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hryan입니다.
그종교 혹은 육아 관련 글을 종종 싸지르고는 합니다만, 본래 육아나 종교생활보다는 사진촬영, 영상촬영을 더 즐기는 흔한 개발자입니다. 의외로 아이폰에서 Raw사진 촬영이 가능한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사과inc가 발표한 ProRAW포맷에 대한 짧은 견해를 덧붙여 소개할까 합니다.
이시국에 사과 inc 관련 글이라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셔도 좋습니다. 혹은 이미 관련 내용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도 뒤로가기 해주셔도 좋을 것 같고요.
좀 더 많은 분들이 읽기 편하시게 먼저 Raw사진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드려볼까 해요. Raw는 단어의 뜻 처럼 '날것' 이라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편한데요, JPG나 HEIC등의 이미지가 처리되고, 압축된 이미지 데이터라면 Raw는 최소한의 처리만을 거친 '거의 날것'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보정은 없다', 혹은 '필터정도만 입힌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기존 방식대로 압축 이미지(JPG, HEIC 등)의 포맷으로 촬영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넓은 관용도의 보정(노출, 화이트밸런스, 색정보 교환)을 원하시는 분들은 비록 '폰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aw 이미지로 촬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을 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이나 하이 아마추어들, 요즘 인스타에서 많이 만나실 수 있는 작가들의 상당수가 Raw로 촬영하고 후보정을 먹입니다. '왜 내 사진은 저런 색감이 안나오지..' 하시는 분들은 Raw로 촬영하시면 보정의 신세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1. 그런데 이 좋은 Raw를(?) 기존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아이폰 모델의 경우 서드파티 앱(Halide, Moment, Lightroom 등)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Raw 촬영이 가능합니다. DNG 포맷 혹은 RAW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사실 사진은 판형이 깡패(?) 라는 말이 있듯이 센서 큰 카메라의 이미지 수준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현재로서는요. 그런데 아이폰에서도 Raw로 촬영하시면, 그나마 판형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원 모델의 하한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용했던 아이폰X에서는 Raw촬영이 가능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Raw 지원이 안되는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애플의 말처럼 구형 기기를 사용하시는 고갱님의 잘못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왼쪽 - Raw 촬영 후 보정
오른쪽 - 보정 전 JPG 출력물
2. 이미 아이폰에는 Raw보다 좋은 스마트HDR, 딥퓨전이 있다.
사실 저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번거롭게 대용량 Raw로 촬영해서 보정하고, 또 보정 결과물을 출력해서 공유하는 일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HEIC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결과물이 상당해서 때로는 현타가 오기도 합니다. 무엇을 위해 여태 보정하고 그랬나(...) 싶기도 하고요. 요즘 스마트폰의 이미지 프로세싱 성능과 출력물의 발전 속도가 무섭습니다. 사진 취미생활을 오래 해온 저로서도, 때로는 중요한 작업물의 경우에도 'Raw 다 집어치우고 그냥 찍는게 낫겠다' 싶거든요.
아이폰에 적용된 스마트HDR, 딥퓨전, 나이트모드 등 디지털 합성 보정 과정을 거치는 출력 방식을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Computational Photography (이하 CP)' 라고 부르더군요. 이 CP 방식으로 촬영된 사진의 아웃풋을 보면 판형을 고려할 때 상당히 준수합니다. 기존 아이폰11 라인업에서의 스마트HDR, 딥퓨전, 나이트모드 적용 결과물을 보면 이제 컴팩트 카메라는 안녕해도 될 것 같더라고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 딥퓨전, 스마트HDR 등의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 출력물과 Raw, 어느쪽이 더 좋은가 하는 질문.
그럼 Raw로 촬영하고 보정한 출력물과 CP 프로세스를 거친 출력물 중에 어느쪽이 더 좋을까. 하는 질문이 자연히 나올 수 있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용도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툭툭 찍어서 쓱쓱 공유하는 사진을 Raw로 촬영하고 일일히 보정하자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촬영 환경에 따라 Raw로 촬영하고 후보정을 한 후에도 CP를 통해 출력해낸 결과물보다 못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Raw로 촬영하지 않고 애플의 이미지 프로세싱을 거친 HEIC 출력물로 촬영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 조금 힘을 주어야 하는 이미지들의 경우에는 Raw로 촬영합니다. 색감 보정 폭과 노출 보정 관용도 등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Raw로 촬영하지 않고는 원하는 결과물을 낼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를테면 JPG라면 날라가버렸을 하이라이트 영역을 Raw로 촬영해서 디테일을 되살려낼 수 있는 경우라던지 말이죠.
용도와 상황에 따라 좋은 쪽이 있으며, 힘을 주어 보정하는 경우에는 Raw, 일반적인 용도로는 JPG/HEIC 정도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개인적으로는 HEIC를 추천드립니다). 스마트HDR을 먹인 Raw라던가, 딥퓨전을 먹인 Raw라던가 하는 것은 아직까지 없었으니까요.
4. Apple ProRAW의 등장
CP 프로세스를 거친 이미지가 Raw로 저장된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기만 했지 실제로 될거라고는 생각을 안해봤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Raw로 여러장 다양한 노출로 찍어서 합성하면 그게 딥퓨전이고, 그게 스마트 HDR이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물론 그냥 찍어서 합성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용량이 큰 Raw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여러장을 찍어서 짧은 순간에 합성하고, 다시 출력해낸다는게 이 작은 기기에서 가능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내부 작동 원리나 결과물의 한계점은 테스트를 해보면서 알아가야 하겠습니다만, 비록 말장난이라 할지라도 CP 프로세스를 거친 이미지가 Raw 수준의 보정 관용도를 가진다면, CP와 Raw의 장점만을 쏙쏙 뽑아놓은 Apple ProRAW라는 것은 말만으로도 사진충들에게는 가슴벅찬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 우리에게는 충분한 고객층이 있다)
5. Apple ProRAW는 iOS 14.3 버전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애플의 발표와 다양한 기사를 종합해보면, ProRAW의 정식 출시는 아마도 12월 중일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도 Apple ProRAW를 사용해보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며 글을 맺겠습니다.
iOS Beta Program(https://beta.apple.com/sp/ko/betaprogram/)에 가입하셔서 베타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하신 후에 설정에서 해당 프로파일을 설치하시고 기기를 재부팅하시면, iOS 업데이트를 통해 베타 버전의 iOS14.3을 설치하실 수 있습니다. 베타 프로그램 설치 방법은 구글링해보시면 자세한 정보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구형 기기를 사용하는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그리고 설정에서 사진 > Apple ProRAW를 켜시면,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기본 카메라 앱에 RAW 버튼이 나타납니다(짜잔-)
언제나 마진충인 애플의 방식대로, Apple ProRAW는 최신의 아이폰12Pro, 12ProMax 에서만 지원됩니다. (이전 아이폰에서 하드웨어적 한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본문의 내용 중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기탄없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여 오류가 전파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JPG, HEIC, ProRAW, Raw 관련 비교 정보는 테스트해보고 추후에 사진과 함께 결과를 공유해볼게요.
p.s. iOS 개발을 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인지라 탈애플은 어렵겠지만, 그건 다 영어를 잘 못하는 저의 잘못입니다.
베타를 올리긴 좀 겁나고, 정식 나오면 열심히 써보려고요.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