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살면서 사귀었던 가장 친한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왼손 엄지를 제외하고 손가락이 없으십니다.
제가 아주어릴때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프레스기계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공장사장은 봉합수술을 해주려고하지 않았고
그대로 손가락 없는 왼손을가지고 30년 넘게 살고 계십니다.
집에 아주오래된 스위스 풍경으로 된 3단으로 접히는 앨범안에
아버지 총각때 사진이 있습니다
예전 교련복같은 얼룩소무늬 옷을 입고
기타를 치는 모습입니다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으로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모습이 즐거워보입니다
제가 어릴때까지는 집에 기타가 있었습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음을 잡는법을 아버지한테 배웠고
코드는 간단한것만 배웠던기억이 납니다.
아마 5학년때쯤인것같은데 손이 작아서 다 배우진 못했습니다
그때 기타를 알려주시면서도 본인이 못치는것에 대해 아쉬워하시는 느낌이었는데
저는 외면하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늘 외면해왔지요..
문득 비가오니
아버지가 기타를 치는 소리가 듣고싶어집니다
한번도 들어본적없는
들을 수도 없지만요
(뻘댓추가) 90년 생 울 조카가 가끔 얘기해요..제가 대학 다닐때 같이 살았는데..애기때 제가 기타를 자주 쳐 줬는데..
막 뛰어 놀다가 기타 들고 '그대로 멈춰라' 이걸로 한 두어시간은 놀아 줬대요..ㅋ 그리고 지가 좀 커서 학교 갔다 오면..
제가 기타를 사포로 갈고 있었다고..;;; 그때 fender 기타 레릭한다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제 20대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했던 행동들이..자기 눈엔 추억으로 담겨있나 보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