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인가,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어머니께 뭔가 위로가 되게끔 해 드리려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집에서 낳은 미니핀강아지 (1개월 반) 을 나눠주시는 분께 얻어와서 키웠습니다.
분양 받고 몇달동안 정신없이 강아지 애교를 받고 뒤치닥거리를 하고 산책을 시키시면서 우울증에서 벗어나셨고, 저희 가족이 되어서 살아서.. 매년 가는 가족 여행도 그때부터 애견 펜션으로만 골라서 다니곤 그랬죠.
그렇게 살다가, 한 6년여전인 느닷없이 2015년경에 밤중에 비명을 지르고 아파하다가 점점 몸을 못 가누더니 며칠후에 사지마비가 왔습니다. 그때 찾아간 집 근처 동물병원에서 2주간 입원해서 수액치료를 받고 간신히 다시 걷게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2017년경 에도 다시 사지마비가 오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게 와서, 일주일을 누워만 있는 강아지가 낑낑댈 때마다 먹을것을 입에 대보고, 고개를 돌리면 물을 줘보고, 그것도 안먹으면 화장실에 데려가서 오줌을 뉘어보고, 그것도 아니면 똥을 누는지 보고..
이렇게 완전히 정신만 있는 몸 상태의 강아지 간병을 하고서, 병원을 여기저기 찾아 침도 놓아보고 여러가지 하다 (전에 고쳐줬던 병원은 폐업해서.. 찾아찾아 1시간 반 거리의 한방병원으로 찾아가서 다시 치료) 결국 다시 한달 넘게 입원시켜서 다시 비틀비틀 걷는 회복이 되었습니다.
두번째 마비되었을 때에 얼마나 마음 고생했는지.. 얘가 평생 다시 못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며 암담했다가, 다시 일어나서 스스로 화장실 가서 용변보고 그랬을 때 눈물나게 고맙더군요.
그런데 그 이후 후유증이 있었는지 식탐이 엄청나지고 몸도 비만이 되고 그랬어요.
4달쯤 전에 쓰레기통에 버린 삼겹살 한근을 훔쳐먹은 뒤로 갑자기 토하고 괴로와하길래 데려간 병원에서는 고지혈증이 심하고 당뇨가 온 것 같으니 먹을것을 주지 말고 살 빼고 인슐린을 놓으라고 하더군요.
그날 이후 9kg가 넘는 체중이 2-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순식간에 6kg 정도로 빠져서 - 사료만 주려고 노력했는데 도무지 사료는 안먹던 - 통통하던 몸이 비쩍 마르고, 수시로 물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당뇨인줄 알았는데, 이번 설에 고기를 얻어먹고 난 이후 토요일부터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비틀거면서 설사만 하더니, 이번 일요일 오전에는 이제 자기가 찾아가서 물을 마시지도 못할 정도로 나빠졌어요.
마침 2년 전에 집앞에 큰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공휴일에도 운영한다는 24시 동물병원이 생겨서 급히 예약하고 찾아갔는데 수의사선생님이 진찰하고 한참 검사하시고 나오시더니 췌장염이 심각해서 오늘을 못 넘길수도 있다고..
그렇게 하루 지나서 오늘 다시 상담하러 오라고 해서 마음을 다잡고 찾아가서 오래 상담을 했는데, 거의 모든 증상이 뇌하수체에 종양이 있어서 생기는 쿠싱증후군과 일치한다고 합니다.
뇌종양이 원인으로 부신 호르몬 과다분비가 되어서 당뇨,고혈압,내장염증등 합병증이 심하게 생겨있었고.. 몇년전 앓은 사지마비도 그게 원인이었을거라고..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것을, 이제야 병을 알게 되네요.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하겠지만 치료 확률이 너무 낮고, 나아도 완치는 되지 않아 다시 발병할 것이고, 이미 장기들이 대부분 손상되어서 예후가 좋지 않을것이니 편하게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십니다.
조금씩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늙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런 무서운 병을 숨기고 있었던 거였네요. 일요일 오후 문 열자마자 데리고 가지 않았으면 그날 탈수로 무지개다리 건넜을거라고 하시는데..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사진은 건강하던 6년전에 찍은 잠자던 모습)
애교가 많은 녀석은 아니었지만 한두달 전만 해도 산책중에 귀가하다 마주치면 불편한 걸음걸이로 (사지마비가 나은 후에는 뜀박질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만 걸어다녔으니) 달려와서 부비부비하던 녀석이 이틀만에 식음을 전폐하고서, 하룻만에 걸음을 못 걷게 되더니.. 그게 불치나 다름없는 병이 숨어서 진행되는 것이었다니..
너무 급작스러워서 먹먹하군요. 마음의 준비도 안 되었는데...
일단 며칠만 더 차도를 봐달라고 부탁하고는 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마음이 그렇습니다.
코로나로 집밖에 못 나가게 되신 아버지가 뇌졸중을 앓고 후유증이 생기시고, 그 후유증 으로 인해 어머니까지 우리 강아지를 입양해 왔던 원인이었던 우울증이 십여년만에 다시 생겨 급 쇠약해지더니, 이제 그런 어르신들 하루 한차례씩 산책나가게 만들어줬던 강아지까지 잘 모르던 지병이 갑자기 터져서 고개조차 제대로 못 가누고 숨만 쌕썍 쉬고..
2년 전에 외국계 대기업으로 급여를 많이 올려서 옮겨 경제적인 사정과 개인적인 시간은 이전보다 훨씬 풍족해졌는데, 사랑하던 가족과 강아지의 노쇠와 병에는 돈이 아무 소용이 없네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ㅠㅠ
병이 너무 빨리 진행되네요.
