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아래에 터널을 뚫을 땐 뭐가 가장 중요할까요? 물론 얼마나 기냐.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깊이가 얼마나 되느냐. 얼마나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하느냐, 이게 더 중요합니다. 깊게 내려갈 수록 공사비나 공정 난이도가 천정부지로 치솟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해저 터널이 바로 도버 해협에 건설된 영국 ~ 프랑스를 연결하는 채널 터널입니다. 한국분들은 이걸 유로 터널이라고 많이들 부르시는데 그건 터널을 운영하는 회사 이름이고, 터널의 이름은 채널 터널입니다. 아무튼 이 채널 터널은 해저로 수심이 약 45m정도 됩니다. 그럼 한일 해저 터널은 얼마나 깊을까요? 구간에 따라 다르지만 해저 160m에서 190m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 터널을 뚫는 것보다 최소한 세 배 이상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현대 공학기술에서 해저 190m에 터널을 뚫는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정도 규모는 인류가 지금껏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공사비가 얼마나 들어갈지 당연히 계산하기가 힘듭니다. 2010년에 부산시(부산발전 연구원)에서 연구한 자료가 있는데, 여기서는 우리나라라 측 건설비가 40조, 일본 측 건설비가 80조 정도 나온다고 되어있습니다. 아마 실제로 파보면 공사비가 x2 정도는 되어야 현실에 맞을껍니다.
왜 공사비를 더 많이 잡아야 하냐면, 해저터널은 안정적인 지반을 찾는게 정말 어렵습니다. 조금만 잘못팠다간 고압의 용출수가 쏟아져나오고, 그 과정에서 사람이 크게 다칩니다. 실제로 채널 터널보다 더 긴 터널인 세이칸터널을 착공할 때는 34명이나 되는 인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30년 전에 46억 파운드면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채널 터널은 실제로는 95억 파운드가 들어갔습니다. 채널 터널은 50km이고, 한일해저터널은 200km가 넘습니다. 애당초 대한해협은 지반 조사가 잘 되어있는 곳도 아닙니다. 변수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이만한 돈과 수고를 들여서 공사를 한다고 쳐도, 이걸 물류용으로 쓰겠다는 건 아주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저에 터널을 뚫으면 자동차가 씽씽 다니는 그런 그림을 상상하시는데, 그거 아니에요. 터널의 안정성. 그러니까 차량을 운행하면 배기가스 배출, 진동, 운행 중 화재 문제 등등 해결해야할 변수가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저 터널은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저터널은 열차 전용 터널입니다. 그러니 차량이 다닌다고 해도 카 페리처럼 열차에 차량을 얹어서 운행합니다. 실제로 채널, 세이칸 등등 대부분의 장거리 해저 터널이 이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화물차를 올릴 수는 있지만 그게 지금 선박으로 운행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열차 전용 터널이니 그럼 화물열차를 운행하면 되는 것 아니야?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혹시나 그렇게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아주 똑똑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열차 운영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한국은 표준궤를 사용하고 일본은 협궤를 사용하는데, 이걸 쉽게 말하면 도로의 폭이 다른 겁니다.
유라시아 철도망이 생각만큼 쉽게 되지는 않을꺼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철도 궤도망이 나라마다 전부 다릅니다. 한국과 중국이 다르고 러시아가 다르고 북한도 다릅니다. 아무튼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궤간가변대차라고 불리는 양쪽에서 다 쓸 수 있는 비싼 전용 차량을 굴리던지, 아니면 해저터널 전용 열차를 만들고 도착지점에서 물류를 환승시켜야 하는데 이러는 시간이 다 돈입니다. 게다가 일본은 철도 물류 시스템이 발전되어 있는 국가도 아니에요. 여러모로 많이 힘듭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운하를 꼽으라고 하면 수에즈 운하를 많이들 꼽으십니다. 그럼 가장 성공한 해저터널은 뭘까요? 누가 뭐라고 해도 채널(영불) 터널입니다. 그런데 그 채널 터널을 운영하는 회사인 유로 터널은 완공 직후부터 20년이 가깝게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를 쌓다 못해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가다가 채무 재조정을 통해서 겨우 살아난 적도 있었어요. 도저히 망하게 두면 안되겠으니까 결국 돈을 더 집어넣은겁니다.
