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2주기라 산소를 다녀왔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어머님은 집에 계시라고 하고 혼자서요. 아버님 가신지 2년 째가 되니까 슬픔이 좀 가셨을까 싶었는데 해가 지나면 또 지난 만큼의 또 다른 슬픔이 솟구치네요. 텅 빈 공원묘지에 혼자였기도 했고 퍼붓는 비가 아버지 무덤 앞에서 울고 있는 사내의 모습을 친절하게 숨겨주었습니다.
오늘은 고 노희찬 의원님의 기일이기도 하죠.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작고하셔서 노 의원님 소식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님이 자주 하시던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한, 지켜야 할 뭔가가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비통한 심정으로 떠올리면서요.
아버님의 사망 소식은 노회찬 의원의 소식과 나란히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 아버님과 노희찬 의원님의 빈소 중 어느 곳을 먼저 들러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셨다는 말씀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제 아버님의 함자는 최인훈이시고, 2년 전 오늘 돌아가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모아서는 안되는 시기라 제가 아버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만든 유투브 채널을 통해 아버님의 독자분들과 함께 추모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공원에 모인 분들이면 읽어 보셨거나 이름은 들어보았을 작가의 아들이 독자분들에게 온라인 추모관을 안내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아버님의 독자시라면 한 번 들러서 말씀 남겨주십시오. 아버님은 전문적인 문학비평 보다는 온라인 서점의 한 줄 독서평을 더 기껍게 읽으셨던 분이니까요.
'수난이대' 쓰신 하근찬 선생님 자제분이랑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데..이제 어디가서 최인훈 선생님 자제분을 안다고..
자랑해야겠습니다..
<수난이대>도 참 좋은 작품이죠. '요즘' 한국문학 읽을 게 없다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감사합니다.
"바다는 크레파스 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시야가 트여지는 듯한 소설이었습니다. 이제 더 넓은 광장에서 편히 쉬시길.
평안히 쉬시길 다시한번 기원합니다
올려주신 영상을 통해 친필원고도 보고 관련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드라큘라를 좋아하셨다는 건 의외였어요. :)
영광입니다 고인분 평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합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