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년전...
2011년즈음에
1인개발자로 열심히 만들었던 서비스가 있었어요
돛단배라는 채팅 서비스인데, 당시 스마트폰이 보급화되는 시기에
모바일 개발을 공부하면서 만들게 된 서비스죠.
개발자들이 새로운 플랫폼이 나왔을 때 공부하는 겸 해서 만들어볼 수 있는게 게시판과 채팅이니까요.
이왕 공부하는 겸 서비스로 만들어서 출시까지 해보자! 라는 생각이었고
금요일 저녁부터 이틀 밤새 작업 후에 일요일 저녁에 출시를 했었죠.
당시 두근두근 우체통이라는 채팅앱이 iOS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안드로이드에는 비슷한 앱이 없어서 대놓고 짝퉁 컨셉으로 출시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두체통을 하고 싶었던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답답해서 직접 만들었다! 하면서요 ㅎㅎ
출시 후 연말에 두체통을 개발했던 대표님들도 직접 뵙고 인사 나눴던 기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당시 돛단배는 스터디+취미로 만들었던 서비스였고,
아무래도 본업이 따로 있는 개발자였다보니
개인이 남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시간에만 버그를 고치거나, 기능들을 추가하는 정도로 서비스를 운영해왔습니다.
이렇게 1~2년간 하다보니 2012년~2013년정도에 돛단배 서비스가 정점을 찍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해결할 버그도 없고, 기능 추가 요청도 들어오지 않았죠.
자연스럽게 저도 본업에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구요
그러던 와중에 올해 랜덤채팅이라는 서비스의 피해 사례가 너무 많아서 몇몇 규제안이 발표가 되었습니다.
해당 규제안에 돛단배도 포함이었고, 올해안에 어떤 형태로든 서비스를 업데이트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돛단배가 신고기능은 막강했으나 '본인 인증' 기능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 돛단배 서비스를 리뉴얼해서 업데이트 할 계획이 있긴 했는데요,
이번 리뉴얼은 개인 개발자로 하기보다는 팀으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팀빌딩을 하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레가시 코드를 아예 싹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코딩했어요.
이왕 새롭게 코딩하는거, 서버도 기존에 쓰던 국내 호스팅 회사말고 AWS로 가고
백엔드 언어가 기존에는 자바였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코틀린으로 만들었구요
하여간 인프라 구성부터 초기 버전 개발으로 시간을 쏟고 있던 도중
올해 안으로 업데이트를 해야한다는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라
돛단배 감성을 끼얹는 디자인 작업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급하게 출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급하게 내놓은 결과물은?
반응이 좋지 않죠 -_-;; 예상했습니다 ㅠ.ㅠ
기능? 감성? 가격 정책? 다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일단 출시부터 했으니까요
그래서 하나하나 고치는 중입니다 ㅠ.ㅠ
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진 점은 과거 몇년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서비스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업데이트될 서비스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ㅎㅎ
혹시 지금 설치해보실 분이 계시다면... 지금 말고요...
다음번 메이저 업데이트 되면 설치해주세요 -_-;
예전 돛단배 생각하시고 지금 설치하시면 80퍼 확률로 실망하십니다... (20%는 좋아하십니다?)
/Vollago
사용자 입장에선 서비스가 리뉴얼 했는데, 전보다 좋지 않으면 좋아지길 기다리지 않고, 그냥 떠나버리는 경우가 꽤 있더라구요.
10년 전, 와우 및 게임 커뮤니티 1위를 철옹성처럼 견고하게 지키고 있던 플포가
리뉴얼 잘못 했다가 단 1주일 만에 폭싹 망했고(...),
(이때 플포 유저를 쭈우욱 흡수한 인벤은 10년째 게임 커뮤 1위로 흥하고 있죠.)
최근에 트게더도 핫클립 리뉴얼 때문에 망할 각 슬슬 잡히다가,
결국 거기는 빠른 시간내에 수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결국 리뉴얼 이전 버전으로 롤백해버렸죠.
여기도 시간 질질 끄는 사이에 대체서비스가 잽싸게 만들어졌으면 바로 망할각이였;;
아무튼 대체 서비스가 있다면 거기로 다 떠나기 전에 개선 업데이트가 엄청 빨라야 할 것 같네요.
아니면 리뉴얼이 완벽하게 되기 전엔 다시 예전 버전으로 잠깐 돌아가는 식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ㅠ
당시에 여러 사람들과 연락 주고 받았고, 실제로 만난 사람도 있었지만
결론은 인연이 아니었죠 ... ㅋ
그때만의 감성이 재미있었는데 그립네요
/Vollago
저 진짜 돛단배 정말 좋아했어요!!! 답장 올 때까지 다시 못 보내는 게 진짜 너무 쫄깃해서 신중하게 하고 싶은 말 고르던 그 재미란... 몇줄 더 쓰려고 했는데 전송 누르는 바람에 도서관에서 입 틀어막고 소리지르고 그랬다구요 ㅋㅋㅋ 덕분에 좋은 사람 만났다고 리뷰도 썼는데 보셨을지 궁금합니다. 켰다하면 진짜 유치하고 더러운 메시지도 많이 오고 그랬는데... 그 온갖 변태놈들 물리치고 제대로 된 남자 만나 13년 연애하고 2025년 12월에 결혼합니다. 청첩장에 '돛단배가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합니다' 문구랑 그림 넣으려고 검색했다가 이 글을 봤어요. 으어 세상에 ㅠㅠ 감사합니다 정말 ㅠㅠ
마지막 글이 오래전이라 보실까 싶지만.. 혹시 이 글 보시면 쪽지 하나만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