유로 터널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건 개통으로부터 14년이나 지난 2007년에 영국에서 High Speed 1이라는 이름의 고속선이 완공되어 여객 철도의 운송량을 늘려서야 가능했습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채널 터널을 이용한 승객은 1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경제 중심지가 서로 굉장히 가깝습니다. 세계지리 시간에 공부 열심히 하신 분들은 지도 한번 떠올려보시죠. 런던은 영국 전체에서 동남쪽에 치우쳐습니다. 그리고 한국만큼 수도 집중화가 심한 파리는 프랑스 전체에서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 도시의 위치가 굉장히 가깝다는 소리에요. 실제로 불과 350km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거리만 보면 서울에서 대구가는 거리와 비슷할 만큼 가깝습니다. 그러니 유로스타를 타면 2시간 15분이면 파리와 런던을 오갈 수 있지요.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다릅니다. 양국의 경제중심지인 서울과 도쿄의 거리는 비행 거리로만 1,200km에 가깝게 떨어져 있고, 터널과 육지로 우회하면 아무리 고속철도를 타더라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417km + 해저터널 220km +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1174km... 채널 터널과의 편익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에 한반도가 부산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일본은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개발했다. 그러니까 서울의 위치가 지금의 부산이고 도쿄의 위치가 지금의 후쿠오카에 있고 그러면 한일해저터널 해도 됩니다. 그런데 이건 최소 100조가 넘는 엄청난 비용과 자원을 투자해봐야 잘해야 지금의 부산과 후쿠오카, 경남과 큐슈를 잇는게 다에요. 그런데 그 노선에는 이미 최단 3시간이면 도착이 가능한 페리가 하루에 여러 차례를 운항하고 있습니다. 운임도 100조를 바다에 던져서 만드는 해저터널과 비교하면 말할 수 없이 저렴하고, 해저 터널의 중요 목적인 물류 수송에도 유용합니다.
지나가는 이야기를 잠깐 하면, 채널 터널에서는 인화성 물질을 운반하다가 터널 안에서 불이 나서 터널이 막힌 적이 꽤 여러번 있었어요. 세계 뉴스 많이 보신 분들은 '유로 터널에서 불이 나서 터널이 막혀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하는 뉴스를 접한 기억이 나실껍니다. 실제로 거의 2주 가까이 정상 통행이 어려웠던 적도 있었고요. 그리고 한일간에는 예를 들어 고순도 불화수소처럼 위험물질 운송이 많은데 이런건 절대로 해저터널로 운송 못합니다. 탈출구도 없는 길이 200km자리 해저터널에서 불나면 어떡해요. 결국 물류는 더 제한을 받는것이죠.
게다가 김해공항을 본진으로 삼고 있는 에어부산의 국제선 노선 비중에서 일본 노선이 40%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한일해저터널의 완공은 인천이라면 몰라도 김해(또는 가덕도) 공항에게는 국제여객 수요의 상당 수를 날려버릴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부산이 열심히 바라는게 가덕도 신공항을 동남권 허브공항으로. 이거잖아요? 그러려면 노선을 많이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국제선 수요의 적지 않은 부분을 터널에 빼앗기는거 구경하라는 소립니다. 공항 입장에선 치명적입니다.
한일해저터널은 양국 사이의 외교적인 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 경제성만 따져 봐도 100조 +@를 바다에 던져넣자는 일입니다. 그래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어요. 부산의 이익으로만 한정해서 생각하더라도 열심히 공항 지어놨더니 국제선 승객 태반이 날라갈 판인데 그게 반길 일입니까? 아니지요. 신공항과 해저터널은 양립할 수 없는 존재에요.
한줌 토목공사 업체들에게 수십년간의 땔감을 주는거고 관리하는 업체는 정말 평생 빨대죠..
수심250 이하를 파야되고 바닷물 퍼내는것도 엄청날겁니다.
천문학적인 관리비용이 들어도 "그래서 해저터널 버릴꺼야?" 이런식으로 나올게 뻔하니..ㅋㅋ
국짐당 정치인들이 이런 깊은 생각까지 해서 던지기보단 그냥 선거용이니 답답할 노릇이죠.
그 유지보수비는 누가부담하겠습니까
해저터널뚫자는 얘기하는사람도 골때리지만
고베니 철도니 소리하는사람도 골때립니다
대형컨테이너선이 2만급이 넘어가고 지선피더들이 2천찍는 시대에 무슨 한편성에 컨테이너60개 꼴랑들어가는 철도로 일본내려서 부산온다 운운이라니,
철도뽕에취하면 답이없어요.
그렇게붙어있는 경제공동체어가까운 채널터널의 화물양을 본다음에 부산항 물량보면 ? 밖에 안나올텐데말이죠.
덤으로 여객영향도 0입니다. 유로스타운임을 생각하고 부산권서 일본 여객o/d랑 거리를보면 가능한곳은 후쿠오카 뿐이거든요. 근데 이 후쿠오카마저도 비행기나 페리가 우세할테니 그냥 무쓸모터널이죠.
즉 아무역할도 못하는 터널이란거고 이거짓자고주장하는건 일본이 아니라 일본이라고주장하는 통일교죠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