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의사는 아닙니다만, 어제 한의학을 유사과학이라고 썼던 글 보고 살짝 화나서 끄적끄적 씁니다.
그냥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소화불량을 달고 삽니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어쩌다 음식 잘못 먹으면 소화 잘 안되고 소화제 먹어도 잘 안내려가고 그래요. 트럼만 드럽게 자주 나고. 그럴 때 특효약은? '엄지손가락 땁니다'
소화가 안되는데, 즉 배에 탈이 났는데 엄지손가락 손톱 밑을 바늘로 찔러서 피-그것도 검은 피를 꽤 뽑아내면 정말 사이비스럽게도 소화가 됩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배에 문제가 생겼는데 배에 무언가를 치료하지 않고 손가락에다 무언가를 치료하니 소화불량이 나았어요!!! 그것도 웃긴 것이, 증상에 따라 피의 색이나 출혈량이나 통증이 다 다릅니다. 심할 때에는 바늘로 찔러도 아프지 않고 검은피가 콸콸 나오는데, 덜 심하면 찌르면 찌르는 대로 아프고 피도 검은색이 섞인 그냥 핏빛이에요. 신기하죠?
제 좁은 견문에, 한의학은 병이 생긴 부분에 무언가 힘이 빠져 기운이 허해졌기 때문에, 그분의 힘을 돋우거나 그 부분과 연결된 부위의 힘을 빼거나 더해서 허한 부분에 힘을 불어 넣는 방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에 흐르는 혈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손목의 맥을 집어 병의 원인을 추측하죠. 사극에서도 보셨을 터인데, 왕비의 손목의 맥-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 어의가 손목을 실로 연결하여 맥을 집습니다만-을 집어서 '회임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것도, 아마 같은 원리일 겁니다. 이게 판타지쪽으로 넘어가면 무협지에 나오는 운기조식이라거나, 혈맥을 집어서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거나..... 뭐, 꼭 무협지가 아니더라도 소위 이야기 하는 '급소'가 뿌리를 찾아보면 한의학의 혈맥에 있지 않나 생각도 해 봅니다.
과학이 어떤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하지 못 한다고 다 유사과학은 아닙니다. 전 한의학의 경우, 과학이 아직 규명을 못 했다 뿐이지 나름대로 어떠한 논리체계-주로 임상실험에 가까운 논리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고대 삼신 중 하나인 신농(의학의 신이죠)이 온갖 풀들을 먹어보며 약초와 독초를 구분했다는데, 이게 그 시절 임상실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를 통한 의학지식이죠. 과학적으로 해석이 안된다고 무시할 건 아닙니다. 기자의 피라미드가 삼태성(오리온자리의 유명한 별 세 개)의 위치와 오차가 거의 없는 형태로 세워졌다고 그게 유사과학을 이용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집트 나름대로 성립한 측량술을 토대로 세워진 거지.
끄적인 거 치고는 좀 길었는데, 과학의 해석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모두 유사과학은 아닙니다. 진짜 유사과학은 영구동력(이거는 에너지보존 법칙을 아예 무시하는 말이죠) 같은 거나 그렇죠. 한의학은 오랜 세월 나름대로의 체계를 잡아서 내려온 학문이며 아직까지 '과학으로 해석이 힘든 영역'일 뿐입니다. 유사과학이 아니에요.
실제 실험했을 때 손가락 따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추가:검색해보니 실험해서가 아니라 실험결과가 없어서였네요. 기억의 오류.
윗부분은 그대로 두겠습니다.
*이 답글은 손가락 따는 게 플라시보효과 아니냐 란 말씀에서 떠오른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
그런데 이걸 명백하게 인과관계가 있는걸로 받아들이니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거죠.
한의학이 변화가 없다는 근거를 가져오세요.
편견을 사실처럼 얘기하시면 안됩니다.
변화가 없다는 증거를 가져오시라구요.
모르면서 대강 한 소리시면, 정중히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까,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그냥 한 이야기시죠?
한의학의 시작시점과 현재시점이 똑같을거라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알 얘기인데, 웬 존심을 부리시는지...
한의학 의학사에 관한 책이라도 선물로 보내드릴까요?
본초학과 방제학이 언제 시작된건지는 아세요?
온병학이 언제 시작된지는 아세요?
약침시술은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이게 다 한의학 발생시점부터 있었을까요?
애초에 본초학 방제학 온병학이라는 용어도 잘 모르실것 같은데, 한의학의 변화가 어떻느니 하시는걸 보니 어이가 없습니다.
한의학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들은 모두 의학에 편입되었죠..천연물의약학 분야나 침술이나 그런것들은요.
