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엄마가 집에 놀러 오셨습니다.
연로하신 분이지만 입맛이 워낙 초딩입맛이시라, 주로 땡기시는 게 파스타 돈까스 이런 류의 음식인데요, 집에 가시는 길에 뭐 드시고싶은 거 있으시면 손에 들려 보내드리려 물었더니 전에 사드린 샌드위치가 드시고 싶다 하시더군요. 그게 제 단골 샐러드 전문집에서 파는 사이드 메뉴인데 맛있으셨나봅니다. 같이 사러 갔죠.
엄마는 햄에그 샌드위치를 포장주문 하고 제가 먹을 샐러드도 주문했습니다. 저는 늘 한가지 샐러드만 주문하긴 하지만 설명해야할 게 좀 있어요.
'아보카도 샐러드요. 거기에 블랙올리브, 견과류, 건포도는 빼 주시고 그자리에 병아리콩을 더 채워주세요.'
이유는 심플하죠. 올리브는 그린 올리브만 좋아하고 견과류는 잣과 아몬드 외엔 별로 안 좋아하고 건포도는 싫어하니까요.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고 나와서 엄마가 제게 한말씀 하십니다. "아까 뭐 그렇게 가리는 게 많니. 너 어렸을 땐 뭐 하나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어서 엄마가 그걸로 얼마나 칭찬했는데. 니 동생들이 하도 편식해서 등짝을 얼마나 맞았니? 근데 이젠 니가 편식을 하네!"
"어이구- 엄마...그때 동생들이 울면서 엄마도 콩이랑 파 안 먹으면서 왜 우리만 먹으라고 하냐고 하니까 억울하면 니들도 얼른 어른 되라고 놀렸잖아요. 난 지금 어른도 모자라서 같이 늙어(...)가는데 웬 잔소리???"
그러자 엄마는 짧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응~ 나 간다~"
그러시곤 주차장으로 슝 =3=3=3
이 나이 먹도록 정말 못 먹는 거라고는 와사비, 고수, 겨자류, 삭힌 홍어, 각종 듣보못 보양탕(?) 이런 거나 못 먹고, 좋아하지 않아서 되도록 피하는 거라고는 건포도, 블랙 올리브, 호두, 땅콩 뭐 이정도밖에 안 떠오르는데...
이 정도면 프로 편식러 클럽에 들어갈만한 수준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물론 제 엄마의 어마어마한 편식 범위에는 택도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좀 안심이긴 합니다.
그래서 엄마도 황급히 튀셨다는 걸 지(?)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거든요. ㅋㅋ
편식러들...뜨끔해주세요.
차 좋죠! 허브차 종류로 주세요!
그러나 신기하게도 건포도 좋아하시는 분은 별로 못 봤어요 정말.
우겨 먹긴해도 ㅎㅎㅎ
가지는 정말 못먹겠어요. 어릴적에 어른들이 어떻게든 먹이려 했디만 fail..지금도 질색팔색합니다. 그리고 미역초무침 파래무침 매생이 각종 해초류는 거들떠도 안봅니다. 그나마 미역국 먹는걸로 균형 맞추고 있죠 ㅎㅎ
으르신 그래도 다행히(?) 프로편식러 까지는 아니시네요.
계란 들어간 요리는 먹는데
후라이 삶은거 수란 등 전부 안먹고
심지어 라면에 안풀면 안먹습니다
떡볶이 먹을때 여친이 너무 좋아 합니다. 그대신 국물에 계란 부수면 싸웁니다 ㄷㄷ
(성장에 필요하니)
나이들면 특정 음식물들에 소화력이 떨어져서
적당히 편식하는게 나쁘지않더군요.
어릴 때처럼 먹다가는 고생하게 된다는..
음식물로 고른 영양관리가 안될 정도로
편식이 많이 심해지시면
영양제도 필수가 되더군요.
나이가 들면 노화로 소화력과 치아상태에 따라
점점 음식물에 제약이 옮니다.
옛날에는 엄마가 구워주면 조금은 먹었는데
이제 제가 하니까 더더 안하고 안먹게 되었네요~~
특히 한여름 입맛없을때요 ㅎ
샐러드가 메인이고 샌드위치가 사이드인건가요??