수의사선생님이 몇 달 더 사는것도 고양이에겐 긴 시간일꺼라고 말했던게 기억나네요 ㅠㅜ
무지개 다리 건너면 부모님도 많이 힘드실텐데 강아지가 잘 버텨야할텐데요.
어머님 일은 참 안되셨습니다.. 그래더 저는 강아지가 이런 거지만, 모친 돌아가시는 것이 훨씬 더 괴로운 일이겠죠.. 저희 어머니도 코로나 이후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십니다.
요즘 췌장과 쿠싱 간질...치매 엄청 많아요
뇌종양이나 심장병도 꽤 있구요...
엣날에 가장 흔한 병은 신부전인데 요즘은 쿠싱인가 싶을 정도예요.
어릴 때부터 병원을 많이 다니다보니 최근 유행하는 병들을 같이 알게 되고.. 또 더 조심하게 되더군요. 워낙 병원에 자주 다니는 터라..
13년이면 이제 한창인데 맘이 너무 아프네요.
정말 힘들었을 텐데... 7살 8살이 되면 피검사 x-ray라도 일년에 한 번 찍어주고 9살 10살이면 정기검진 해줘야해요.
미니핀... 너무 예쁘고 아기같아요...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처럼 온정성을 다해 사랑해 주세요. 아이에게는 그게 전부이고 그게 아이의 세상입니다.
그리고 죽을 듯 안락사해라..하던 아이들도 삶의 의지로 일어나 잘살고 있는 경우 많습니다.
끝까지 그 손을 그 따뜻한 손을 꽉 잡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ottori님께서도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다른 강아지를 데려오시는 것도 생각해보시는데 어떤가 합니다.
힘내세요!
12년에 데려온 강아지면 이제 9살인데 매년 검사를 한번씩 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실 저희 강아지는 병원 여러군데 다녔는데,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제 와서야 쿠싱증후군하고 증상이 일치한다고 얘기해주는 수의사분을 만났거든요..
아직 의지가 강하고 나이가 13살이면 요즘 강아지로는 노견에 들지도 않습니다.
꼭 건강해져서 퇴원할 거예요.
나중에 퇴원하게 되면 꼭꼭 제게 알려주세요.
힘내라고.
아픈 아이들을 많이 보고 또 응원하지만 이렇게 부모님과 가족분들께 기쁨을 드리는 - 어떤 멍뭉이가 안그러겠습니까마는...- 예쁜 댕댕이와 이리 빨리 이별하실 수 없습니다.
홧팅입니다
그때 저도 바쁘다고 곟속 일만 하고 귀찮아서 산책도 못해주고 그렇게 외롭게 집에서 가족들과 보냈던
정말 기쁨을 많이 주던 아이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몸이 아파서 좋아하던 고기도 안못먹고 산책가려고 해도
몇걸음 못걷더라고요 ㅠㅠ 급하게 수액 맞히고 한달여간 응급병원에 보내고 뜬눈으로 매일매일 찾아가서
보고 그때마다 잘 이겨낼거라고 맨날 붙어 있다가 퇴원해도 좋다고 하는 날엔 이제 건강해져서 매일매일
산책 다닐 수 있겠구나 했던 순간도 잠시 였었어요. 그날도 낮에 면회하고 출근하는길에 강아지 상태가
안좋다고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집에 계신 부모님 병원에 빨리 가보라고 하고 바로 출발해서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고 차에서 그렇게 기도 했지만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지못했어요 ㅠ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아마 그아이는 마지막 힘겹게 숨거두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가족들하고
인사하고 싶었나 봐요 ㅠ
지금도 많이 보고싶고 생각 나지만 그당시 그순간은 아직도 잊혀 지지 않네요. ㅠ
핫토리님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실거에요. 많이 암담하고 답답하시고 집에 오면 항상 반겨주던
텅빈 그리움이 계속 오실거에요. 그래도 마지막 가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계속 웃으면서
그동안 함계 해줘서 고마웠다고 얘기해주고 그러면 많이 도움이 될거에요.
결국 시간이 약이고 또 조금씩 잊혀지긴 하는데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강아지도 핫토리님도 그리고 함께한 가족분들 모두 행복한 시간 잊지 마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ㅠㅠ
이놈의 코로나는 그 병에 걸리지 않아도 노쇠한 사람과 동물들에게 타격이 크게 오네요.
어쨋든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되는데 글 보시다시피 두서가 없습니다.. 7살 아래 때처럼 건강하진 않더라도 먹을 것 열심히 찾아 먹는 정성으로 더 오래 살 줄 알았는데..
위로 감사합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마지막 인사,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나중에 다리 건너편에서 꼭 만나자고 인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당분간 꽤 힘드실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있구요...
평생에 처음 겪는일이라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이런말씀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으나 생각보다 사후경직 생각보다 빠르니 아가가 다리건너면 편안한자세 도와주시고 정식등록된 장례식장도 미리 찾아두시면 저처럼 헤매는일 줄이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누워서 대소변하면 곧 직면하실 시간인거 같더라구요...
제 오지랖이 도움되시길 바라며 줄입니다.
강아지가 18살까지 살면 명을 넘어 장수하는 듯 합니다.
우리 강아지도 못해도 16살까진 살기를 바랬는데, 제 나이 30대에 후반에 데려와 40이 끝나는 시점까지 키우니 자식같아서, 수의사 선생님이 가망이 별로 없다고 해도 일찍 포기할 엄두가 나질 않네요. 다른 강아지 못살게 굴은 적이 한번도 없는 녀석인데.. 중성화 전에 자식이라도 받아뒀으면 좀 덜 마음이 아팠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