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의 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관련 연구원들의 목숨을 건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T-50, K9 자주포 개발당시의 이야기를 조금 정리해봅니다.
추신: 우리 무기체계 개발도 이제 제발 바뀌어야 합니다.
말도 안되는 일정과 예산, 그리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
이런식으로 가면 누가 우리 방산 연구개발에 남아있을지..
1. T-50 개발 이야기(서울신문 기사 발췌)
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 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2. K9 자주포 개발 이야기(국방일보 기사 발췌)
97년 12월5일 오후 2시 안흥종합시험장 신자포 전용사격시험장. 날씨는 비교적 따뜻한 편이었다. 모두가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나누며 시험에 임했지만 이날이 신자포 개발 전 기간을 통해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날로 기억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실용시제 1호기는 오전에 최대발사속도 기술시험 32발을 포함, 총사격 424발을 완수한 후 포신을 바다로 향한 채 공역이 해제(해상과 공중으로 사격해도 가능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그 옛날 대륙을 질주하던 고구려 기마병을 연상케 했다.
오후 2시30분. 안전통제실로부터 사격을 준비하라는 연락이 왔다. 최대발사속도 시험을 하기 위해 18발의 비활성 포탄과 단위장약 3호를 자주포 내부에 실었다. 그리고 선행시제 개발 및 시험평가 때부터 팀워크를 다져온 포반장 국과연 강신천 선임연구원, 사수 삼성테크윈 정동수 대리, 부사수 국과연 조기호 기술원, 탄약수 삼성테크윈 안병철 대리가 차례로 탑승했다. 이들은 그동안 사격 때마다 장비의 이상 유무 판단과 점검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해왔다.
오후 2시47분. 안흥종합시험장 사격통제원인 김태인 기술원의 통제에 따라 첫 발이 발사되고 9초 후 2번탄이 발사됐다. 3번탄이 덜컹하고 장전되고 이어 단위장약이 장전됐다.
그런데 발사 시간이 지나도 사격이 되지 않았다. 느낌이란 순간적으로 와 닿는 것인지 방호벽 뒤에 대기 중이던 연구개발진에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곧바로 신자포를 향해 고개를 내미는 순간 신자포 후문에 약간의 불빛이 비쳤다. 삼성테크윈 박승근 과장이 소화기를 들고 뛰어갈 때 작은 불꽃은 점점 거세져 신자포 뒷문으로 불길이 뻗쳐올랐다.
내부 뒷문에 가까이 있던 안병철 대리가 제일 먼저 탈출해 망연히 신자포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사수 조기술원은 등에 불이 붙은 채 탈출, 땅에 몸을 굴렸다. 세 번째로 나온 강신천 선임연구원은 손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불은 자주포 내에서 계속 타고 있었고, 사수석에 앉았던 정동수 대리가 잠시 후 화염을 뚫고 나왔는데,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어요. 사람의 정신력이란 게 대단한 것이 그 상황에서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다른 사람들은 다친 데 없느냐'고 묻고는 고통으로 신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그와 제가 나눈 마지막 대화였습니다.”(삼성테크윈 박승근 과장)
환자는 비상 연락을 받고 출동한 삼성테크윈 운항사업부 헬기 편으로 삼성서울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강신천 선임연구원은 2도 화상, 조기호 기술원은 3도 화상을 입고 3개월 간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연구개발진 모두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정동수 대리는 약 한 달 후 34세의 나이에 부인과 어린 아들을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장례식 날 정대리 무덤 앞에서 모두 서로 껴안고 울었습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서로 말은 안했지만 정대리가 함께했던 신자포 개발은 꼭 우리 손으로 성공시켜 먼저 간 정대리의 몫을 다해야 한다고 각자 다짐했을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이렇게 해냈습니다.”(삼성테크윈 한삼수 전 공장장)
미담이라기 보다 우리 무기체계 개발과정이 대게 이렇다는걸 말씀드리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연구기간과 연구비용, 게다가 조금만 잘못해도 쏟아지는 정치권과 언론의 비난까지. 지금까지 버티며 연구해오신 모든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 고급 인력들을 다시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텐데..
좋은 결과들은 미담으로 남았겠지만.. 알려지지 않은 많은 실패한 일들에 대한 희생자들이 있을거 같은 마음에 더 안타깝네요
한국에서 직장인이라면 ㅎ
당연히 그럼 안되죠
문제는 저동네 뿐만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현상이라
딱히 놀랍지도 않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갈려나가지 않아도 될만큼 충분한 재원이 있었으리라 봅니다.
근데 그 재원을 충분히 활용도 못하고 압박만 받고 결과만 내놓으라 했을 것이 눈에 보입니다.
어휴 불쌍한 연구원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3/2017101301164.html
혹시나 실패하면 방사청에서 손해배상 청구 들어옵니다. ㅋㅋㅋ
아... 이건 정말 아니죠
문과출신이지만 이공계 분들에대해선 사회적으로라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젇대는 저런기사 보면. 나도 열심히 나를 갈아 나라에 바쳐야지 했다는
이런 이유에선지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면 정부에서 개발자들에게 포상금도 주더라구요.
그분들은 정말 그만한 대우를 받고 가거든요.
문제는 그러고도 한국에 돌아와서 뭔갈할려고하다 막히는 경우도 많이 봤구요. 그래서 이공계능력도 중요하지만전 제 주변엔 언어능력도 많이 배우라고 권하긴하는 씁쓸한 포지션에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