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은 기억에서 이미 다 잊혀지거나 가물가물한데, 이 친구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키아누 리브스 닮은 잘생긴 형이었는데, 조금만 같이 생활해보면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나이 두살 어린 선임이 혼을 내자 에이 너무 뭐라하지 마십시오 하면서 어깨동무를 시전했습니다. px에서 선임이 아껴먹는 과자를 와 내가 좋아하는거다 하고 자기 앞으로 끌어다 둔다거나.. (보통은 눈치보고 몸 사리느라 못 할텐데...)
행보관이랑 같이 제초작업 하다가 걸어서 3분 거리인 내무반에서 물 떠오라고 하니까 정확히 40분 후에 왔습니다. 행보관이 왜 늦었냐 물어봤더니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좀 누워서 쉬다 왔다고 합니다.
4.2인치 박격포였는데, 약 70kg짜리 포열 둘이 들고 가다가 무겁다고 말도 안하고 갑자기 땅에 내려놓습니다. 앞에서 같이 들고 가다가 허리 접힐 뻔 했습니다. 놀라서 왜 갑자기 놓았냐고 물어보니 너무 무거워서 그랬답니다.
근무 시간에 저보고 어디 학교 어디 과 나왔냐고 물어봐서 대답해줬더니 거기 나와서 취업하기 힘들텐데 뭐 하고 살려고 합니까? 해서 너는 어디 나왔니 하고 물어봤을 뿐인데 갑자기 발끈하면서 무시하지 말라고...
무월광 취약시기 때 격오지로 파견갔었는데, 근무시간 때 졸았답니다. 사수는 타부대 아저씨라 상호존대해서 뭐라 하기 좀 그래서 그냥 냅뒀다는데, 마침 연대장이 불시 순찰을 왔습니다. 해당 사수가 수하 잘 해서 포상휴가 나왔는데, 쟤 자다가 포상 받았다고 소문내서 시셈도 받았었네요.
혹한기 훈련 2주 전 갑자기 왼쪽 다리가 아프다고 의무대에 매일 가더니 결국 외진 다녀오고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왔습니다. 왼쪽이 아팠던것 아니냐 하고 물어보니 왼쪽 오른쪽 헷갈렸답니다. 거짓말이 아닐까 하고 강한 의심을 했는데... 불침번 서는데 자다가 일어나더니 물 마시러 복도에 정수기 다녀오는데 목발 안 짚고 불편함 없이 잘 걷더군요. 'xx아 목발 안 짚고도 걸을 수 있어?' 하고 물어봤더니 아 맞다 하면서 갑자기 절뚝거렸습니다.
상병 달자마자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면서 이제 저도 상병입니다 뭐라고 하지 마십쇼 하고 얘기했던 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이외에도 참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죠 ㅎㅎ...
의무중대장이 이 친구 보고 참 안타까워하던게 생각나네요. 그 친구도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라고 너희들이 조금만 더 이해하라고 했는데.. 20대 초반인 우리에게는 그저 답답한 사람이었을 뿐이었죠...ㅠ
10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지금은 뭐 하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건강하게 잘 살고 있겠죵 ㅎㅎ
거르지도 않고 막 잡아넣으니 정상적인애들도 이게맞는건가 햇갈려지는데죠 ㅎㅎ
아...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군요...그런 사람을 현역으로 쓰는건 분명 시스템에 문제가 있네요
말씀주신 것으로 봐서는 경계성도 아니고 지능 장애에 그냥 해당하는 듯 한데
군대에서 잘못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 약간 분노가...
아니면 자원입대를 한 것일까요?
돌이켜보면 정신 /지능 감정절차가 입대때 없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행정이 요즘은 좀 바뀌었을라나요?
당시 의무중대장 얘기로는 검사 후 소견서 써서 잘 받으면 4급 받을 수 있었을거라 하더군요.
하루는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부대원이 영내 다 뒤지고 뒷산 뒤지고 하는데 부대 앞 마을에서 (주민한테) 전화옴
ㄷㄷㄷ 집에가고 싶다고 나갔대요 ㄷㄷㄷ 갸도 의가사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