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멍한 표정이라, 어르신들이 집에가서 좀 쉬었다 오라고 택시까지 잡아주셔서..
어제 새벽 1시부터 한 스무시간 정도를 빈소에 있다가 집에와 쓰러져 잠이 들었었네요.
시장님과는 아주 잠깐, 수 개월 밖에 일하진 않았지만, 사람을 보내는건 여전히 힘이 듭니다.
이따 또 가야하겠지만. 좀 더 고인을 생각해보고자, 옥탑방 한달간 수행하며 찍은 사진들을 봅니다.
이동 중에는 높은 확률로 쪽잠을 주무시지만^^;
깨 있는 동안에는 핸드폰으로 세월호 유가족분들, 장애인 단체분들, 사회 취약계층에 있는 분들에게 안부도 건내고, 살아있는 민원도 들으면서 다니셨습니다. 유민아빠께서 올리신 글도 아마 그 중 하나일겁니다.
이 캡처 역시 장애인분께서 한 공공기관 휠체어 이동이 거의 불가하다는 민원을 주셔서,
앞에 앉은 수행비서분께 관할 부서장과 연결해 달라는 업무지시를 내리는 중이었습니다.
어린이집 등하교 일일알바(?)도 하셨었는데,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얼굴을 가렸습니다.
시장님께 안긴 저 아이가 등원을 해서도 자기 반에 들어가지 않고 시장님께 계속 붙어있었어요.
할아버지와 비슷하게 생겼던게 아닐까도 싶습니다 ㅎㅎ
보좌진들 사이서 가장 하기 싫었던 것.. 골목청소...
세 번정도 하셨는데, 그때마다 "아 그날은 내가 수행 안할래.."라고 했던걸로 유명했죠.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돌고, 땀을 푸짐하게 낸다음 동네 해장국집에서 콩나물 해장국 한 사발했던 기억이 아직도 안 잊힙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건, 집 고치기였습니다.
마을사업으로 집고치기 단체가 홀로사는 어르신들 집을 무료로 고쳐주는 공익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시장님이 얘기를 듣고 거기 봉사를 가자! 하시며 데려간 간 것....
정말 더웠는데, 저는 촬영도 하면서, 오래된 집에서 나는 악취와 먼지와 싸워가며 물건을 정리해야했습니다 ^^....
"그때 왜 제게 그러셨어요..?"하고 묻고 싶지만, 이제 물어볼 수도 없네요.
그리고 이건 제 웃음벨이었던 거.
업무로 한 소리 듣고 난 다음에 소심해진채로 제 자리 돌아와서, 스노우로 시장님 몰래 찍은 저 영상 틀어두고 있으면 풀리고 그랬는데
임기 마치실때 저거 틀어드리고 죄송했습니다! 하면서 웃어보려고 했는데...
웃음벨이 이젠 울음벨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무튼. 재작년 여름, 2개월 남짓 여름방학처럼.
시장님 함께 일했던 저는, 눈감고 귀닫고 시장님 보내드리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인연이 있던 분들도 같을겁니다.
시장님에 대한 갖가지 의혹과 이야기들은 간접적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것은 시장님의 장례가 끝나고. 모두가 진짜로 그를 보내줄 수 있을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강용석씨도 온다는데, 저희는 기본적으로 모든 조문객 분들을 정중히 안내드릴 요량입니다.
나흘간 더 힘내겠습니다.
한가지 부탁이 있다면,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dG04pY
빈소를 지키고 있는 분들이 해당 청원을 보면서, 그래도 시장님을 행복하게 보내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는것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잠시간의 시간 내주실 수 있으시면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또.. 모두의 공원에, 사자에 관한 따뜻한 말들이 많아, 감히 유족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위로를 많이 받고, 다시 저는 빈소로 갑니다.
박시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의했습니다.
세월호 메르스 촛불집회 그리고 코로나.. 항상 감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잊어도, 최소한 저만은 마음속 한 칸에 여러시민들 살린 당신을 기억할려구요.
한편으론 고인을 생각하면 너무 슬프네요.
시장님 참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