기의 흐름이나 이런건 사실상 유사과학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죠.
+ 그리고, 최근 의학의 트렌드인 근거중심의학에서 사용하는 근거력 피라미드의 제일 하위가 의사의 경험입니다. 단순한 경험이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어요.
한의대에서 아직도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으로 교육 하는걸로 들은 것 같은데...
그런데 의사의 주관적인 경험도 많이 쌓이면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 거도 같은데요. 의학의 발전에서 의사의 치료 시도와 실패, 그리고 그 보완이 지금의 의료법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보면, 한의학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발전해 온 거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유사과학' 또는 '과학이 아님'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걸어온 시간이 너무 길어요. 어쨌거나 근거력은 약하다고 해도, 제일 일선에서 활동하는 의상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데요.
근거 의학 중심으로 검색해보시면 아실겁니다.
보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도출해내기 위해 계속 개선해 나가는거죠.
5000년, 못해도 2000년은 넘게 임상 데이터를 쌓아뒀으면서 추상적 관념으로 접근할뿐 제대로 작동원리를 파악못한 블랙박스요.
한의학은 경험이 축적된 일종의 빅데이터라고 봅니다.
스포츠로 따지면 각종 스탯들 있잖아요.
마이트 트라웃이 WAR가 높기때문에 돈을 많이 주는거지만
마이크 트라웃이 훌륭한 선수란걸 과학으로 입증할수는 없죠.
그래서 의학은 반드시 과학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서양의학이 과학을 기반으로 된건 18~19세기 자연과학 발전과 함께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그리고 원소나 분자같은걸
발견할수있음에 따라 그걸 의학에 적용했기때문에 그런방향으로 발전한거죠.
반면에 동양의학은 여러가지 약초나 침같은 임상을 통해서 오랜 세월
기록으로 전수되면서 배가 아플땐 무슨 약초를 먹는게 효과가 있다는게
계속 세월을 거쳐서 사람들이 동의했기때문에 데이터화 된거죠
마이크 트라웃이 홈런을 50개 이상때리는걸 과학으로
증명할순 없죠. 단지 잘 때리고 있으니까 믿고 거액을 주는거죠
전 한의학이 과학이라고 한적 없습니다. 오랜기간 쌓인 빅데이터라고 하는거죠.
이게 효능이 없었으면 데이터로 남아있지 않고 소멸되었겠죠.
그 빅데이터가 유효하니까 아직도 서양의학 틈바구니에서 사람들이 계속해서
돈을 내고 한의학 서비스를 이용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빅데이터라 한들 정작 분석 가능한 데이터가 별로 없고,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아무 쓸모 없죠.
Garbage in, garbage out 모르십니까..
임상을 해도 근본적인 기전을 모르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접근이죠.
마찬가지로 배아플때 무슨 약초가 좋다는게 많은 사람들이 섭취를 해서 그 효과를 동의했기 때문에
한의서에 기록된거죠. 많은 사람들이 효과가없다고 했다면 수백년에 걸쳐서 그 기록은 변경되었을겁니다.
팬그래프에 등재된 스탯이나 동의보감에 올라간 기록이나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님과 저의 큰 차이는 가치판단의 차이죠.
님은 의학은 과학이 전제되어야한다는거고 전 동의하지 않기때문에 한의원도 자주갑니다.
전 한의학을 이용하는데 논문을 내고 못내고는 관심없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신약 임상시험에서는 RCT라고 해서 무작위 배정과 이중맹검이 기본입니다.
이런 것도 컨트롤 되지 않는 임상은 정말 효과가 있는지 확증할 수 없어요.
다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게 제가 한의원을 이용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구요.
선택의 기준은 다른겁니다. 한의학이 과학이 아니라고 이용안하는건 님의 자유입니다.
그건 존중합니다. 하지만 전 한의학을 이용합니다. 효과가 있으니까요.
제가 이용하는 믿음의 근거는 오랜기간 축적된 데이터 때문입니다.
정확히 홈런을 친다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런 조건에서 홈런을 칠 확률/가능성' 도 과학이에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법 자체가 통계적 접근법인데 뭘 자꾸 한의학이 빅데이터다 어쩌다 하시는건지...
사람들이 말하는 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는 스스로 기전을 밝혀낼 수 있냐 없냐이지 통계얘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그건 님의 관점이죠. 저에게 뭐라 강요하시는건 아니죠.
제가 한의학을 신뢰하는건 일종의 빅데이터로서 신뢰한다는건데.. 그걸 님이 부정하든 말든 관심없어요.
제가 신뢰하는 근거이기 때문이고. 한의학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의 기준은 이런거라는거죠.
