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박원순 시장님의 별세는 한의계로서는 큰 손실입니다.
7년전 처음 뵈었을때만 해도, 한의사와 김남수와의 관계도 잘 모르는 한의계의 문외한이셨습니다.
이후 제도의학과 불법의료, 민간요법의 차이를 상세히 설명을 들으시고, 한의약의 억울한 부분을 시장님께서 가능한 권한 범위내에서 풀어주시려 노력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때 서울역에 진료실을 운영하던 뜸사랑 단체를 내보내는데 도움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6년전 서울시청내에 한의진료실(5급한의사 상주)을 상설로 차려주신 것을 시작으로, 5년전에는 서울시 자체로 서울한방진흥센터(이곳에도 한의사를 상주시켜주심)를 설립해주셨고, 서울의료원 본원에 한의과를 설치해 주셨고, 2018년에는 지자체 최초로 한의약 육성조례를 공포해 주셨으며, 치매예방사업, 난임치료사업등 여러 한의약관련 사업을 한해한해 확대발전시켜 주셨습니다.
2주전 마지막으로 독대를 한 자리에서는 서울시한의사회장으로서 절실한 소망이었던 한의약정책팀을 만들어 주시기로 하고, 진행중이었습니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 한의사들의 참여제한 부분에 대해서, 지난 3월에 내린 지시대로 이행이 되고 있지않다며, 향후 감염병의 재유행을 대비 문서로 한의사의 참여가능함을 명시해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8월에 기재부와 시의회에서 조직개정안이 통과되면 바로 행정직 한의사의 채용공고를 예정해둔 상황이었습니다. 귀찮을 정도로 전화나 텔레그램으로 드리는 민원에 싫은 소리 한번 안하시고, 느려보였지만, 결국 한의계 민원은 가급적 들어주신 한의계에는 참 고마운 정치인이셨습니다.
한의학에 무지한 촌로였지만, 주위 의견에 귀기울이시고, 의협의 외압과 의사출신 공무원들의 방해에도 한의학의 든든한 후견인으로 버텨주시던 분이십니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한의사들에게 이만큼 실천적으로 우호적이셨던 정치인은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른 여러요소들은 배제하고 한의계에는 정말 감사했던 고인이십니다.
고인과 함께 지내온 시간들을 떠올리며, 고인이 한의계에 보여주신 관심과 사랑을 회원분들께 알려, 이렇게라도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장례위원으로 선정되어 시장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게 됐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고인의 안식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2020년 7월 10일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 홍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