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0년 4월에 코로나를 피해 아내와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천주교 성지를 순례했습니다.
저는 믿음이 부족하고 늘 신에 대한 의문이 가득차 신부님들이 불편해하는 신자지만 아내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네비에도 나오지 않는 김해에 있는 순교자 묘지를 찾았다가 내려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나이가 들면서 늘 고민하고 있었던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다문화 가정도 많고 빈부격차와 학력 격차가 꽤 심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 꽤 오랜 동안 수녀님들께서 운영해 오신 공부방에서 글짓기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다문화 아이들(이 표현 역시조심스럽긴 합니다)에 대한 왕따가 빈번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유튜브에 빠져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혐오와 이기심에 물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해서 아내에게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지역에만 무려 37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교회나 아파트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곳이기도 해서 접근성 자체가 떨어지고 실제 운영되고 있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시작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위치 선정과 책 기부 및 자원봉사자 모집 등 거의 넉달 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문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중단 될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도서 대출 및 열람실 이용, 청소년 학습지도 및 멘토링, 기타 강습 이 세 가지를 저희 도서관에서 꾸준히 해오고 있는 중입니다. 그 중에 고민을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도서 대출 업무입니다.
이 업무의 어려운 점은 도서 반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회원등록도 무료이고 대출도 무료이다 보니 몇 몇 분들께서 반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대출을 연장해 드릴 수 있으니 책, 반납이나 연장을 신청해 날다고 문자를 드렸지만 감감 무소식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열람실 이용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공부를 하러 오는데 문제는 저녁 7시 이후에도 공부를 하겠다는 요구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의 세 달가까이 7시 이후부터 10시까지 문을 열어주고 자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주위의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오후6시 이전에 돌아가지만 고등학생들은 10에서 어떨 때는 11시까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최근에는 같은 학교 여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러 오는 것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가 힘들더군요.
어쩌면 제가 꼰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10시나 11시까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해서 할 수 없이 어제는 저녁 7시 이후에는 열람실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아주 싫어하더군요. 저 역시 그런 말을 하는데 힘이 들었구요.
그리고 저희 도서관에서 음료 및 간식거리(간단한 쿠키 및 컵라면)가 무료로 제공되는데 문제는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진다는 사실입니다.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지만 열람실 의자도 단 한번도 제 자리에 놓인 적이 없고 쓴 물품들을 그대로 놓고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럴 때 과연 열람실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것인지 힘이 드는군요. 운영위원들 사이에도 찬 반이 갈리지만 우려하는 쪽이 더 많구요.
결국 어제는 제가 도서관 이용 학생들에게 공지를 했습니다.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만 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들에게 편의를 주고 싶은 마음 속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취약계층과 다문화 가정 중심의 1대1 학습지도 및 멘토링과 기타 강습은 만족도나 성취도에 있어서 최고인 것 같아 뿌듯하기는 합니다.
넋두리 같은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으로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은 도서관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삐뚤삐뚤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야겠지요.
감사의 마음조차 갖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무료로 사용하는 만큼 책임감 있게 쓰지 않는다면
안하느니만 못한것 같아요
마인드가 돼서 '내가 사용료도 냈는데 왜!!'가 되면 더 힘듭니다 ㅜㅜ
함께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선의 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회원 탈퇴를 하면 그대로 돌려주면 되니까요.
몇권까지 대여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반납이 늦어지면 거기에 대한 패널티로 대여가능 권수를 하나씩 줄이고요.
참... 좋은일을 하면서도 진상들 때문의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하시는 분들이 지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무료든 유료든... 이유가 안됩니다
배려와 선의로 행해지는 일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라도 이용자들은 더 엄격하게 룰을 따라야 다음이 있습니다
지켜지지 않으면 제공하지 않거나, 지키지 않은 이용자에 대한 이용제한을 엄격하게 하셔야합니다
한번이야 모를 수 있어도,
지속적인 피해의 행위는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동시에 피해를 줍니다
떼쓰고 규정을 어기는 것도 통할만한 사람에게 합니다
자신만 편하자고 하는 행동이 공동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교육입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다독다독해주며 또 안아주시면 됩니다
자신이 편하자고 한 부주의한 행동이 타인 뿐 아니라 자신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공동체를 존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교육이라고 봅니다
좀 규모 있는 도서관은 청소하시는 분도 계시고 대출도서 미반납도 시스템상 좀 쿨(?)하잖아요.
