긴 합니다만... 노후가 걱정되거든요 ㅜㅜ 원리금...
아이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 하면 대답하기 어려울꺼 같아요 ㅜㅜ
저랑 비슷한 연배이신거 같은데 저도 와이프 처남보면
우리때 경쟁이 10: 1이였으면 지금은 50:1 100:1 로 바뀌었더라고요
이런 경쟁에서 병역이라는 불이익을 감수 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될까요?
그리고 학교 교육에서도 잠제적 가해자인것처럼 교육한다면 피해의식이 얼마나 커질지
상상도 가질 않습니다
고작 1:10 정도의 경쟁인 우리세대도 ... 지금 세대게 우리로 리먼때문에 힘들었어 라고 이야기 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ㅜㅜ 라는 생각도 들구요
사실 경쟁의 모수에 대한 부분이 저희 아버지를 통해 더 크게 느끼게 되었어요.
명절에, '아들아, 그래도 엄마 아빠는 이 집 하나 하는데 대출이자 20% 였어도, 둘디 3년 열심히 모아 샀는데, 너네는 10년은 걸리겠구나.' 하셨었거든요.
그 상황에 현 20,30대를 대입해보면, 최저임금이나 회사에서 받는 연봉이 크게 올리가지 않는 이상, 잡사기 쉽지 않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