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다시피 하며 소주도 한잔 하고
일부러 억지로라도 웃고싶다는 마음에 예능보며 실실웃다가
언제 잠이 든지도 모른 채 자다가 깨기 직전에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꿈에서도 마찬가지로 시장님이 실종이 되었고 수색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왔어요.
어제의 그것처럼 가짜뉴스들이 쏟아지고 꿈에서도 욕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와중에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속보가 뜨더군요.
꿈이었지만 어제 받은 그 충격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지는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 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속보가 뜨는거예요.
'박원순 시장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아..'라는 속보였어요.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속보는 거짓이었고 생명이 위중한 상태에서 발견이 되었으며 결국엔 의식을 되찾았다.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팩트였지요.
'아휴~정말 다행이다... 하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데 꿈에서 깨었네요.
그렇게 꿈인지 현실인지 정신을 못차리다가...
여전히 켜져있던 티비에선 시장님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걸 보면서..
꿈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참...제가 원해서 꾼 것도 아닌데 스스로에게 뭔 지랄이냐는 자책을 하게 되더라구요.
마침 10여분 전에 한 두달 연락이 뜸했던 형에게 카톡이 와있더군요.
'살아있냐? 술 한잔 하자'
참고로 이 형은 술 자체를 입에 안대는 사람이예요.
예전 두 잔 마시고 얼굴이 빨개져서 술 깨겠다며 운동하고 잘 정도로요.
'형도 뉴스 봤어?'
'어... 5년만에 한잔 마셔보자..'
바로 전화해서 약속잡고 만나서 무한리필 삼겹살집을 갔습니다.
식당의 커다란 티비로는 연신 박시장님의 장례식이며 국회의원들...등의 뉴스가 나오고 있더군요.
식당 점원분들도 바쁘게 서빙과 테이블을 치우고 계셨지만 중간중간 여유가 생길때마다 뉴스를 보시며 한숨을 쉬고 계셨고요. 이유야 어찌되었든 참 많은 일을 했던 사람인데 저렇게 가버리면 어떡하냐고...
다 먹고 나서도 뭔가 허전해 같이 맥주캔을 사들고 공원 같은 곳에 앉아 더 마시고 들어왔네요.
지방에서 살았던지라 시장님을 투표로 뽑은 적도 없고...
문재인 대통령 처럼 무한지지를 보낸 것도 아니었는데...
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10년 가까이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그냥 스며들었었나 봐요.
2~3일내에 조문을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누구는 없지만 누구는 또 이렇게들 살고
또 그렇게 언제나처럼 하루가 지나간다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없다고 세상이 멈추거나 변하지 않고 또 그런 하루였어요
오늘밤은 그분 없는 밤이지만 일상의 밤 처럼 지나가네요.
그렇게 또 금방 평상시대로 돌아갈 것이고 1주기 2주기 등으로 기억되겠지...그때 그랬지 하며 추억하겠지 생각하니 기왕이면 이루어놓은 많은 업적으로 기억되고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수많은 위인들도 완벽하지만은 않았으니까요.
재산이라곤 빚이 마이너스 6억 9천이라고 하는데..