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퓨리넬입니다.
작년에 원룸 오피스텔(이라기엔 방이 있는 듯 하고 1.5룸이라기엔 애매해서 1.3룸 같은데 설명하기 번거로우니 그냥 원룸이라고 부르는) 을 매수해서 기존 세입자가 빠져나가고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에야 들어오기전에 생각했던 대부분이 셋팅이 끝났네요.
9월 초에 가계약으로 시작해서 계약 하고
10월 추석 연휴 끝나자마자 잔금 내고
12월 중순에 기존 세입자가 나가시고(살던 분은 같은 건물 위쪽 층으로 가셨다고 하네요)
다음 날 이사 청소를 하고
그 다음 날 제가 들어왔습니다.
기존에 살던 방은 약 2주 뒤에야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셔서 한동안 비어있었습니다. 거기는 다음 세입자분 들어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빡세게 청소하러 갔었지요.
< 이사청소 직후의 방 >
서울 올라온게 벌서 11년 전...1년 좀 넘게 이모집에서 신세지다가 나와서
용산구의 원룸에서 7년 반을 살았고, 분당 정자동의 오피스텔에서 1년 살았고, 다시 서울로 와서 양재역 근처에서 1년 2개월을 살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다짐한건 이제 침대 생활을 하자! TV 를 벽걸이로 달자! 소파를 사자! 커튼을 달자! 집에서 밥을 해먹어보자! 였습니다.
- 원래 바닥생활을 했기 때문에 침대는 없어도 되지만 다들 쓰니까...저도 이제 침대 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 이제는 내 집이니까! TV를 벽에 걸고 싶었습니다. 동생이 신혼집에 TV 를 벽걸이로 하니까 정말 좋아보이더라구요.
- 커튼! 이전 방에는 커튼을 벽이나 천장에 못을 박지 않고 창틀에 고정해서 쓰는 커튼을 이용하였습니다. 안뚫어고리였나...쓸만 하지만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 놓고 커튼을 달았습니다.
- 원룸에 살아서 소파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TV 볼 때 좀 더 편할까 싶어서 3인용 소파를 구입했습니다. 감격...ㅠㅠ
- 집에 있는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침에 출근 > 야근 하거나 퇴근 후 (취미)학원 > 집에 오면 웹툰, 클리앙 구경 좀 하고 >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고 > 쿨쿨 잠자는 시간
이라서 집에서 무언가 먹을 생각을 안했습니다. 그래도 전자렌지는 있었습니다. 가스렌지는 여기 오기 전 최근 3년 동안 사용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암튼 집에서는 컵밥이나 샌드위치 사오는거 외에 뭘 먹는다는 생각을 거의 안했습니다.
그래도 이제 내 집이니까 식기랑 냄비랑 수저랑 이것저것 사다 놨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쓰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언젠가 이사갈 테니까...하는 생각으로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살자 였습니다. 그런데 용산구에서 한 곳에 7년을 넘게 살다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좀 사둘걸!! 하는 억울함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오면서는 사고 싶었던 것들 집안에서 쓰고 싶었던 것들 다 샀습니다.
통장의 잔고가 매우 떨어졌지만 괜찮습니다. 여기는 제 집이니까요.
아! 사실 엄밀히 말하면 제 집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피스텔은 주거시설이 아니니까요.
그런 부분이 여기 들어오기 전에 걱정이 컷습니다.
층간/벽간 소음, 관리, 15년 되었다보니 낡고 고장난 것 등등....
한 달 살아보니 생각 외로 층간/벽간 소음은 없지는 않지만 이전에 살던 빌라 원룸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관리는 이곳이 아파트와 함께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세대의 차별은 있지만...T^T 그래도 관리는 잘 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엘레베이터 하나 고장나고(아직도 수리가 안된...),
3일전부터 정문 출입구가 고장나서 항상 열려있고,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저녁까지만 해도 난방이 되었는데 자정 쯤 되니 난방이 안들어오고,
층간/벽간소음은 심하지 않은데 매일같이 뿌우우우우웅 하는 이상한 소리가 새벽에도 들리고 아침에도 들리고 밤 늦게도 들리고 그 소리 들릴 때 복도에 있으면 바닥에 진동이 느껴질 정도라는 문제가 있었긴 한데
아, 그리고 진짜 큰 문제가 부동산 앱에서 나오는 주차댓수가 실제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엄청난 오류가 있었는데 이걸 이사온 다음에 알게 되었습니다. ㅠ_ㅠ 주차장이 지하 1~4층인데 오피스텔은 1층만 쓰고 아파트가 2~4층을 쓰네요. 그래서 오피스텔이 세대당 주차 1대가 넘는 줄 알았는데 0.6대? 0.7대? 그럴것 같네요.
