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줄여쓰는 말중에 남사친이란 말이 있다. 말그대로 남자사람 친구라는뜻.
고지곧대로 남자친구라고 부르면 안되는 진정한 친구인데 다른 성별로 된 친구.
나에게는 30년지기 남자사람친구가 있다.
그는 정말 바지만 입었을뿐이지 나에게 있어 동성의 여사친보다 더 마음이 통하는 그런 친구였다. 나의 과거의 연애행적을 다 나누고 가끔은 실랄하게 비판도 해주던 친구. 그친구에 대해 그당시 남친에게 소개했을때 일종의 질투도 하고 나름 오해하던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친구와 연애를 안하고 우정으로 지낸것이 다행이라 여길뿐이다. 안그랬으면 길게는 3년정도의 연애로 흑역사를 달리 했을텐데 지금은 몇배가 넘는 시간을 함께 나누며 오늘까지 이어질수 있지 않은가?
H와 나는 뜬금없이 카톡으로 연락을 한다. 오늘 비도 부슬부슬,겨울비가 온종일 오는날이라 일이 손해 잡히지 않는데 카톡으로 연락준 그의 문자를 읽어 보았다. 왠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크게 확장해서 보니 내가 쓴 글씨체였다. 그 친구가 미국으로 먼저 이민와 있었고 나는 그당시 남미에서 살고있어서 아마도 편지를 보냈던 모양이다. 구구절절 그당시 나랑 사귀던 남친에 대해쓰고, 그 H의 여친에 대해 이리저리 쓴글을 읽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한다. 그당시 1995년에도는 20대 총각이 어쨌거나 한번 이혼한 여자와 결혼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 남사친 H는 결혼한지 3개월만에 이혼한 내 여사친을 우연히 만나고 (나랑 상관없이 둘이 어쩌다 알게된 후) 뒤늦게 겪는 첫사랑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때였다.
나는 중간에서 그 둘의 연애를 돕는중이었는지 편지에는 거의 제3자에 대한 얘기들이 가득했다. H에게 물었다. 아니 이런걸 굳이 편지에 구구절절 쓴 이유는 뭘까? 그당시 이메일 없었나??
생각해보니 Hotmail이란 이메일은 한 1년뒤에 더 유행을 타기 시작한거 같다. 95년도에는 요란한 모뎀에 접속하여 채팅은 많이 했던것 같다. 그뒤 테크놀로지가 많이 발전한거라 생각해보니 참으로 오래전 일이다.
그렇게 H가 보여준 26년전의 편지를 읽으며 내기분이 뭉클해졌다.
아니 어떻게 이런것들을 다 간직하고 있었어? 나는 진작에 다 버리고 이민왔는데.. 성격이 꼼꼼한 H라 가능한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비가 추적추적 오는날 첫사랑이 생각이 났을수도.. 그러다 꿩대신 닭이라고 내가 써준 그녀의 대한 얘기를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을라나?
그둘은 아마도 부모님의 반대와 또 H가 남미를 떠나오면서 자연스레 헤어지게 됬다.
H의 첫사랑은 그후 다른남자에게 시집가서 잘 살고있다. 물론 H도 장가가서 아들 둘 낳고 잘 살고 있고..
둘 다 시간이 흐른후 각자의 맞는 짝을 만나고 가정을 이룬것이다.
H의 와이프는 참 성격도 좋고 이해심도 넓다. 아마 H가 첫사랑이랑 결혼했으면 많이 부딛힐수도 있었으리라.
암튼 20년도 넘게 지난 편지를 서로 주고니 받거니 보며 우리는 한동안 가슴 뭉클해 했다. 벌써 반백년의 나이가 되어 이젠 소위 말하는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 옛일을 추억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참 고마웠다. 남사친으로 30년을 내 주위에서 있어준것이..
그래서 고맙다고 H에게 말해줬다. 그랬더니 우리 30년만 더 친구하자고 한다.
"왜 80살 넘으면 친구 안할거야?"
"기력이나 있겠어? 기억력도 흐려질테고.."
나의 찬란했던 20대를 생생히 기억해주고 함께 추억해줄수 있는 친구가 여지껏 내곁에 있다는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이 비오는 월요일 오후에 다시금 깨달았다.
지나고보면 참 별것도 아닌일들에 우리는 설레이고 가슴아파하고 메달리기도 한다.
이제 30년이 흐른후 그때를 되돌아보니 정말 어리석어 보이기조차 하지만 그때의 그런 추억거리가 없다면 지금 이 삭막한 50대를 어떻게 맞이할수 있을것인가?
H와의 앞으로의 30년도 기대해본다. 우리가 다시 80살이 되어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다시 가슴 뭉클해지기를, 아님 더 나은 테크놀로지가 탄생해서 카톡으로 글을 보낸거에 대해 우스워 하지 않을런지..
고지곧대로 남자친구라고 부르면 안되는 진정한 친구인데 다른 성별로 된 친구.
나에게는 30년지기 남자사람친구가 있다.
그는 정말 바지만 입었을뿐이지 나에게 있어 동성의 여사친보다 더 마음이 통하는 그런 친구였다. 나의 과거의 연애행적을 다 나누고 가끔은 실랄하게 비판도 해주던 친구. 그친구에 대해 그당시 남친에게 소개했을때 일종의 질투도 하고 나름 오해하던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친구와 연애를 안하고 우정으로 지낸것이 다행이라 여길뿐이다. 안그랬으면 길게는 3년정도의 연애로 흑역사를 달리 했을텐데 지금은 몇배가 넘는 시간을 함께 나누며 오늘까지 이어질수 있지 않은가?
