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처럼 새벽이 지나 밝아온 아침이 오늘따라 애처롭고 애닳구료.
홀연히 떠난 이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만은 아프게 다가온 이별의 마음을 몇줄의 문장으로 모두 만들어 낼 수 없음에 자신에게 섭섭하오.
시대를 만들어 온 이의 시간과 가치가 훼손되고 조롱받음에 분개하지 못하고 어김없이 일상에 얽매임에 자신에게 섭섭하오.
가는 길 추모의 마음만으로 이렇게 멀리 앉아 화면만을 보며 평안한 영면을 기원하는 자신에게 섭섭하오.
그래도 떠나는 이여, 이 섭섭함과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시고, 부디 떠난 그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지내고 계시오.
그럼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될 때 서로를 알아본다면 이 섭섭함과 억겁의 부끄러움에도 감히 먼저 달려가 기꺼이 안아드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