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글 남기고 매일 눈팅하는 오십대 아재입니다.^^
2000년생인 딸아이가 다섯살 때 아이엄마와 헤어지고 딸아이와 함께 부모님께 얹혀 살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던 해 2월.
우연히 읽은 책에서 군에 간 아들이 훈련받는 기간동안 매일 편지를 쓴 아버지의 이야기가 꽤 기억에 남아서...
그 때부터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쓰려고 했지만 그게 맘처럼 쉬운 게 아니어서...
더구나 최근 몇 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몇 년 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 며칠 전, 여동생이 직장암 판정을 받고...
그러다 보니 어머니께 동생 암 발병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는데, 다섯시간이면 충분하다더니 열한시간을 넘겼죠.
동생이 수술받다 세상 떠나는 건 아닌지 얼마나 맘 졸였는지...
서대문 삼성병원 주차장 바닥에 주저 앉아 통곡했던 기억도 나네요.
여동생은 이제 장루 제거 수술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요즘은 많이 써야 일주일에 서너통 쓰나 봅니다.
사실 말이 좋아 편지인 거고, 서간문 형식의 일기장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그래도 딸아이는 제가 쓴 편지를 (물론 읽지는 않지만) 무척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자기가 독립하게 될 때, 꼭 다 가져갈 거랍니다.
매년 연말이면 몰스킨 데일리 다이어리를 삽니다.
그 다이어리 한 페이지마다 짤막하게 편지를 씁니다.
오늘 편지를 쓰려고 보니 2,992번째 편지를 써야 하네요.
이제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3,000번째 편지를 쓰겠군요.
(물론 하루 이틀쯤 건너 뛸 수도 있으니 며칠 더 걸릴 수도 있겠지만요.)
그동안 초등학교 오학년이던 딸아이는 성인이 되어서...
한 달 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조금씩 운전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딸아이가 아빠 없이 살아야 할 날을 준비하게 하는 제 모습을 봅니다.
삼천통의 편지를 쓰는 날...
기분이 사뭇 남다를 것 같네요. ㅎㅎ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아내분께서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편지라는게 상대방에게 뭔가 하고싶은 말을 적는거잖아요^^?
어제 그제 구구절절 다 쓰고나니 오늘은 똑같은 말 쓰게도 뭐하고 그렇던데 어떻게 쓰고 계실런지요...^^??
그런데 언젠가 딸아이가 "아빤 오늘 뭐 했어?" "아빠가 하는 일은 뭐야?"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알려주겠다 맘 먹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라기 보다는 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딸아이가 "아... 우리 아빠는 이 때 이렇게 살았구나.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뭐 이런 걸 알게 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근데 요즘은 그냥 거의 일기 수준입니다. ㅎㅎ
제 딸아이는 다행히 저와 함께 하는 걸 좋아해서...
/Vollago
ㅜㅠ
내 일기 쓰는 것두 힘든데 말이죠. ㅎㅎ 대단하셔요. :)
저도 아빠되면 써볼까 생각이 드네요
2월달부터 글자를 익힌 6살 딸이 쪽지편지 쓰기를 시작하더군요. 가족과 어린이집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처음에는 재미로 포스트잇에다 딸애와 쪽지를 주고 받다가 몇 해 지난 낡은 다이어리에 짧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이 놀이를 위해 거실에 작은 편지함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잘 읽지 않아서 몇 통씩 쌓여있답니다. 출근시간 쪼개어 쓴 편지에 무관심해진 딸애가 서운하긴 하지만 그래도 며칠에 한 번씩 그 편지를 자기의 빈 다이어리에 철을 하는걸 보니 고맙더군요. 때때로 그 편지를 읽었다며 슬펐다, 기뻤다 등 마음을 표현할 때면 어찌나 행복하던지...
저도 글쓴이님처럼 쪽지가 일기가 되고, 일기가 책이 될때까지 꾸준히 해 보렴니다.
가정에 평안이 깃들고 좋은 일만 생기길 빕니다.
인도 총리였던 네루가 딸에게 쓴 편지를 엮은 세계사 편력이 생각나네요. 역사책이지만 뭉클하게 좋았죠.
감사합니다.
정작 미루고 또 미루게 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봐야 겠네요.
딸아이에게 아빠가 없는 그 어느날을 대비하게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요.
응원하겠습니다.
딸 아이 중학교 때, 우정사업본부에서 전국민 편지쓰기 대회가 있었는데, 그 때 한 통 보내서 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상이 어떤 거였는지는 잊어버렸는데, 상금으로 30만원을 받아서 온가족 거하게 회식했었습니다. ㅎㅎ
5세에 아이가 엄마와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르지만 슬프네요... 다시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전 데이원이라는 앱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매일 쓰다 점점..
세보니 한 400일 정도되네요
쓴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엄두가 안나네요 3000통이라니!
일단 쓴다, 하루 지나면 쓴다... 이렇게 대략 8~9년 정도 반복하시면 됩니다. ㅎㅎ
삼천통의 편지를 쓰시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제 온 마음을 다하여 존경을 표함니다.
저도 애들 한테 지금 하고 싶은 말을 남기고 싶지만.. 욕만 한바탕일듯 해서 포기합니다.
욕만 한바탕... ㅋㅋ 그 마음 이해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더 애틋해져서 이런 저런 애정어린 표현도 더 하게 되고 그렇더라구요.
날짜와 장소를 반드시 기록하고 그 곳에 유명한 것도 소개하고 다음엔 꼭 함께 하자 등등...
물론 딸아이가 지금은 읽고서 감동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나중에 아빠가 어릴 때 써줬던 편지를 발견하면 한번 더 읽어보고 아빠와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겨 보겠죠?
그걸로 충분합니다 하하하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대단하십니다.
저도 딸 키우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글을 읽고 저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기일때는 다이어리 많이 꾸미고 사진도 꾸미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잔소리만 하고 있더라고요.
ㅎㅎ... 감사합니다.
멋진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