"샐러드 하나 주세요."
"네 그럼 사이드는 뭘로 하시겠어요?"
"네. 필리치즈 샌드위치로 할게요." 이런건가.... ㅋㅋㅋㅋ
저기서 파는 아보카도 샐러드는 아보카도가 고명으로 조금 들어가는 게 아니라 통째로 들어가서 마지막 한 입까지 아보카도를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탕,찜)에 들어간 물고기는 피합니다.
아마 대부분 식감이랑 향에서 패스할겁니다.
취나물이랑 방풍나물 싫어합니다. ㅎㅎ
제일 좋아하는 나물은 숙주나물, 고사리, 고춧잎나물!
그럼 나물은 싫어하시고...뭘 제일 좋아하세요?
포도 자체를 안먹습니다
수박 딸기 사과 배 귤만
먹습니다
아....갑자기 수박 땡기네요.
집에서도 유일하게 저만 안 먹는게 많더라고요.
/Vollago
그리고 저는 내장류에 환장하는 좀비류입니다. 특히 곱창과 생선의 이리(시중에선 곤이 라고 불리우는..)를 넘나 좋아하쥬.
좋아하는건 남의 살...
(이미 내 살도 충분한데.........)
어릴적에 막내동생이 김치를 잘 안 먹어서 엄마가 김치를 전부 씻어서 설탕 조금과 쵬기름과 깨소금에 조물조물 무쳐주니 겁내 잘 먹더군요. 그거 생각나서 요즘 회사갈 때 도시락에 그렇게 무쳐서 갖고 가면 냄새도 안 나고 좋습니다. 갑자기 반찬얘기로 ㄷㄷㄷㄷ
거기다가 어렸을때 부터 지금까지 갓 만든 반찬 밥 이런것만 먹어서 결혼하고 외국에서 살게 되어 엄마찬스도 못쓰고 혼자 밥해 먹는 딸을 보며 엄마가 아주 고소하다고 낄낄거리고 계십....어흑
그나저나 반찬팁 아주 감사합니다 ㅋㅋㅋ
카레가 좋다고 카레밥에 카레등등 해주셨는데 전 카레 먹으면 화장실 가거든요. 근데 먹다보면 익숙해진다고 계속 주심. 나만 먹어요.
식초가 여러모로 좋다고 음식들에 식초를 다 넣어주심
지금은 신맛나는 음식들 싫어요.
때론 건강생각해서 해줬는데 뭐라한다고 화내시는데 전 괴롭더라구요.
같이 안살아도 여전히 반찬해주셔서 못 벗어나네요.
전 보기 별루인 음식이나 먹기 불편한 음식 안 먹네요.
채소류는 다 좋아합니다.
참 감사한 일인데...
제가 안먹는 것
생굴. 멍게. 전복회. 소생간. 소천엽. 소등골.
대신 굴과 전복은 익혀서 먹으면 아주 좋아합니다.
주로 생물을 안 드시는군요. 적어도 상한 생물섭취에서 걸릴 수 있는 심각한 병은 예방할 수 있으실듯...안 드시는 음식중에서 치명적인 감염병이 좀 있죠. ㄷㄷㄷ 저는 좋아하는 음식들인데 먹으면서도 한편으론 살짝 걱정은 합니다.
제 편식은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이런거 안먹어요.
이국적 향신료 들어간거 못먹어요 ㅠㅠ
양고기는 그렇다치고 돼지 소를 안 드세요? ㅎ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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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마늘은 못 먹고 생양파는 별로입니다.
빵이나 쿠키에도 넣고 포테이토샐러드 만들때도 다져넣는데 워낙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크렌베리로 갈아탔습니다.
둘이 식감이 비슷한데 참고들 먹는걸까요?
크랜베리는 그나마 먹을만 합니다. 건포도보다는 덜 찡그리게 돼요. 저는 식감때문이 아니예요. 맛 때문인듯...
맛도 비슷한것 같은데...저는 역시 미맹에 가까운가 봅니다. 정작 저는 맛이 없어서 괴로울 일 없습니다.
다만 비쥬얼이 괴롭거나 먹기 불편한것은 안 먹습니다. 익히지 않은 단백질은 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