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유명한 맛 블로거 중에서 유독 남 가르치기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요.
한번은 이 분이 어떤 노포 식당 방문해서 메뉴판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그 메뉴판에
육개장을 '육계장'
김치찌개를 '김치찌게'라고 잘못 표기된 것이 있었습니다.
이 블로거가 이 메뉴판을 찍어 놓고 또 아는 체를 하면서
"이런 쉬운 맞춤법을 틀리는 분들은 대체로 70년대 이전 국어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분이죠"
"저도 메뉴판 지적하기 지쳐서 이런 못 배운 분들 지적은 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죠"
이런 글을 굉장히 길게 중언부언 하면서 써 놨기에(아니 나이 든 노부부가 맞춤법 틀릴 수도 있지...)
이 분이 맞춤법에 꽤 조예가 있는가 보다 싶어서 몇개 글을 정독해 보니
저도 누구 맞춤법 따박따박 지적할 정도로 우리말을 잘 아는 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휴. 식당 하나 소개하는 글에 맞춤법이 얼마나 많이 틀리던지...
대표적인게 '들려' 였는데요.
"이 식당을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일부러 시간 내서 들리긴 쉽지 않고"
"오다가다 들려서 먹기 보다는"
'들러' 라고 표기해야 할 것들을 모두 '들려'라고 표기해 놓고
'들르' 라고 표기해야 할 것들도 모두 '들리' 라고 표기해 놨더라고요
어떤 장소에 들르다 (come by, drop by)라는 뜻으로 글을 썼다면 들러, 들르다 라고 써야지
들려, 들리다라고 쓰면 누구에게 공중으로 들리다 (lifted )라는 이상한 뜻이 되어 버리거든요.
(밥 먹으러가서 공중부양할 일이 ....)
그래서
"기왕 노부부 맞춤법 지적하는 것이라면 들려, 들리 -> 들러, 들르로 표기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했더니 갑자기 댓글이 삭제가 되더라고요.
어, 뭔가 시스템 오류인가... 해서 다시 댓글을 썼더니 또 금방 삭제가 되었더라고요.
어 설마 실시간 삭제하는 건가? 하고 똑같은 글을 또 써봤더니 ...계속 삭제가 되더라고요.
어라? 하고 봤더니 갑자기 제가 이웃 삭제가 되었더라고요?
아니 그럴거면 남 메뉴판 지적이나 하지 말든가 -_-;;;;
저는 맞춤법 지적 받으면 "감사합니다. " 하게 되던데요.
그렇게 해서 고친 맞춤법은 다시는 안 틀리게 되더라고요.
엇 이거 척척석사...........
자기반성을 잘하는 사람은 남을 잘 지적하지 않고요.
저는 맞춤법, 띄어쓰기 만드신 분과 새로 개정하시는 분들께 죄송스러워서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