회원 말소 시켜버리고 이용제한 하는거죠. 사용매너가 별로인 사람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용시간과 방법은 방역원칙에 맞게 의자 간격과 시간제한 하시고
취식은 당분간 못하게 하시면 어떨까요.
명확히 선을 그어 주세요.
4-5개월이상 반납 안한 사람이 많던 기억이 납니다.
전화도 걸어보고 해도 안돌아오던 책들은 나중에 도서관에서 책값 요청하서 마무리되곤 하더군요.
작은 경험이였지만 이런저런 요구하고 안지켜지는 예절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웠습니다. 힘든일이지만 뿌듯함도 함께 있기에 뜻깊은 운영을 되길 응원합니다
사용하는 학생들이 이 시설이 자신이 보호하여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면 결국 공유지의 비극으로 끝나게 됩니다.
사용 금액을 받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보증금 제도는 더욱 최악의 상황을 만듭니다. 보증금 맡긴 사람에게 맘대로 할 권리를 부여하게 되어 더 심하게 망가집니다.
관련하여 이완배기자의 경제의속살 - 공유지의 비극 관련한 내용을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양한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일례로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는데 늦는 학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자, 훨씬 더 많은 학부모가 늦으며, 이전에 벌금을 부과하지 않던 시절의 미안함은 사라지고 벌금에 대한 늦을 권리로 바뀌며, 이후 벌금을 없애도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미 돈으로 바뀐 상실된 윤리의식이 복구되지 않는 것입니다.
해결책은 사용자가 시설을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 일종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의) 주인의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을 하게 만드는데 있고,
이것은 사용자에게 일정 지역사회/도서관 시설을 위한 봉사를 하도록 하고, 이를 도서관 이용 자격 유지 조항으로 만들거나 하셔야 할 것 입니다.
일종의 날짜가 명기된 봉사확인서식 같은 것을 만드시고, 이 서식을 제출받아, 각 사용자에게 확인일부터 일정기간 사용권리를 유지/지속할 수 있도록 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봉사내용에 대한 확인을 해줄 수 있는 자격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스스로를 포함, 지역사회의 누구라도 확인서를 써줄 수 있게 하면 됩니다. (꼬마들에게는 자기 집안일을 한 것에 대한 부모의 확인서로도 충분합니다)
도서관 도우미 같은 자격도 마찬가지고, 이 자격을 부여, 반납되지 않는 도서에 대한 반납요청과 연락, 도서관에 대한 청소, 도서에 대한 정리 등을 담당하게 하는 것도 봉사중 하나로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정리하면 완전 무료개방은 결국 공유지의 비극으로, 시설을 유지하는 자원자들에게도 (악의적인 사용자로 인한)괴로움만 남기고, 악의의 사용자에게 무차별 노출되는 결과를 빚습니다. (거의 모든 경우 그렇게 끝이 납니다.)
돈을 받지는 마시고,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도서관에 대한 봉사 등으로 유지 자격을 부과하여 도서관에 대한 주체의식을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신은 아내분도 사랑하시지만 랑탕62님도 더 사랑하실 거에요.
말씀하신 문제점은 다른 도서관에서도 비슷하게 나오는 문제점일 것 같습니다.
받으시는 상처에 매일매일 더 큰 기쁨으로 채워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의자를 안넣고 가도, 쓰레기를 아무대나 버리고 가도, 내가 이런 뒷바라지 해줄테니 열심히 공부해서 이 도서관에서 훌륭한 사람을 배출 해야지 하고 마음을 굳게 다잡으셔야 됩니다.
근데 그게 아니고 그냥 이정도 선의 배풀면 알아서 따라오겠지.. 하고 접근 하시면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운영 하실껀지 한번 고민 다시 해보셔야 겠어요~
우선 연체 관리자는 그렇게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희가 쓰는 시스템이 코라네스 시스템인데 이게 생각보다 편하지 않아서 연체자 관리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리고 자원봉사 시스템으로 진행되다보니 연체자 관리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서가 있으시긴 하지만 그분도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고 주부시라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오실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책임자가 없을 때 시설을 개방하는 문제는 고민을 하고 또 회의를 거쳐 결국 개방을 하지 않는 걸로 하였습니다. 사실 석 달동안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이제는 여고생 친구들까지 오니 너무 불안하더군요.