아...이거 알았을 때 진짜 충격이었습니다...어쩐지 주차 자리가 부족하더라니...앱을 너무 믿었습니다. 호갱노노에 주차대수가 잘못 나왔을 줄이야. 흑흑. 그런데 이게 아파트 세대는 1천대가 넘는것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차장 빼고 600대가 넘는 줄 알았던 것이었죠.
그래도...일단은 만족스럽습니다. ㅎㅎㅎ.
가족 중에서는 제가 제일 비싸면서 제일 작은 면적의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생은 30평 신축 브랜드 아파트이긴 한데 충북 서충주(?) 외딴 곳에 있다보니 매매가가 이전에 살던 양재역 근처 그 쫍은 빌라 전세보다 더 싼...
본가는 시골의 단독주택이라 면적은 넓지만 뭐...
대출도 받긴 했습니다. 1억인데 뭐...열심히 갚으면 되겠죠.
흔히 말하는 "패닉바잉" 으로 샀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매매"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돈을 몇 억씩 빌린다는게 너무 겁나서...요즘엔 쉽게 대출도 안나오죠 뭐.
훗날에는 지금의 선택을 후회막심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후회는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진작에 매수해서 들어올걸 왜 그렇게 방을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며 살고 이사를 다녀야 했나
입니다. ㅎㅎㅎ
신축이 아니라서 자잘한 수리가 필요하고 몇 가지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전용 38 제곱미터는 혼자 살기에 아주 충분합니다. ^0^
여기에 8제곱미터 정도의 방이 하나 더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제 능력은 여기까지 였네요.
나름 10년 동안 열심히 모았습니다....만 솔직히 부모님 도움 없지는 않았네요. 😞
여기서 얼마나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큰 맘 먹고 침대, 소파, 벽걸이TV 등등등을 해놨으니 이제 쉽게 이사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뿌우우우웅 하는 소리 때문에 빡이 칠 때도 있지만 저의 예민함을 고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사오면서 구입했던 물건들의 사용기를 좀 더 사용해보고 사용기 게시판에 남겨봐야 겠습니다.
새소게 댓글 쓰기 요건 채우기 정말 힘드네요 ㅎㅎㅎ;;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MI 추가
참고로 작년 여름에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빌라 를 알아볼 때 가격을 5억까지로 올려서 검색해도 딱히 더 끌리는 곳이 없더라구요. 여기의 2배인 7억 이상으로 해야 오?! 여기 좋겠다 했습니다. 하지만...와 7억? 까마득 하네요. ㅋㅋㅋㅋㅋ
축하드려요~
자신을 위해 조금씩 요리해서 먹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음식은 여친님게 하나씩 배워보려구요. ㅎㅎㅎㅎ
생각해보니 새로 구입한 물건들 대부분이 여친님이 골라주고 저는 결제만 했네요 ㅋㅋㅋㅋㅋ
마음 둘 수 있는 “내 공간” 이 생긴다는건 참 좋죠.
깔끔하고 예쁩니다. ^^
감사합니다. 방은 여친이 많이 고민해서 고르고 꾸며줬어요 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이 오피스텔이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와 같이 있는 곳이라 아랫층은 오피스텔, 윗쪽 층은 아파트 입니다. 면적은 동일한데 아파트는 발코니 때문에 구조가 약간 이상해요.
대신 여유로운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층이 더 높지요. 그것을 위해서 2억원을 더 지불해야 했습니다. 와우. 똑같은 면적 같은 건물인데 2억 이상이 차이가 나요!! 실거래가로도 그러네요 맙소사...ㅋㅋㅋㅋ;;;
일단 제가 여력이 되는 한도에서 편하게 출퇴근 하는 용도로 구입했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테이블 이름이 궁금하네요
높이조절도 되고 참 편리해보입니다
제품명 공유 부탁드립니다~ ㅎㅎ
새집에서 좋은일만 있으세요~
그리고 신축 오피스텔은 면적이 너무 좁거나...면적과 구조, 위치가 좀 쓸만해보이면 가격이 많~이 뛰더라구요.ㅋㅋㅋㅋ
가격과 면적, 출퇴근 위치 3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가장 균형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