과학적으로 입증된것만 섭취하는건 개인의 선택의 자유지 의무가 아니죠
1. 한의학은 일종의 빅데이터다 --> 제대로 구분되는 데이터셋도 없고 프로세싱이 안되면 결국은 빅데이터라 보기 어렵지 않나
2. 운동선수의 스탯 개념이다 --> 스탯은 엄연히 통계라는 '과학'적 접근법을 사용한다
라고 말씀 드린 것 뿐입니다.
신경전도와 신경전달 물질등등에 따른 신체변화를 빅테이터로 연결하면 어느정도 뒷받침이 되려나...
동시대에 진리라 믿었는 과학적 진리가 후대에 새로운 시각에서 볼때 헛소리일 수 있으니, 굳이 한의학을 무조건 과거의 유물로 폄하할 문제도 아니고요. 일부 참고할 부분도 있기는 하겠죠.
전 한의사 선생님따라 유사과학, 과학을 넘나든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51%로 유사과학으로 생각해서
어디 삐고 아파도 그냥 정형외과를 가는 편입니다
한의학은 제가 알아듣질 못하니 좀 답답합니다...
신체를 블랙박스라고 생각하고 별 희한한 이론을 갖다 붙여서 인체현상을 이해하려던 건 비단 동양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해부학 생리학 등등이 발전하면서 괴상한 이론들은 다 버린 거고요.
다 양보해서 통계학적으로 증명된 치료법이라면 정말 왜 효과가 있을까 연구해볼만한 가치나 있겠지만,
통계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아니고, 옛 "선인"들이 그렇다더라 하는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연역적으로 추론해서 만든 치료법은 과학이라기보다는 그냥 "믿음"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일부 한의사들이 이상한 상술을 쓰면서 유사과학화 된거죠.
그렇다고 한의학적으로 중하다고 생각되는 질환이 있으면 '용하다'는 한의원을 가지 경희대한방병원 본원을 딱히 가진 않죠
이것만 생각해도 차이가 드러나죠
침또는 보약이 만병통치약인듯 말하는 한무당의 공로가 제일크겠죠
저도 편두통이 극심한시절 신경계 계통 약을 먹기싫어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잘들었습니다.
시대가 발전했으니 한의사분들도 양의학처럼 메커니즘을규명하고 공개하면 이미지를 탈피 할수있을것 같습니다.
네 가지 체질로 나누고 이에 맞게 처방이 되는데,
의사마다 이 체질을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이미 과학이 아니라는 증거죠.
역술인에게 사주 보여주면
다 다르게 말해서 과학도 아니고,
아예 저같이 안믿는 사람도 많죠.
침놓는것도 정확하게 그 점에 놓지도 않잖습니까?
0.1mm오차도 없이 놓을수도 없잖아요.
대충 그 근방(오차범위 3cm?)
사골처럼 돌아서 제발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경험이네 과학이네 알맹이 없이 시끄러워 지기만 하는 자극적인 고깃덩어리..
모세혈관에 풍부한 산소를 기대하는건....
죽은피=검은피=사혈 헤모글로빈을 독립된 생명체로 인지 하는게 좀...
현재는 서양 철학의 주도적인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하기에 동양철학적 개념이 베이스가 되는 한의학이 이해가 어려울수 밖에 없죠.
더 개인적으로는 서양 철학과 과학을 베이스로 하는 한의학 연구는 그렇게 의미가 있다 보지 않습니다.
음양과 오행, 기, 이런 한의학의 기본 설명 도구들이 서양 철학에는 없기 때문에 그렇죠.
과학을 신뢰하지만 항상 옳지는 않다고 생각하기에 상호보완적이라 생각하면 좀 편해지긴합니다.
약초나 탕약 같은건 천연물 의약학 분야로 사용되고 있죠.
극단적인 예로,
서양에서 머리가 아플때 썼던 버드나무 껍질에서 아스피린을 만들어 내고 진통 기전을 밝혀낸 것과
무슨무슨 탕약을 조선시대부터 썼다는데 구체적인 기전은 모르고 아무튼 효과 있으니 아직까지 쓴다는거랑..
이것만 비교해봐도 차이가 꽤 나죠. 탕약이나 약초 개념은 서양에서도 썼지만 접근 방법이 크게 달랐죠..
정의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real world medicine으로 수천년동안 임상경험의 총체이자 실용학문이고 실용과학이죠.
실험적, 논문적으로도 최근에는 밝혀지는게 많은 편이에요
그러니 굳이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하려는 노력을 할까요.
그래서 무책임하게 봉침 놓아 환자 죽이고, 옆에 있던 의사를 도와달라며 물귀신 만는거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