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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킹콩, 1976년작과 2005년작의 비교. 15

1
2021-02-07 21:52:57 수정일 : 2021-02-08 01:38:58 49.♡.197.164
scramble

킹콩 영화 스토리는 참 말이 안돼는 소리죠.

거대괴수와 인간여자 사이의 애정이라는 게 무신 X같은 소리야....

게다가 그걸 가지고 나중엔 킹콩 죽는 걸로 신파라니.

마지막 대사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뽕짝하기까지 하고요.

"It wasn't the airplanes. It was beauty (who/that) killed the beast."


21세기에 이런 걸 가지고 영화흥행 성공할수가 있냐 싶은 딱 그런 소재입니다.

제가 만약 영화감독이어서 이런 영화 찍으라고 하면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냐고 집어던졌을 거 같아요.

그래서 영화감독들이 도대체 어떻게 이걸 말이 되는 결과물로 만들었느냐가 제겐 인상 깊었습니다.



1976년 킹콩에서는 

여배우가 에로틱한 포즈로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에서부터 폭포 샤워신을 통해 킹콩과 여주인공 사이의 교감이 형성되는 걸로 그려냅니다.

'저 정도 여자인데... 킹콩이라고 해도 애정에 빠지는 게 당연하지.' 라고 그 시절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려나요? ㅎㅎ

(그 시절에 지극히 인간중심적으로 자연을 바라보던 시대상이 느껴지기도 해요.)








2005년 킹콩에서는 

도망치던 여주인공이 조금씩 킹콩의 표정과 감정변화를 눈치채면서 여주인공과 킹콩 사이의 상호 리액션이 시작합니다.

마지막에는 여주인공이 NO! 라고 킹콩에게 주장하는 수준까지 올라가죠.

그와함께 (아마도 오래 전 부터)홀로 남아 외롭기만 했던 킹콩의 처지를 서서히 보여줍니다.


30여년 동안 남녀 연애에 대한 사고방식이 시대에 따라 발전했다라는 것도 느껴지지만

그만큼 영화에서 어떻게 연출해서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가의 방법도 크게 진보한 거 같아요.


덕분에 킹콩 영화의 마지막 대사였던..

"It wasn't the airplanes. It was beauty (who/that) killed the beast."

조차도 오히려 인상깊은 영화대사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잖나 합니다.

문장 그 자체로만 보면 정말 유치 찬란하고 오글오글 느끼느끼한 대사지만 사람들은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오늘 낮에 '신파가 어때서? 외국 영화도 신파 많구만' 이라고 주장하시던 분들이 있기에 

제가 영화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화의 발전이란 게 무엇이냐라는 걸 감히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깜냥이 안돼는 걸 말해보려하니 문장들이 조심스럽네요.)

scramble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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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
diffstar
IP 211.♡.173.250
02-07 2021-02-07 22:04:56
·
근데 저 여자가 외치는게 킹콩 귀에 들리려나요... 우리 입장에서 개미 소리 같을텐데 음...
scramble
IP 49.♡.197.164
02-07 2021-02-07 22:06:41 / 수정일: 2021-02-07 22:07:25
·
@다른별님
서로 다른 동물인데 여자가 무슨 말을 하든간에 그 자체로 킹콩이 알아들었을리는 없죠.

다만 우리가 반려동물의 울음소리나 표정 등등을 통해
얘가 지금 기분이 어떠하구나라는 걸 느끼는 거랑 비슷하게 생각해야겠죠. ㅎㅎ
amos
IP 39.♡.139.111
02-08 2021-02-08 09:08:20 / 수정일: 2021-02-08 09:08:47
·
@다른별님 생각보다 킹콩의 신장은 작습니다.
인간과 새끼 고양이의 크기 비율 정도로 보면 될 듯 합니다.
미르Kei
IP 106.♡.30.235
02-07 2021-02-07 22:12:50
·
그나저나 1976년도 작품인데도 아직 어색아지 않...