H와 나는 뜬금없이 카톡으로 연락을 한다. 오늘 비도 부슬부슬,겨울비가 온종일 오는날이라 일이 손해 잡히지 않는데 카톡으로 연락준 그의 문자를 읽어 보았다. 왠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크게 확장해서 보니 내가 쓴 글씨체였다. 그 친구가 미국으로 먼저 이민와 있었고 나는 그당시 남미에서 살고있어서 아마도 편지를 보냈던 모양이다. 구구절절 그당시 나랑 사귀던 남친에 대해쓰고, 그 H의 여친에 대해 이리저리 쓴글을 읽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한다. 그당시 1995년에도는 20대 총각이 어쨌거나 한번 이혼한 여자와 결혼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 남사친 H는 결혼한지 3개월만에 이혼한 내 여사친을 우연히 만나고 (나랑 상관없이 둘이 어쩌다 알게된 후) 뒤늦게 겪는 첫사랑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때였다.
나는 중간에서 그 둘의 연애를 돕는중이었는지 편지에는 거의 제3자에 대한 얘기들이 가득했다. H에게 물었다. 아니 이런걸 굳이 편지에 구구절절 쓴 이유는 뭘까? 그당시 이메일 없었나??
생각해보니 Hotmail이란 이메일은 한 1년뒤에 더 유행을 타기 시작한거 같다. 95년도에는 요란한 모뎀에 접속하여 채팅은 많이 했던것 같다. 그뒤 테크놀로지가 많이 발전한거라 생각해보니 참으로 오래전 일이다.
그렇게 H가 보여준 26년전의 편지를 읽으며 내기분이 뭉클해졌다.
아니 어떻게 이런것들을 다 간직하고 있었어? 나는 진작에 다 버리고 이민왔는데.. 성격이 꼼꼼한 H라 가능한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비가 추적추적 오는날 첫사랑이 생각이 났을수도.. 그러다 꿩대신 닭이라고 내가 써준 그녀의 대한 얘기를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을라나?
그둘은 아마도 부모님의 반대와 또 H가 남미를 떠나오면서 자연스레 헤어지게 됬다.
H의 첫사랑은 그후 다른남자에게 시집가서 잘 살고있다. 물론 H도 장가가서 아들 둘 낳고 잘 살고 있고..
둘 다 시간이 흐른후 각자의 맞는 짝을 만나고 가정을 이룬것이다.
H의 와이프는 참 성격도 좋고 이해심도 넓다. 아마 H가 첫사랑이랑 결혼했으면 많이 부딛힐수도 있었으리라.
암튼 20년도 넘게 지난 편지를 서로 주고니 받거니 보며 우리는 한동안 가슴 뭉클해 했다. 벌써 반백년의 나이가 되어 이젠 소위 말하는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 옛일을 추억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참 고마웠다. 남사친으로 30년을 내 주위에서 있어준것이..
그래서 고맙다고 H에게 말해줬다. 그랬더니 우리 30년만 더 친구하자고 한다.
"왜 80살 넘으면 친구 안할거야?"
"기력이나 있겠어? 기억력도 흐려질테고.."
나의 찬란했던 20대를 생생히 기억해주고 함께 추억해줄수 있는 친구가 여지껏 내곁에 있다는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이 비오는 월요일 오후에 다시금 깨달았다.
지나고보면 참 별것도 아닌일들에 우리는 설레이고 가슴아파하고 메달리기도 한다.
이제 30년이 흐른후 그때를 되돌아보니 정말 어리석어 보이기조차 하지만 그때의 그런 추억거리가 없다면 지금 이 삭막한 50대를 어떻게 맞이할수 있을것인가?
H와의 앞으로의 30년도 기대해본다. 우리가 다시 80살이 되어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다시 가슴 뭉클해지기를, 아님 더 나은 테크놀로지가 탄생해서 카톡으로 글을 보낸거에 대해 우스워 하지 않을런지..
/Vollago
남자 여자가 아니라.. 그냥 인간 대 인간.. 인 느낌일까요?
저도 이 글을 읽으니 중학교 1학년 부터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는 여친이 생각나는군요.
제 와이프와 아이들도 다 아는 친구인데... 벌써 45년 되었으니 세월이 참 빠릅니다.^^
마음 한켠이 따뜻해집니다.
동성이든 이성친구이든.. 이렇게 멋진 친구분을 두시면 정말 행복하실것 같습니다.
내친구들.. 아니 나부터 그렇게 바뀌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해봐야겠네요~
뭐하고 있느냐고..ㅎㅎ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저도 반백이 이미 넘어서...
남녀 따위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라고.. 제 속마음이 말합니다.
어찌보면 저런 관계는 이성친구라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동성간에 30년전 주고받은 편지를 보관한다는 건.. ㅎㅎ 애초에 편지를 쓸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
훈훈합니다
녀석은 결혼 하고 저두 어떻게 외국생활을 하고 자연스럽게 연락 끊겼는데 다시 연락되고 얼굴보니 여전하더군요.
이성 친구는 저두 뭐 아니다 주의인데 제가 이러니 원 ㅎㅎ 좋은 벗은 이성 동성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