그리고 휴게실 문제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도 그렇고 분리수거를 잘하지 않고 무조건 종량제 봉투에 집어 넣어 버리니 이게 사실 치우는 입장에서는 손이 가는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하나 하나 다 분류하면서 몇 번이나 이야기해도 지켜지지 않아서 공지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참인데 마침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니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사실 간식이라고 해봐야 컵라면과 초코파이, 음료수 비스킷, 쿠키 등 행여 공부할 때 허기가 질까봐 제공하는 것입니다. 거창하지는 않구요.
순회사서도 신청했지만 작년에 해보니 그다지 실효성이 없어서 올해는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댓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오래전 근처 작은도서관에 발 한번 담궈었는데..
거긴 도서관이 독서실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
중학생이상이 공부하러 오는건 못하게 했죠.
도서관 관리업체 다녀봤는데, 짜증나는일이 굉장히 많고 더러운민원이 많고
가장기억에 남는건 일베관련 민원ㅋㅋㅋ
구청 공무원들은 그걸 두손두발 다들고 못하겠다고 포기해서, 결국은 외주업체에 외주를 주어서 외주업체에서 하고있는데,
결론은 복지사업쪽은 정말 쉽지않고 어려운 일입니다.
구청쪽에 계속 자주 연락하셔서 구청도서관으로 편입시키는 쪽으로 사업이끌어 가시면은 더많은 지원을 받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공익근무요원 배치 등)
이사가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지내는 걱정에 주변조차 돌아보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도서관을 통해 소외받던 아이들이 사랑을 느끼고 건강히 자라나게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윗 댓글에 대댓글로 남겼지만 회비를 받는건 의외로(?)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어차피 회비가 반납 등을 효율적으로 하는 목적으로 받는거면 작은 돈을 내고 '사장님 마인드'라고 흔히
부르는 어이없는 갑질 요구를 당하는 일이 많이 생기세요. '내가 운영비 냈는데 이런건 당연히 직원이 해야지!/ 내가 이정도도 서비스 못받나?'하는 일이 늘어나더군요 ㅠㅠ
대출 관련 문제는 대출횟수가 발생할 때마다 천원을 받았다가 반납하는날 천원을 돌려받는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사람에 따라 큰돈일 수 있는데 어차피 다시 돌려받는 돈인데다 놓치기에는 큰돈처럼 느껴져서 반환율이 올라가고, 돈을 주고 받을때 동전을 주고받는것보다 서로 주고받기도 편하도 소음도 안나니
한번 고려해 보세요. 500원등 동전금액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천원 이하의 동전은 '화폐'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의위로 쉽게 포기하는데다 주고 받을때 상대방의 손바닥에 주려고 하거나 바닥에 던지는 일들이 생기면 땡그랑 하는 소음과 함께 불쾌한 느낌이 남기 때문입니다. 천원짜리만 관리하는게 훨씬 편합니다.
열람실의 경우 관리자 부재시 발생한 안전사고는 다 책임을 져야 하므로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늦게 하고 싶은 학생이
좀 있다고 해도 장기 운영 계획을 보셔야 합니다. 모두에게 피로감만 늘려주고 막상 그런 혜택을 본 사람은 배려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운영시간이 그러니까 내가 쓴거야!)
무엇이든 꾸준하고 일관된
방식이 모두가 납득하고 받아들이기 편합니다. 지치지 않도록 운영하셔요 . 힘내십시오!
그 중에 한 학생이 대답하더군요. 너무 죄송하다구요. 앞으로는 서로 책임지고 시간을 준수하고 또 정리정돈을 잘하겠다고 하더군요.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반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일단 문자로 2주에 걸쳐 통보를하고 3주째엔 통화, 그리고 한달이 넘으면 편지를 보내서 구상청구를 하는 것을 검토하려고 합니다. 자꾸 하다보면 조금씩 개선되어 나가리라 기대를 가져봅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도서관 입구의 놓아둔 화분 몇 개와 주차금지 팻말도 가져가 버리는 곳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만 회원들이 그래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고 도서관에서 좋아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도 아주 행복한 일입니다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