아... 크로마키는 좀 그렇군요;;; ㅎㅎㅎ
scramble
IP 49.♡.197.164
02-07 2021-02-07 22:16:50 / 수정일: 2021-02-07 22:17:49
·
@미르Kei님
저도 이 글 쓰려고 영상 찾아서 다시 보다가 생각보다는 어색하지 않아서 의외였어요.
정말 오래전 영화니까 끝까지 봐줄만한 영상이 아니겠지 싶었는데 막상 찾아서 보니 예상보다 괜찮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keaton
IP 39.♡.92.5
02-07 2021-02-07 22:13:50
·
킹콩 : 키워
여자 : 네?
킹콩 : 키우라고
산유국
IP 116.♡.142.204
02-07 2021-02-07 22:16:36
·
한손으로 여자를 쥐락펴락 ...
mario001
IP 116.♡.38.173
02-07 2021-02-07 22:18:22
·
저 대사의 원전은 태고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wakinyan
IP 121.♡.222.149
02-07 2021-02-07 22:21:40
·
2005년 킹콩은 아예 첨부터 여주인공의 배경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몸담고 있던 슬랩스틱 코미디 극단이 나오죠. 이런 설명이 있으니 저 장면의 체조 및 몸짓으로 교감하는게 설명이 될 수 밖에요.
scramble
IP 49.♡.197.164
02-07 2021-02-07 22:25:19 / 수정일: 2021-02-07 22:29:53
·
@wakinyan님
네. 맞아요.
뭔가 중요한 정서 변화가 일어나는 계기가 있으려면,
관객들도 그 순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앞부분의 배경과 스토리를 맞춰야 하죠.
그런 점에서 76년작과 05년작의 차이이기도 하고요.
(물론 70년대 시절엔 여주인공의 몸매 볼륨을 서비스로 팍팍 넣어줘야 장사되던 시절이기도 합니다만... 쿨럭.)

영화에 신파를 넣는 게 잘못이 아니라,
신파를 넣으려면 그게 가능하게끔 미리 앞부분에서 세밀한 배경과 스토리 설계를 해둬야 한다는 얘기를 낮에 했었었는데 반응이... ㅎㅎ
wakinyan
IP 121.♡.222.149
02-07 2021-02-07 22:40:02
·
@scramble님
2005년 킹콩은 전반적으로 모든 출연 인물의 배경과 스토리 설계를 해두다 보니 상영시간 증가는 피할수 없긴 했죠...
scramble
IP 49.♡.197.164
02-07 2021-02-07 23:24:46
·
@wakinyan님
결국 흔히 이야기되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겠죠.
영화 내에서 그걸 다룰 수 있을만한 자원이 없으면 차라리 그 요소를 빼고
나머지 요소들 빌드업에 집중하는 게 나은거요.
밀려들어간코딱지
IP 61.♡.150.218
02-07 2021-02-07 22:51:25
·
여담으로 피터잭슨이 1933년 작품을 모티브로 괴수를 구성했더군요. 그 때에 벌써 하이브리드로 킹콩과 티라노를 등장시켰다는 창의력이 놀랍기도 하고..
scramble
IP 49.♡.197.164
02-07 2021-02-07 23:46:35
·
@밀려들어간코딱지님
1933년도 작품의 프레임을 가지고 2005년도 사람들로부터 감정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라는 것도 대단한 거 같아요.

관객들에게 감정 끌어낼 영화라면
킹콩같은 거 보다 포세이돈 어드벤쳐 같은 재난물이 훨씬 유리했을텐데,
결과는... 감정끌어내기는 커녕 포세이돈 영화가 리메이크 되었었다라는 걸 기억하는 사람들 조차 별로 없죠.
amos
IP 39.♡.139.111
02-08 2021-02-08 09:10:29
·
피터잭슨은 1970년대작 킹콩을 싫어했다고 하더군요. 그에게 있어 킹콩은 1930년대 오리지날 킹콩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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